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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연설 통해 코로나19 대책 밝히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후 9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연설을 통해 코로나19 대책을 밝히고 있다.
 대국민연설 통해 코로나19 대책 밝히는 트럼프(사진). 트럼프는 최근 대선을 앞두고 상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을 공격하고 있다.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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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하이오주 클라이드에 있는 전자제품 생산 공장에서 한 연설에서 트럼프(현 대통령, 공화당)는 그의 적수인 조 바이든(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극좌파 방침을 따르고 있다. 곧 여러분의 총을 빼앗고 여러분의 수정헌법 제2조를 말살하고, 종교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그는 성경을 모독하고 하나님(하느님)을 모독한다"고 말이다. 트럼프는 이미 이전에 클리블랜드 연설에서 조 바이든이 "하나님(하느님)에 맞서고 있다"라고까지 말한 바가 있다(관련 외신기사 보기).

그러나 조 바이든 선거 캠프의 대변인인 베이트스(Andrew Bates)가 반박한 대로, 이는 명백한 거짓말에 가깝다(조 바이든은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다 - 편집자 주). 그는 "조 바이든의 신앙은 그의 인성의 핵심이다. 그는 평생 신앙을 굳건히 실천해왔다. 신앙은 그의 힘의 원천이 됐고 어려운 시기에 위로가 됐다"고 했다. 더불어 조 바이든은 '불법적이고 과도한' 총기 사용을 제한하는 법을 지지하고 있다. 총기의 완전한 사용 금지는 그도 반대하는 바다. 특히 그는 스마트건, 곧 합법적인 총기 소유자만이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총기에 적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가 총과 신앙을 들먹인 것은 무슨 이유인가?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을 "신 모독한다"고 비난하는 트럼프

답은 간단하다. 미국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두 주제, 곧 신앙과 총기를 회심의 카드로 들고나온 것이다. 트럼프 종교는 장로교이고 바이든 종교는 가톨릭이다. 그런데 미국의 정치 지형에서 개신교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에게 가톨릭 신자 후보가 곱게 보일 리가 없다.

또 하나,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 단체 가운데 하나가 전국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이다. 미국 보수의 두 아이콘인 개신교와 총기협회는 미국에서 최대의 정치력을 행사하는 이익 집단이다. 당연히 이들 표의 향배가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두 집단은 대통령 후보에게 자신들 마음에 드는 공약을 내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누가 그들 편인지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헌법에는 대통령 취임식에 성경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라는 규정이 없다. 그런데도 트럼프도 취임식 때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했다. 그 성경은 개신교의 대표적인 킹 제임스 성경으로 링컨 대통령이 사용하던 것이었다. 이는 거의 불문율이 돼 있다. 그런데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케네디(J. F. Kennedy)뿐이었다. 당시 케네디는 이미 후보 시절부터 개신교 측의 엄청난 반대를 받았다. 그러나 정교분리를 굳게 맹세한 끝에, 선거인 수에서는 84명 차이, 득표율에는 0.17% 차이로 겨우 당선될 수 있었다.

그는 사실 주 차원에서는 22개 주에서 승리해 공화당 후보였던 닉슨보다 뒤졌었다. 케네디 이전과 이후에 오바마를 제외하고 미국의 대통령은 이른바 WASP, 곧 영국 출신의 백인 개신교도가 주류였다. 오바마도 종교는 개신교였다. 그만큼 미국 정치에서 개신교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사실 트럼프가 열성적인 신자가 아니라는 것은 세간에 알려진 사실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른바 대통령 교회로 알려진 백악관 앞 성요한 성공회 교회에 가끔 나가고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에는 그가 결혼식을 올린 플로리다 성공회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그는 그레이엄(Franklin Graham)과 화이트(Paula White)를 비롯한 정치적 영향력이 강한 개신교 목사들 지지를 받는 데 성공하고 있다. 그들을 초청한 기도 모임으로 그의 기독교 신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인의 43%가 개신교 신자이고 가톨릭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이다. 물론 단일 교단으로는 2019년 기준 신자 6800만 명을 확보한 가톨릭교회가 가장 크지만 전체적으로는 개신교가 숫자로나 정치적 영향력으로나 압도적이다.

종교와 관련한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인 낙태에 관해서도 공화당과 민주당은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미국 국민 전체를 놓고 보면 61%가 낙태 합법화를 찬성하고 민주당 지지자들도 82%가 찬성하지만,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에는 62%가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 지지자들 결속을 다지는 데에 이보다 더 좋은 이슈는 없으며, 이를 트럼프도 충분히 활용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보다 태아 생명권을 주장하는 데에 소홀함이 없다. 그리고 낙태는 누구보다도 가톨릭교회가 반대하는 일이기에, 이 주제에 있어서 트럼프는 가톨릭 신자들 지지도 확보한 상태다.

낙태 반대, 가톨릭표를 겨냥하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각) 델라웨어 두 폰트 호텔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6월초 코로나19와 관련해 연설하는 모습.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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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미국 최초 가톨릭 신자인 부통령이지만 낙태 문제에 대해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2012년 코네티컷주 뉴타운에 있는 학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로 20명의 학생이 사망한 이후로 총기 사용에 대한 법적 제한을 오래전부터 추진해왔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개신교와 전국총기협회와의 관계에서 바이든은 불편한 관계에 있다. 그러니 코로나 사태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보기에 이보다 더 좋은 회심의 반격을 위한 카드는 없을 것이다.

