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대결이 펼쳐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야구팬들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5일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대결이 펼쳐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야구팬들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로스포츠가 다시 무관중 경기로 돌아간다. 정부는 15일 긴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통하여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19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급속히 확산중인 가운데 방역 수위를 상향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의 방역수칙 단계별 조치 내용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스포츠 행사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이로써 프로스포츠는 15일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열리는 경기를 마지막으로 다시 무관중 경기에 돌입한다.

수도권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프로구단이 몰려있는 지역이다. 서울·경기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프로야구 구단은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다. 프로축구에서는 성남FC·FC서울·수원 삼성·인천 유나이티드수원FC·서울이랜드·부천FC·FC안양·안산 그리너스 등이 해당된다.

해당 홈 구단은 사전 예매된 티켓을 모두 취소하고, 이미 예매한 관람객들에게는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 조치할 예정이다. 일단 서울-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지금처럼 변함없이 유관중 경기가 열린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2주간 유지할 방침이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나 길어질지 섣불리 장담할 수 없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프로스포츠

스포츠계와 팬들 모두 아쉬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프로스포츠는 올시즌 개막 이후 줄곧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다가 지난달부터 제한적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최대 관중 수용 인원의 30%까지 입장할 수 있도록 규모를 조금씩 늘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며 관중들을 수용한지 한달도 되지 않아 프로스포츠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어렵게 이어온 올시즌 리그 흥행에도 먹구름이 꼈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이 가장 최악의 상황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이틀 연속 1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무관중 결정이 장기화를 넘어 언제든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확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대유행 단계로 악화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까지 상향되며 아예 프로스포츠 리그 자체가 완전히 중단되는 시나리오도 현실화될 수 있다. 지난 봄 프로농구와 배구 등 겨울스포츠 종목들이 시즌을 정상적으로 종료하지 못하고 파행에 이른 것처럼, 프로야구나 축구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스포츠 산업이 받게 될 경제적 피해도 우려된다. 또 다시 관중을 받을 수 없게 된 구단들은 그만큼 재정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각 구장에 연계된 주변 상권이자 스포츠 산업 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관중 입장이 재개되었다고 해도 10~30% 정도의 관중과 소비규모로는 숨통만 겨우 트이는 수준일뿐 실질적인 수익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 실정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하여 코로나 사태가 다시 장기화 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에야말로 프로선수들의 연봉감축이나 구단 구조조정 등 특수한 대책마련에 대하여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특정 구성원들에 대한 일방적인 희생 강요가 아니라 상호 공존을 통한 고통분담이라는 모양새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리그 일정에서도 '플랜B'가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으로 리그가 완전히 중단되는 상황을 제외하면 적어도 무관중 경기라도 가능한 동안은 시즌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144경기 체제로 진행중인 프로야구나 상하위스플릿으로 나누어지는 프로축구의 경우, 일정 축소나 재조정, 혹은 잔여일정 중립경기 진행 같은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문제에 있어서도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갖고 시스템을 점검하는 시기로 삼아야 한다. 불과 관중 입장이 10%만 허용된 초기부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이었던 사직구장,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홈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구장 등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나 육성응원 금지 등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속출하여 큰 논란을 자아낸 바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큰 문제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최근의 코로나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운이 좋았다고 할 만하다. 만일 경기장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이라도 발생했다면, 이태원 클럽 사태나 교회발 집단 감염 사건등을 뛰어넘는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아직은 유관중 경기가 진행되는 지방에서도 팬들의 철저한 시민의식 준수와 구단의 적극적인 통제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 코로나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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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거리두기 프로스포츠 무관중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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