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주중 3연전의 마지막 날 LG에게 완승을 거두고 스윕패를 면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4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터트리며 13-1로 대승을 거뒀다. LG에게 이틀 연속 패하며 kt 위즈에게 공동5위 자리를 내줬던 KIA는 이날 승리로 키움 히어로즈에게 2-3으로 역전패한 kt를 제치고 이틀 만에 단독 5위 자리를 되찾았다(39승 34패).

KIA는 선발 애런 브룩스가 8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7번째 승리를 따냈고 프로 5년 차 우완 남재현이 시즌 첫 등판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석에서는 4회 투런 홈런을 터트린 프레스턴 터커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한승택이 올 시즌 두 번째 멀티 홈런을 터트리며 KIA의 주전포수가 누구인지 팬들 앞에서 재확인시켜줬다.

든든한 백업의 존재가 매우 중요한 포수 포지션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8번 타자 한승택이 7회 말 2사 2루 때 타석에서 타격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승택은 이 타석에서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5회 말 솔로홈런에 이어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2020.8.6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8번 타자 한승택이 7회 말 2사 2루 때 타석에서 타격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승택은 이 타석에서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5회 말 솔로홈런에 이어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2020.8.6 ⓒ 연합뉴스

 
무거운 장비를 차고 수비하는 내내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포수는 체력소모와 부상의 위험이 가장 큰 포지션이다. 실제로 포수들은 무릎이나 허리 등에 고질적인 부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포수를 거느리고 있는 팀이라도 주전 포수를 보좌할 백업 포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골든글러브 포수 양의지를 보유한 NC다이노스가 지난 1월 FA자격을 얻은 포수 김태군과 4년 최대 13억 원의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한 이유다.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베어스는 지난 1월 불혹을 앞둔 베테랑 포수 정상호를 영입했다. 작년 마운드에서 배영수(두산 2군 투수코치)가 그랬던 것처럼 정상호 역시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수해 주길 기대한 영입이었다. 결국 정상호는 올 시즌 박세혁의 백업 포수로 1군에 자리 잡았고 두산은 정상호의 활약 덕분에 또 다른 백업포수 이흥련(SK 와이번스)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었다.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가 상대적으로 젊은 주전 포수를 보좌하는 것은 LG도 마찬가지. LG는 작년 시즌을 앞두고 KIA와 SK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이성우를 영입했고 작년 55경기에서 타율 .156로 부진했던 이성우는 올 시즌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279 3홈런 10타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이성우의 활약이 워낙 준수하다 보니 LG는 유강남과 이성우, 박재욱(4경기 14이닝)을 제외한 그 어떤 포수도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을 따내며 선두 NC를 꾸준히 추격하고 있는 키움은 포수 포지션에서 주전과 백업의 경계가 가장 모호한 팀이다. 그만큼 안방이 탄탄하다는 뜻이다.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박동원이 타율 .281 12홈런 46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백업 같지 않은 백업' 이지영 역시 56경기에서 타율 .318를 기록하고 있다. 키움은 여기에 1997년생의 젊은 포수 주효상을 꾸준히 1군 엔트리에 포함시켜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SK는 이현석과 이재원,이홍구, 이흥련으로 구성된 4명의 포수가 모두 20경기 이상 출전, 130이닝 이상 수비 소화라는 이상적인(?) 배분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주전포수 이재원의 부상과 부진, 이흥련의 부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 속에 생겨난 돌발상황으로 결코 권장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사실 SK 입장에서는 13억 원의 연봉을 받는 주전포수 이재원이 하루 빨리 제 기량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승택이 홈런까지 잘 치면 KIA의 안방 고민은 무의미

KIA 역시 작년부터 주전으로 도약한 한승택과 2015년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던 백용환, 그리고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 김민식까지 총 3명의 포수가 적절히 출전경기를 배분하며 시즌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43경기에서 주전 마스크를 쓰며 37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1개의 수비실책을 저지르며 윌리엄스 감독에게 가장 높은 신임을 얻고 있는 KIA의 주전 포수는 단연 한승택이다.  

2013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가 그 해 11월 FA 이용규의 보상선수로 KIA에 지명된 한승택은 곧바로 경찰 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친 후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KIA에 합류했다. 하지만 양의지의 뒤를 잇는 유승안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이 될 거라던 한승택은 전역 후 3년 동안 1군에서 184경기에 출전하며 김민식에 밀려 백업을 전전했다. 한승택은 작년에야 105경기에 출전하며 프로 입단 7년 만에 드디어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한승택은 윌리엄스 감독이 부임한 올 시즌에도 꾸준히 주전 포수로 인정 받으며 KIA의 포수들 중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타율 .261는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기록이고 작년까지 기록했던 6개의 홈런보다 2개가 더 많은 8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리고 있다. 올 시즌 10개 구단 포수 중에서 한승택보다 많은 홈런을 치고 있는 선수는 박동원(12개)과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11개), 그리고 양의지(10개)뿐이다.

한승택은 6일 LG전에서도 5월 31일 LG전 이후 두 달여 만에 올 시즌 두 번째 멀티 홈런 경기를 만들며 KIA의 대승을 이끌었다. 2-0으로 앞서던 5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임찬규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린 한승택은 투수가 여건욱으로 바뀐 7회에도 큼지막한 투런포를 날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승택의 홈런 2방이 나오는 순간 LG의 류중일 감독도 사실상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한승택은 한화 시절이던 2013년 KBO리그 최초로 개막전에 주전 마스크를 쓴 고졸신인 포수로 기록됐을 만큼 재능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작년까지 통산 홈런이 6개에 불과할 정도로 장타에서 장점을 가진 선수는 아니었다. 그런 한승택이 올해는 50경기 만에 8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언제나 든든한 수비를 하는 한승택이 타격에서도 이런 존재감을 보인다면 윌리엄스 감독과 진갑용 배터리코치는 더 이상 안방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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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한승택 멀티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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