물론 따지고 보면 트럼프에게도 약점은 있다. 그는 이른바 '성골' WASP(앵글로색슨계 백인 신교도, 미국 사회의 주류를 이루는 지배 계급을 일컫는 말)는 아니다. 그의 어머니가 스코틀랜드 출신이기는 하지만 정통 앵글로색슨 출신이 아닌 것이다.

그의 할아버지인 프리드리히 트럼프(Friedrich Trump, 1869~1918)는 당시 바이에른왕국(Königreich Bayern) 도시였던 칼슈타트(Kallstadt)에서 살다가 16세 때에 부모와 더불어 미국에 이민을 왔다. 트럼프 아버지인 프레드 트럼프(Fred Trump, 1905-1999)는 1980년대까지 자신이 독일 출신이라는 것을 숨겼다. 도널드 트럼프 자신도 그의 저서 '거래술'(The Art of Deal, 1987)에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조상이 독일 출신임을 숨겼다가 결국 나중에 와서야 독일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미국에서 독일인 후손이라는 출신 성분이 커다란 걸림돌이 되기도 했지만 이미 '독일 피'가 흐르는 미국 역대 대통령이 10명이나 되는 나라라서 이제는 결정적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조 바이든이 정통 앵글로색슨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오히려 미국의 정치 풍토에서는 출신 국가보다는 종교가 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종교와 더불어 핵심 이슈인 총기 사용 제한에 관해서 트럼프의 주장이 공화당 지지자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고 있다. 퓨 연구소(Pew Rese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응답자의 대다수인 86%가 좀 더 강력한 총기 단속을 요구하는 반면에 공화당은 겨우 31%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총기 소유에 관해 공화당 지지자들은 80%가 지지하는 데 비해, 민주당 지지자들은 겨우 21%만이 찬성하고 있다.

사실 총기 소유는 미국 수정헌법 제2조에서 보장하는 중요한 권리다. "제대로 통제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州)의 안보에 필수적이기에 국민이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권리는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A well regulated militia being necessary to the security of a free State, the right of the People to keep and bear arms shall not be infringed)는 것이다. 무기의 소유와 휴대가 헌법 차원에서 보장이 된 데에는 미국 초기 역사에서 국가가 개인의 안녕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은 결국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었고 이에 무기가 필요했던 역사적 배경이 있다. 그리고 이는 개인의 자유 존중 차원에서 중요한 전통이 됐다. 그래서 미국에서 무기는 현재도 단순히 살상 도구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 상징과도 같은 물건이 되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기술 발달로 총기가 더욱 살상력이 높아지고, 미국인 100인당 120정의 무기가 보급될 정도로 보편화해 총기 사고가 빈발하면서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전국총기협회의 강력한 로비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구도 총기의 소유와 휴대를 금지하는 법을 마련할 수 없도록 하였다. 이번 선거에서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물론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들은 2017년 이후 총기 규제 강화를 지지하는 이들이 현상 유지를 바라는 이들보다 더 많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에서는 총기 소유와 휴대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헌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전국총기협회의 마음을 사는 후보가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다. 이를 너무 잘 알고 있는 트럼프가 무조건 치고 나가고 있다.

가장 막강한 정치세력 중 하나인 전미총기협회, 눈치 보는 후보들

8월 현재 전국 지지율에서 바이든은 50%로 42%의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 2월에 바이든이 50%로 45%였던 트럼프를 앞선 것에서 커다란 변화가 없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트럼프 지지율은 이미 완만한 하락세를 보여왔다(그래프 참조). 그래서 코로나 사태가 3%p 지지율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힘들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미국 대선에 코로나는 전혀 결정적 변수가 되고 있지 못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는 이미 클린턴에 비해 크게는 10% 가까이 지지율이 뒤쳐졌던 경험도 있기에 8%p 정도 차이는 사실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는 국내외적인 비판에도 불구하고 11월 대선에서 필승전략을 세우는 데에 여전히 소홀함이 없다. 트럼프를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CNN 같은 언론 매체에서는 트럼프의 지지도 하락을 크게 부각하고 있지만,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트럼프 골수 지지층의 태도에는 조금의 변함이 없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트럼프가 지금 대선이라는 노름판에서 어차피 승산 없는 카드는 버리고 '개신교'와 '총기'라는 으뜸 패를 들고 핵심 지지층 다지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트럼프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선출한다.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트럼프는 자신의 저서의 제목대로 거래술의 달인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 독일의 메르켈 수상이 저지른 실수를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당시 독일은 트럼프에 대한 혐오로 거의 일방적인 여론몰이를 한 바가 있다. 그러면서 클린턴의 당선을 당연시했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승리했고, 그 여파를 독일은 아직도 겪고 있다. 트럼프는 당선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독일을 비난하고 불이익을 주었으며 메르켈 총리에게 직접적으로 개인적인 모욕을 가하기도 하였다. 미국 대선은 미국인들의 손에 달린 것이다. 외국에서 영향을 미칠 방법은 거의 없다. 그러니 차분히 지켜보며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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