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리그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다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는 8월 9경기에서 7승 1무 1패 승률 0.875로 1위다. 허문회 감독이 공언했던 '8월 반등론'이 적중하고 있는 것이다. 

6위 롯데는 8월의 상승세를 앞세워 5위 KIA 타이거즈에 0.5경기 차로 바짝 접근했다. 3위 두산 베어스도 3경기 차로 따라잡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올해 롯데의 가장 큰 변화는 수비에 있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 롯데는 114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의 불명예를 안았다. 수비 불안이 마운드에 전가되어 손쉽게 실점해 무너지는 경기가 잦아 창단 첫 10위로 굴욕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올해 롯데는 36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소 1위다.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실점을 최소화하는 강팀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롯데 투수들도 수비를 믿고 던진다. 

강력해진 롯데의 수비를 상징하는 선수는 주전 유격수 마차도다. 그는 롯데가 치른 77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662이닝 동안 수비에 나서 리그 유격수 최다 이닝을 소화 중이지만 실책이 고작 3개다. 수비의 안정감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롯데 마차도 2020시즌 주요 기록
   
주전 2루수 안치홍의 수비가 다소 불안하고 범위가 넓지 않은 측면이 있었으나 키스톤을 구성하는 마차도가 상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의 고질적 약점이었던 센터 라인을 주도적으로 변모시켰다. 

지난겨울 롯데가 총액 60만 달러에 마차도를 영입할 때 타 팀의 새로운 외국인 야수 중 모터(키움)와 살라디노(삼성)와 비슷한 각도에서 조명을 받았다. KBO리그 상당수의 구단들이 추구하는 외국인 거포가 아니라 수비에 방점을 둔 영입이었다는 시선이었다. 

하지만 모터와 살라디노가 부진 및 부상으로 모두 퇴출된 반면 마차도는 맹활약 중이다. 그가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마차도는 타율 0.304 7홈런 46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24의 시즌 기록으로 '수비형'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2.39다. 

거포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2루타는 19개로 리그 공동 13위다. '갭 파워(Gap Power)'를 과시하며 중장거리 타자의 면모를 입증하고 있다. 시즌 초반 상대의 집요한 바깥쪽 승부도 밀어치기로 극복했다. 
   
마차도는 주로 6번 타자 등 하위 타선에 배치되어 해결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민병헌이 오랜 부진에 허덕였고 안치홍이 기복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마차도의 기대 이상의 방망이가 롯데 타선에 큰 힘이 되었다. 특히 8월 들어서는 타율 0.406 1홈런 4타점 OPS 1.174로 불방망이를 과시하며 롯데의 8월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올 시즌 롯데가 어떤 최종 성적표를 받아들지는 미지수다. 마차도의 타격 관련 지표들이 어떤 결과로 마무리될지도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수비를 비롯한 많은 장점을 감안하면 재계약 가능성은 이미 매우 높다고 해도 설득력이 있다. 마차도가 롯데를 가을야구로 견인하며 내년에도 사직구장을 지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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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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