지금의 3학년 선수들이 출전하는 마지막 고교야구전국대회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고교야구전국대회의 4강 대진표가 짜였다. 이번에는 서울과 충청권 학교가 강세다. 49개 학교 사이를 뚫고 4강에 오른 학교는 배재고등학교와 세광고등학교, 그리고 덕수고등학교와 대전고등학교다.

협회장기 고교야구대회는 역사가 짧지만, 이번 대회는 프로야구 신인 지명, 대학 진학 등이 켜켜이 겹친 상황에서 열렸기에 중요도가 더욱 막중하다. 선수들의 기량을 본격적으로 평가할 준결승과 결승전은 29일과 31일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펼쳐진다. 

덕수고 콤비의 마지막 전국대회
 
 청룡기에서 부진했지만 협회장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덕수고등학교 장재영.

청룡기에서 부진했지만 협회장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덕수고등학교 장재영. ⓒ 박장식

 
덕수고등학교는 지난 7월 열린 청룡기 대회에서 충격적인 콜드 패배 탈락이라는 쓰디쓴 결과를 떠안아야만 했다. 대구고와 맞붙은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패배했다.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한 데다, '믿을맨' 장재영 역시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이번 년도 청룡기 대회 최대 이변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선수들 모두가 청룡기의 아픈 기억을 잊고 심기일전해 경기에 나섰다. 1회전부터 포항제철고, 중앙고, 영문고 등을 꺾으며 파죽지세로 달렸다. 8강전인 서울고와의 경기에서는 키움 1차 지명 장재영과 두산 1차 지명 안재석의 대결도 펼쳐졌는데, 결과는 2홈런과 4이닝 무실점을 동시에 기록한 장재영의 판정승이었다.

덕수고가 이번 대회에서 청룡기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전국대회 출전을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향하는 나승엽, KBO로 향하는 장재영이 우승기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덕수고가 이번 대회에 우승한다면 협회장기는 8년 만에, 전국대회는 2017년 황금사자기 이후 3년 만에 우승을 거두게 된다.

같은 서울권의 배재고등학교도 무려 23년 만의 전국대회 4강 진출을 기록했다. 배재고는 물금고등학교와의 8강전 경기에서 여섯 점 차를 뒤집는 대역전극 끝에 승리를 거두고 4강 문턱을 밟았다. 110년에 가까운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에 맞는 성과가 최근 없어 아쉬웠던 배재고가 이번 대회에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충청도의 힘', 대통령배에서 발휘할까
 
 올해 두 번째 전국대회 4강에 진출한 대전고등학교 선수들.

올해 두 번째 전국대회 4강에 진출한 대전고등학교 선수들. ⓒ 박장식

 
대전고등학교와 세광고등학교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이다. 특히 대전고등학교는 벼랑 끝까지 몰렸던 어려운 승부 끝에 장충고를 꺾고 4강 진출의 성과를 거머쥐었다. 세광고등학교는 경북고등학교를 7회 콜드 게임으로 손쉽게 제압하고 4강에 올라 올해 두 번째 4강에 올랐다.

대전고등학교는 지난 28일 열렸던 장충고등학교와의 8강전 경기에서 다섯 점 차를 뒤집고, 연장전에서 승부치기까지 가는 승부 끝에 극적인 승리를 가져갔다. 7회 장충고의 마운드가 난조를 보인 틈을 타 8번의 연속 출루를 기록한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되었다. 이어 승부치기에서 극적인 득점으로 준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대전고는 지난 황금사자기에서 4강까지 올랐다가, 준결승에서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강릉고를 만나 결승의 문턱에서 미끄러졌던 아쉬움이 있다. 문제는 대전고가 이번 준결승전에도 덕수고등학교와 만난다는 것. 연장전에서의 투수 소모, 전력 차이를 딛고 대전고가 새로운 이변을 쓸 수 있을지 기대하게끔 한다.

세광고등학교 역시 7월 청룡기 대회에서 4강의 고지까지 올랐으나, 우승을 거두었던 장충고등학교에게 패배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대구고등학교와 경북고등학교를 차례로 꺾고 올라왔다. 특히 경북고와의 8강전은 7회 콜드게임으로 마무리되어 선수들의 기력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올해 전국대회에서 모두 '4강'이 최대의 성적이었던 두 학교는 함께 맞붙는 대신 다른 지역 학교와 맞붙어 승리해야만 결승의 문턱을 밟을 수 있는 얄궂은 운명이 되었다. 두 학교가 올해 세운 자신의 전국대회 기록을 깨고 더 높은 곳에 올라, 충청권 야구의 부활을 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모든 선수들이, 특히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고교 무대에서 은퇴하는 고3 선수들에게 마지막 우승의 희망을 안겨줄 준결승전은 29일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열린다. 오전 10시 경기에서는 배재고등학교와 세광고등학교가, 오후 1시 경기는 덕수고등학교와 대전고등학교가 맞붙는다. 두 경기 모두 SPOTV에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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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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