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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2일 예술의전당 내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는 10인의 현대무용가가 자신의 작품 철학과 예술 세계를 펼칠 안무작을 무대화하기 전, 대중에게 작품의 의도와 개발 방향을 나누는 특별한 시간이 진행됐다.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남정호)이 코로나19로 위축된 안무가의 리서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한 '2020 안무랩 프로젝트'의 결과공유회였다. 국내외 무용계에서 현대무용가로 꾸준히 활동하며 컨템퍼러리 댄스(동시대적 춤)로 각자의 예술철학을 구축해온 안무가 10명이 이날 시연자이자 발제자로 나섰다.

지난 6월부터 8주간 10명의 안무가는 '안무가, 자기 자신'을 주제로 그동안 놓쳤을 수도 있었던 '나'에 대한 탐색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방향을 안무작에 담는 작품연구 과정을 가졌다.
 
 <무용으로 연결된 시간들>을 주제발표하는 이선아 안무가
 <무용으로 연결된 시간들>을 주제발표하는 이선아 안무가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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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공영선 안무가, 나연우 안무가, 이선아 안무가와 곽아람 국립현대무용단 기획팀장
 사진 왼쪽부터 공영선 안무가, 나연우 안무가, 이선아 안무가와 곽아람 국립현대무용단 기획팀장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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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공유회는 총 10명의 안무가를 5명씩 2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했다. 세션별 참관자 20씩 총 40명을 온라인 예약으로 모집했는데, 오픈 당일 전석 매진됐다고 한다. 이날 참석자 중에는 무용예술인 뿐만 아니라 전업주부, 직장인, 학생 등 다수의 비전공자들이 있었다.

세션 1에선 이선아 <무용으로 연결된 시간들>, 나연우 <@test. choreography>, 공영선 <말 못 할 꿈>, 최민선 <때론 지나간 춤은 다른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존재했으며 희미해질 때 갑자기 튀어 오른다>, 이세승 <이(李)>가 발표됐다.

안무가들은 본인들의 작품 개발 방향과 안무 콘셉트, 시놉시스를 프레젠테이션과 영상, 시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제했다. 곽아람 국립현대무용단 기획팀장이 모더레이터로 참관자와의 대화를 이끌며 작품의 의도와 표현기법, 메시지 등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션 2에서는 정금형 <제목 미정>, 정세영 <무제>, 윤푸름 <나는 사라지기를 자초한다>, 표상만 <세네모라미>, 이윤정 <동시다발>이 발표됐다.

이날 정금형 안무가의 작품명은 '제목 미정'으로 돼 있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정 안무가는 "2009년부터 시작된 안무 작업의 결과물에서 어떤 특정 역할을 했던 신체 동작을 골라내어, 그 동작의 원래 목적과 맥락을 떼어내 안무가 자신의 몸뚱이만 남겨두고 움직임 자체를 성격에 따라 분류하고 선별, 편집해보는 작업의 시작 단계가 현재"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참관자뿐만 아니라 다른 안무가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민선 안무가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쇼를 이용하여 자막과 사진, 영상의 흐름에 맞춰 본인의 인생 스토리와 작품 철학을 한편의 '몸 드라마'로 이야기해, 참관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김여항 국립현대무용단 홍보마케팅팀장은 "6월부터 시작된 약 3개월의 기간 동안 안무가 스스로 탐구를 통해 발현된 과정, 그 자체가 진화된 안무의 시간으로 큰 결실이었다"며 "앞으로도 계속될 10명의 안무랩 과정은 국립현대무용단 안무랩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로 공연뿐만 아니라 워크숍, 교육 등 모든 활동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온택트 서비스 등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춘 현대무용 공연 방식의 새로운 혁신모델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무랩 프로젝트 결과공유회를 참관한 관객과의 대화
 안무랩 프로젝트 결과공유회를 참관한 관객과의 대화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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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더레이터를 맡은 곽아람 팀장과 대화하는 정금형 안무가
 모더레이터를 맡은 곽아람 팀장과 대화하는 정금형 안무가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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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이 클래식 발레의 토슈즈를 벗고 맨발의 자유로운 춤으로 개척한 무용예술이 오늘날 현대무용의 시초다. 현대무용은 전통춤, 발레와 달리 정형화된 기존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안무가의 창의적 표현기법과 다양성으로 상연되는 대표적 창작예술이다.

'안무랩 프로젝트'는 원래 2016년까지 젊은 안무가의 창작 리서치 작업으로 진행하여 무대에 초연했던 사업이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중단됐다가, 올해 2월 취임한 남정호 예술감독(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교수)이 안무의 진화를 위한 리서치로 사업방식을 바꿔 부활시켰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남정호 예술감독은 "무용가들도 코로나19라는 시기를 잠시 멈추고, 자기 자신한테 돌아와서 '나 스스로를 확실히 해체해서 연구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로 소액의 개런티 지원과 자기 탐색을 하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함에 따라 이러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드는 예술가의 노력과 과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체를 이용하여 표현하는 현대무용 작품은 사유와 성찰이 담긴 섬세함이 더욱 요구되는 무용예술이다. 몸짓과 동작, 움직임을 통해 인생 이야기부터 사회적 담론, 미래 도약 등 우리의 삶을 동시대에 전하며 관객에게 위로와 격려, 응원과 희망을 선사하는 메시지의 무용예술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정부가 2010년 창단한 국내 유일의 국립 현대무용단체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현대무용 분야 무용예술 진흥기관이다. 창작역량을 지닌 예술가들과 함께 춤을 통해 동시대의 역사와 사회, 일상에 관해 이야기하며 지역과 세대를 아울러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한국적 컨템퍼러리 댄스로 국민들에게 문화적 풍요로운 일상의 행복을 제공한다.

지난 7월 발표된 신한류 진흥정책으로 다양한 예술장르에서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각 분야에서 추진되고 있다. 국적과 상관없이 오로지 춤언어로 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예술한류, 현대무용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다. 문화적 다양성과 예술적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컨템퍼러리 댄스, 이를 위해 국립현대무용단에 국가와 지역, 계층과 세대 등 다양한 가치를 공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가 발행하는 [전통플랫폼 헤리스타]에 함께 실립니다.
* 이창근 문화칼럼니스트, 예술경영학박사(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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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한류와 전통문화를 화두로 글쓰는 문화칼럼니스트입니다. 콘텐츠는 문화를 발현하는 메시지이면서 희망의 빛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읽고 씁니다. 글쓰는 작가(Content Writer)인 동시에 문화산업컨설턴트로 문화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콘텐츠산업의 미래를 분석합니다. 문화비전의 어젠다를 발굴하고, 그 마스터플랜을 설계하여 정책 대안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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