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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에 폭우가 내리면서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섬진강의 물이 불어 범람 위기에 놓여 있다. 2020.8.8 [전남 구례군 제공]
 남부지방에 폭우가 내리면서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섬진강의 물이 불어 범람 위기에 놓여 있다. 2020.8.8 [전남 구례군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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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지속되는 유례없는 폭우로 전국에서 50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피해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기상청의 '2020년 여름철 기상 전망' 발표에 따르면 올여름은 폭염이 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보와는 다르게 역대 최장 수준의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우리의 여름 풍경을 보고 있자니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기상청이 관측을 잘못해서 발생한 실수에서 비롯한 것일까?

매일신문에 인용된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의 인터뷰에 따르면 기상청의 오보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북극 지역 해빙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차가운 공기가 극지방에 머물지 못하고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와 장마가 길어지고 폭염도 늦춰진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기상청의 오보, 그리고 유례없는 폭우는 모두 기후변화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기후 위기가 계속된다면 지금과 같은 피해는 언제라도 반복될 수 있는 문제다. 또한 문제가 날씨 변화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우리는 더 주목해야 한다.

최근 시베리아와 호주는 기후변화로 인해 유례없는 대규모 산불 사태를 겪었다. 또한 기후변화는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잃게 만들고, 질병을 전파하는 모기의 번식이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오랫동안 감춰두었던 바이러스를 다시 드러나게 만들어 심각한 전염병의 발생 확률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이대로 기후 위기를 방치한다면, 지구는 인간이 도저히 살 수 없는 땅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란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플라스틱으로 만든 10개 일회용 제품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 역시 분해되지 않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생산·판매·사용을 단계적으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적 기업의 경영진들 역시 이러한 흐름에 앞장서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는 "탄소 배출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기후 변화가 줄 영향은 코로나19 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이 문제 해결에 자신의 시간을 쏟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는 "기후변화는 큰 문제이며, 전 세계적인 집단행동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친환경 프로젝트인 '기후 서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우리와 무관한 딴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은 국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세계 1위(통계청, 2016)에 달하며, 국민 1인당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무게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기후 위기가 불러온 인류의 종말 위기에, 새로운 행성을 통해 희망을 찾았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살아있는 이 지구에서 희망을 찾아내야만 한다. 옮겨 갈 새로운 행성을 찾지 못한 우리에게는 영영 희망이 없는 것일까?

다행인 점은, 우리 정부 역시 그린뉴딜 정책을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 대전환을 선언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적 대응의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제 그 움직임에 박차를 가해,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다. 지금이라도 경각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다면, 인터스텔라의 유명한 부제목과 같이 우리도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태그:#폭우, #장마, #기후위기,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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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끝자락에서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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