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NC가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팀 내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불펜을 보강했다.

NC 다이노스 구단과 KIA타이거즈 구단은 1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NC 우완 장현식과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태진이 KIA로 이적하고 KIA의 우완 문경찬과 잠수함 박정수가 NC 유니폼을 입는 2대2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NC는 작년 KIA의 뒷문을 지켰던 마무리 문경찬을 얻었고 KIA는 강속구 투수 장현식과 내외야를 두루 오갈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김태진을 데려 오면서 전력을 보강했다.

NC는 당초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 투수 정우람을 영입하려 했다.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정우람 트레이드는 크고 작은 문제들로 끝내 무산됐지만 NC는 이후에도 불펜 보강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NC는 KIA와의 적극적인 거래를 통해 작년 프리미어12 대회에 출전했던 국가대표 출신 마무리 문경찬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문경찬이 7-4로 앞선 9회 초 경기를 마무리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2020.6.16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문경찬이 7-4로 앞선 9회 초 경기를 마무리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2020.6.16 ⓒ 연합뉴스

 
국가대표 출신 문경찬은 NC에게 '신의 한 수' 될까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22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은 문경찬은 군입대 전까지 KIA에서 선발 유망주로 키우던 선수였다. 2015 시즌이 끝난 후 상무에 입대한 후에도 문경찬은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투수로만 활약했다. 2017년9월 전역 후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에 복귀한 문경찬은 불펜으로만 32경기에 등판해 55.1이닝을 소화했지만 승리, 세이브, 홀드 없이 3패4.72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다.

작년 시즌에도 문경찬의 위치는 5선발 후보군이나 불펜의 추격조 정도로 분류됐다. 아무도 문경찬이 작년 시즌 KIA의 뒷문을 책임질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무리로 낙점 받은 김윤동이 어깨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문경찬이 임시 마무리 보직을 맡았고 문경찬은 54경기에 등판해 1승2패24세이브1.31이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기록하며 KIA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떠올랐다.

문경찬은 올해도 맷 윌리엄스 감독으로부터 KIA의 마무리 투수로 낙점을 받았고 실제로 6월까지 KIA의 뒷문을 지키며 10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문경찬은 6월 20일 롯데 자이언츠전 0.1이닝3실점, 26일 키움 히어로즈전1이닝3실점, 7월 5일NC전0.2 이닝3실점으로 무너지며 1군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마무리 자리를 전상현에게 내준 문경찬은 7월 말 1군에 복귀했지만 믿음직한 투구를 선보이지 못하며 NC로 트레이드 됐다.

사실 정우람이라는 'S급' 불펜투수를 노렸던 NC입장에서 작년 시즌 반짝 활약 후 주춤하고 있는 문경찬은 성에 차지 않는 카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리그1위라는 성적에 걸맞지 않게 필승조와 추격조의 경계조차 무너지고 있는 NC의 불안한 불펜에서 마무리 출신 문경찬의 가세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NC의 이동욱 감독은 문경찬이 작년의 구위를 회복해 NC 우승도전의 마지막 퍼즐이 돼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경찬과 함께 NC 유니폼을 입게 된 사이드암 박정수는 2015년 프로에 데뷔해 어느덧 6년 차를 맞았지만 아직 1군 무대에서 첫 승을 따내지 못한 만년 유망주다. 하지만 지난 2016년 경찰 야구단에서 활약하면서 퓨처스리그 다승왕에 올랐을 만큼 높은 잠재력을 인정 받고 있다. 임창민, 원종현 등 NC 이적 후 좋은 성적을 올린 투수들이 많았던 만큼 미래를 보고 영입한 박정수도 충분히 1군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우완 유망주 장현식과 유틸리티 김태진 영입한 KIA 

NC 마운드에는 몇 년 전부터 NC팬들이 기대해 마지 않았던 '배구장 트리오'로 불리던 유망주 3인방이 있었다. 배구장 트리오란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유망주 배재환, 구창모, 장현식을 일컫는 용어로 '단디4(김진성, 원종현, 이민호, 임창민)'의 뒤를 이어 NC 마운드의 미래를 이끌 투수들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단연 우완 강속구투수 장현식이었다.

2016 시즌 막판 선발로 변신해 28.1이닝5실점(평균자책점1.59)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린 장현식은 2017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시즌 9승을 따냈다. 장현식은 2017 시즌이 끝난 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하는 등 NC의 차세대 에이스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8년 팔꿈치 통증으로 스프링캠프를 완주하지 못했고 3승2패2세이브1홀드7.43이라는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다.

작년 시즌 명예회복을 노린 장현식은 53경기에 등판해 5승4패9홀드4.61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NC팬들이 기대하던 차세대 에이스의 구위와는 거리가 있었다. 올 시즌에도 9경기에서 1승9.31로 부진한 장현식은 결국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전상현과 홍상삼, 정해영 등 비슷한 스타일의 우완 투수가 많은 KIA에서 장현식이 서재응 투수코치를 만나 어떤 투수로 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경찬 등 마운드 보강에 초점을 맞췄던 NC와 달리 KIA는 이번 트레이드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태진 영입에도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KIA는 주전 2루수 김선빈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올해만 세 번째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류지혁마저 왼쪽 대퇴 이두근 파열 진단을 받고 장기 결장 중이다. 김선빈과 류지혁이 동시에 빠지면 KIA의 내야는 상당히 헐거워 질 수밖에 없다.

2루수와 3루수, 그리고 외야 수비까지 가능한 김태진은 작년 시즌 풀타임 1군 선수로 활약하며 타율 .275 5홈런46타점44득점12도루라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김태진은 젊은 나이(1995년생)에 연습벌레로 소문난 데다가 작은 체구(170cm75kg)에 비해 의외의 장타력도 갖춘 선수다. 동 포지션에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했던 NC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김태진은 KIA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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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문경찬 장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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