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2020 하나원큐 K리그1' 14라운드 서울과 성남 경기에서 서울 윤주태가 성남 골키퍼를 제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0 하나원큐 K리그1' 14라운드 서울과 성남 경기에서 서울 윤주태가 성남 골키퍼를 제치고 있다. ⓒ 김병윤


 
1일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0' 14라운드 최대 이슈는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 경기였다. 두 팀은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감독이 사퇴했다는 점 외에, 리그 순위 11위와 최하위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서울은 지난달 30일 최용수(47) 감독의 자진사퇴 후, 불과 이틀 만에 갖게된 경기(탄천종합운동장)라 더욱 깊은 관심이 쏠렸다. 결과적으로 위기에 처한 서울은 성남 FC을 2-1로 잡으며 일단 뒤숭숭한 팀 분위기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서울의 승리 원인은 수비 전술의 변화였다. 서울은 성남을 상대로 그동안 트레이드 마크였던 스리백 대신 포백을 선택, 수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춰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마지막까지 유지한 포백의 높은 집중력을 바탕으로 서울은 성남의 파상공세를 단 1골로 틀어막았다. 이로써 13라운드까지 경기당 평균 2.23골의 실점율에 훨씬 못미치는 수비력을 과시하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도 마련하게 됐다.

서울은 전략적인 변에서도 성남의 허를 찔렀다. 현재 외인 해결사가 전무한 서울의 진정한 해결사는 박주영(35)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벤치를 지킨 김호영(51) 수석코치는 박주영 대신 윤주태(30)를 원톱으로 하는, 4-2-3-1 포메이션 카드를 꺼내들고 성남을 상대하여 급기야 윤주태가 전반 26분과 후반 25분 멀티골을 기록하는 만점 활약을 펼치며 서울을 구하는데 앞장 섰다. 뿐만 아니라 김호영 수석코치는 측면 자원으로 신인 정한민(19)을 선발로 내세워 성남의 수비를 흔들며 
용병술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아울러 서울은 성남의 수비라인이 전개하는 휭패스, 백패스로 속도가 실종된 공격 빌드업에 대응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전방 압박을 자제한 채, 기다리는 소극적인 수비 이후 공격 상황에서는 철저히 성남의 스리백 측면과 배후 공간을 노려 공격플레이의 효율성을 높였다. 하지만 서울의 승리는 3연패를 포함, 4경기 무승에 대한 선수들의 집념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2020 하나원큐 K리그1' 14라운드 인천과 광주의 경기에서 인천 오반석과 광주 펠리페가 볼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0 하나원큐 K리그1' 14라운드 인천과 광주의 경기에서 인천 오반석과 광주 펠리페가 볼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 김병윤

 
반면 인천의 임중용(45) 감독대행은 서울의 집념과는 다른 간절함의 스리백으로 광주 FC와 한판 승부를 벌였다. 하지만 11라운드 상주 상무(1-1), 12라운드 전북 현대(1-1), 1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1-1)와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짠물 스리백의 수비력은 전반까지만 유효했을 뿐 후반전에 속절없이 무너지며 1-3 역전패로 마침표를 찍고 말았다. 이로서 인천은 시즌 마수걸이 첫 승을 거두는데 실패하며 극심한 부진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분명 인천이 리그 상위권인 상주, 전북, 포항을 맞아 무승부를 기록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스리백의 견고한 수비력에 의한 완벽한 역습 플레이였다. 그러나 광주를 상대한 인천은 이 같은 스리백 수비력이 실종된 채, 오히려 후반 41분 광주에게 무결점 역습 역전골까지 허용하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현재 인천은 시즌 첫 승의 간절함으로 정신력에 의한 기동력과 투지 축구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기동력과 정신력 축구는 지속성을 유지하기 힘들다. 이 점에 인천은 발목이 잡혔고 후반 윙백들의 체력 저하로 인한 집중력이 떨어지며, 수비력 강화를 목적으로 임대 영입한 오반석(32) 또한 체면을 구기는 플레이로 팀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분명 K리그1 14라운드 경기 최대 이슈는 서울과 인천의 경기 결과였다. 그렇지만 두 팀은 포백과 스리백이 가져다 준, 수비력의 극명한 차이점을 드러내며 지긋지긋한 부진 탈출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따라서 이제 서울과 인천에게 주어졌던 공통적인 과제도 15라운드 경기부터는 상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위기를 벗어난 서울은 중위권 도약에 초점을 맞춰야 할 분위기를 갖게된 반면, 인천은 여전히 심리적 부담감을 갖고 시즌 첫 승에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과 인천이 포백, 스리백에 대한 수비 전술을 계속 채택 팀 운명을 걸지도 주목된다.

그렇지만 축구에서의 수비 전술은 상대팀의 전술, 전략과 특정 선수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아울러 수비력 강화를 위한 최상의 방법은 조직력 향상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성이 있다. 이에 앞으로 서울의 포백과 인천의 스리백에 대한 변화는 물론 이에 따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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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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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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