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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언론포커스'는 언론계 이슈에 대한 현실진단과 언론 정책의 방향성을 모색해보는 글입니다. 언론 관련 이슈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토론할 목적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기명 칼럼으로,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편집자말]
 지난 4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분석한 '방송사 단독보도 모니터' 결과
 지난 4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분석한 "방송사 단독보도 모니터" 결과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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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왜' 단독을 붙였을까? 특별히 새롭거나 중요한 이슈도 아닌데 말이다. 채널을 돌려보면 금세 들통 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단독이랬던 뉴스가 저기 채널에도 나온다. 단독이라고 했으면 뭐라도 확실하게 달라야지.

지난 4월 방송사 저녁 뉴스에 단독을 표시한 기사를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분석했더니 MBC, MBN, SBS가 22건씩 있고, 채널A가 20건, KBS는 16건, TV조선이 15건 순으로 많았다. 이 중에서 확실한 단독 기사만 남기기 위해 다른 언론사가 먼저 보도한 경우는 제외됐다.

그 결과 확실하게 단독 보도라고 볼 수 있는 기사는 SBS가 21건으로 가장 많고, MBC가 17건, KBS가 15건, MBN이 14건, TV조선과 채널A에는 9건, 8건만 남았다(민언련 방송 모니터 보고서① 방송사 '단독보도'는 정말로 단독일까).
     
MBC가 4월 25일 "단독/컨테이너로 망루철거…'용산 참사' 있었는데"를 보도했다. 바로 전날 <오마이뉴스>의 "대구 동인동 재개발현장 철거민들 강제철거에 맞서 하루종일 충돌" 기사에도 크레인에 매단 컨테이너를 매달아 옥상에 올렸다는 내용이 있다. 경북의 지역 언론 <뉴스민>이 25일 12시에 올린 "크레인으로 집행관 직원 태운 컨테이너 투입…동인동 강제철거 재개"에 포함한 자료사진은 MBC가 보도한 영상보다 시간상 나중의 것이다.
     
TV조선이 4월 20일 보도한 "단독/'불경앱 개발' 승려가 유사 n번방 운영…조계종 '승적 박탈'"은 같은 날 JTBC가 보도한 "n번방 영상 유포한 승려, '진짜'였다…조계종, 승적 박탈"과 내용이 비슷했다.

MBC가 4월 28일 "단독/'마귀를 빼자' 알고 보니 집단 폭행…어느 신병의 폭로"를 보도했다. 4일 전 군인권센터가 보도자료를 내 공개한 이슈였다. 이날 연합뉴스가 "군인권센터 '계룡대 군사경찰대대서 선임병이 신병 집단구타'"로 보도를 냈다. MBC는 여기에 피해 병사의 인터뷰를 추가해서 리포트 앞에 단독이라고 표시를 달았다.

단독 보도라면 사실 확인과 깊이 있는 분석 내세워야
     
2012년부터 3년 단위로 방송뉴스 단독 보도를 비교한 연구('방송뉴스 단독보도 품질 연구', 유수정·이건호, 2020)를 보면 단독 보도량이 늘고 있다. 하지만 보도 내용까지 단독이라고 부를 만큼 독창적이거나 깊이가 있지는 않다. 논문은 "장기간의 정보 발굴을 통한 품질 경쟁보다는 공개되는 정보를 누가 먼저 획득하느냐에 따라 독창성이 결정되는 현재의 속보 경쟁이 반영된 결과"로 봤다.

단독 보도가 장기간 기획과 발굴로 생산한 것이 아니다 보니 보도 관점이 단순했다. 이해당사자 수가 많고 복합적인 관점이 필요한데도 타사보다 이슈를 먼저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단독 보도가 이용되기 때문에 깊이 있는 분석을 담아내지 못했다.

JTBC는 2018년 2월 이후 단독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 단독 취재라 해도 뉴스 프로그램에서 단독 표시를 하지 않는다(JTBC 뉴스, '단독' 버린다...국내 언론사 첫 시도). 단독이나 특종이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매체가 많은 상태에서 두 개 이상 매체가 같은 취재 내용을 놓고 단독을 붙이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독을 표시할 기준을 엄정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적어도 '최초'라는 명예를 얻자고 단독이라는 표현을 남발하지는 않을 테니. 대신 새로운 표현을 써서 타사 뉴스에서 볼 수 없던 독창적인 뉴스임을 강조하는 방식을 쓰자는 것이다. '단건(單件)' 뉴스 소비가 더 중요해졌다.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보도가 무엇인지 고민을 해보자는 거다.

기자에게 단독 보도의 가치란 무엇인가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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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관련한 기사들이 정정 혹은 반론 보도를 내게 됐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정의연이 정정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13건의 조정 신청 기사에서 11건에 대해 기사삭제, 정정보도, 반론보도, 제목 수정 등을 판결했다.

<한국경제>의 "단독/하룻밤 3300만원 사용…정의연의 수상한 '술값'"은 정의연이 기부금의 상당 금액을 술집에 쓴 부도덕한 단체라는 인상을 풍겼다. 사실 그 돈의 표기는 140여 곳에 대한 지출 총액을 대표한 것에 불과했다. 단독을 붙였지만 문제가 된 보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경제>의 "단독/정의연이 반환했다는 국고보조금. 장부보다 적은 3000만원 어디로?", <중앙일보>의 "단독/'아미'가 기부한 패딩…이용수‧곽예남 할머니 못받았다", <조선일보>의 "단독/윤미향이 심사하고 윤미향이 받은 지원금 16억"도 사실 검증이 제대로 안 된 내용이 포함됐다.

기자에게 단독 보도의 가치란 무엇인가? 기자들도 알고 있다. 1초라도 빠른 보도라거나 장작에 불을 놓는 불쏘시개 보도는 아니다. 이런 기사에 언론사 내부의 기자상(賞)은 자화자찬에 가깝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김수정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입니다.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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