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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시각 4일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현지시각 4일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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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형폭발이 일어났습니다. 현지시각 오후 6시 7분께, 시내 중심가와 불과 수백 미터 거리에 있는 항만 창고에서 난 이 사고로 인해 사망자만 157명, 부상자가 5000명 이상이 발생했습니다. 인명피해 현황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성능 폭약(TNT) 1500톤의 폭발 규모,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핵폭탄의 30% 수준이라는 가공할 충격은 유명 관광지였던 이 도시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명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화학물질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고지역 인근 항만 창고에 질산암모늄 2750톤가량이 6년이나 방치돼 있었다고 합니다.

베이루트 폭발 원인으로 지목된 '질산암모늄'은 무엇일까 
 
 질산암모늄 유해·위험물질 안전보건정보 (출처: 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질산암모늄 유해·위험물질 안전보건정보 (출처: 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 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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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산암모늄(Ammonium nitrate, CAS번호 6484-52-2)은 농업용 비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색상은 흰색 혹은 투명에 가까우며, 냄새 또한 없습니다. 질산암모늄은 암모니아와 질산의 혼합물로서 국내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르면 사고대비물질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고대비물질이란 독성·폭발성이 강해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거나,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화학물질을 말합니다.

질산암모늄에 노출되면 특히 피부와 눈에 심한 자극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또한, 강산화제이기 때문에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하면 강한 폭발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질산암모늄은 각종 화학 사고에 많이 등장하기도 했고, 사제폭탄으로 악용되기도 하는 물질입니다.

질산암모늄은 2004년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를 일으켰고, 이 사고로 1200명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2001년 대구 시민운동장 사제 폭발물 사건의 주원료이기도 했습니다. 불발에 그쳐 피해는 적었지만, 상당한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던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국내 질산암모늄 취급량은 약 223만톤, 121개 기업에서 제조 수입 중  
 
폭발후 지난 22일 오후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남쪽으로 15Km 가량 떨어진 룡천군 룡천역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 3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진은 가스폭발 18시간이 지난 후의 인공위성이 촬영한 용천역 부근의 화염 모습이라고 밝힌  BBC방송 인터넷 홈페이지 사진. 폭발후 지난 22일 오후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남쪽으로 15Km 가량 떨어진 룡천군 룡천역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 3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진은 가스폭발 18시간이 지난 후의 인공위성이 촬영한 용천역 부근의 화염 모습이라고 밝힌  BBC방송 인터넷 홈페이지 사진.
 지난 2004년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룡천군 룡천역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가스폭발 18시간 뒤 인공위성이 촬영한 용천역 부근의 화염 모습이라고 밝힌 BBC 인터넷 홈페이지 사진.
ⓒ 연합=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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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화학사고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화학물질 안전원이 운영하는 정보시스템과 2016년 화학물질 통계조사에 따르면, 질산암모늄 취급량은 연간 223만 톤입니다. 국내 121개의 기업이 해당 물질을 제조·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베이루트 폭발 사고 이후, 중국은 물론이고 국내 주요 화학공단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긴급 안전 점검에 나섰습니다. 여수 산단을 비롯해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이 입주한 울산 석유화학 공단, 서산 대산공단 등에서 화학물질 보유 현황, 사용 및 취급 현황을 긴급히 점검한 것입니다. 하지만 주민들 안전을 위해서는 일시적 점검이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와 화학물질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해 보입니다.

화학물질 안전원이 공개한 국내 화학물질 통계조사에 따르면,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공식통계가 집계된 2014년 이후에도 사고는 매년 100여 건 이상 발생했습니다. 현재는 제도가 안정화된 덕분에 법 시행 초기와 비교하면 사고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잊을만하면 나오는 사고 소식 때문에 불안은 커져만 갑니다.

레바논처럼 한국도 산업단지 인근에 주거지... 빈번한 폭발사고, 안전 재점검 필요
 
 2020년 3월 서산 대산공단의 롯데캐미칼 나프타 분해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2020년 3월 서산 대산공단의 롯데캐미칼 나프타 분해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 서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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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는 서산 대산공단에 있는 롯데케미칼 나프타 분해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56명이 다치고, 2300여 건 피해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에는 주민대피도 없었습니다. 정부 당국은 유해화학물질이 없었기 때문에, 혼선을 줄 수 있어 시행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앞서 '화학사고를 체계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없다'는 감사원의 지적도 있었기에,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 때문에 화학 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이고 진일보한 대책들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고지역 인근에 번화가와 관광지가 있던 레바논 사례처럼, 한국도 산업단지 주변에 주거지가 밀집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국내 산업단지 시설에 대한 정밀한 점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레바논 현지의 더딘 구조작업은, 상황을 더 안타깝게 만들고 있습니다. 장기간 지속되어온 경제 위기 때문에, 장비 부족을 비롯한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가족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는 소식들도 보도된 바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과 코로나19의 확산의 여파 등으로, 사고수습 과정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레바논 베이루트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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