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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 4대강 보 처리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공주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 4대강 보 처리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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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수질오염의 명백한 증거가 있는 데도 공주보 처리가 늦어지고 것에 대해 공주시민단체가 문재인 정부와 공주시를 싸잡아 비판했다. 단체들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 4대강 재자연화 조치의 즉각 이행을 주문했다.

27일 오전 11시 공주시민단체인 공주보진실대책위원회(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공주시마을공동체네트워크, 공주민주단체협의회, 공주농민회, 우금티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전교조 공주지회)와 시민들은 공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즉각적인 보 처리방안을 요구했다.

사회를 맞은 서봉균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공주보는 완벽한 부실 공사로 정부는 공도교를 유지한 채 수문만 해체해야 한다는 공고를 내렸다. 그런데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문재인 정부는 보 처리방안을 1년 이상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특히 공주시는 정부에 터무니없는 예산을 요구하며 공주보 처리와 금강 재자연화에 대해 발목을 잡고 있다. 오늘 기자회견은 문재인 정부와 공주시에 빠른 재자연화와 보 처리방안에 적극적으로 임하라는 요구"라고 기자회견의 취지를 설명했다.

"정부와 공주시 4대강 보처리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박남식 공주민주단체협의회 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박남식 공주민주단체협의회 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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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발언에 나선 박남식 공주민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아무리 우겨도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는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다. 고이면 썩는다는 것, 이 모두가 진리다. 공주보 민관협의체에 활동했으며, 공주보 공도교를 유지한 채 보 수문은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잘 알지도 못한 사람들이 보존치를 요구하고 있다. 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는 것인데, 중앙 정부와 공주시는 표만 계산하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시민으로 참석한 조현화 씨가 정부와 공주시에 재자연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으로 참석한 조현화 씨가 정부와 공주시에 재자연화를 요구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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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부산이며 공주에 산 지 20년이 된 조현화씨는 "최근 부산에서 낙동강 하굿둑을 철거하자는 방송을 봤다. 낙동강 수문 2개를 상시개방했더니 실뱀장어가 올라오고 자연이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하굿둑을 철거하고 다리만 남겨 놓는다는 얘기와 함께 이를 계기로 상류에 보 또한 해체해 나가자는 주장이 부산에서 나오는 말이다"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금강에서도 하굿둑을 없애자고 한 지가 15년 정도 되었다. 그런데, 왜 흘러야 할 물을 막아서 펄을 만들고 엉망진창으로 만든 공주보를 그대로 둔다는 것인가? 중학생 때 무전여행을 통해 공주에 처음 왔었다. 그때 봤던 공주 금강의 백사장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바다에서 봤던 백사장보다 더 눈부시고 좋았다. 그렇게 아름다운 백사장이 지금은 이명박 주머니 속에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물이 낮으면 낮은 데로 많으면 많은 데로 맑고 깨끗한 물을 보여주는 것이 금강을 살리고, 사랑하는 길이고, 백제문화제를 살리는 길이다. 촛불이 만든 권력인 문재인 정부가 최소 권력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개탄스럽다."

 
시인이자 친환경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김봉균 씨도 정부에 빠른 보 처리를 요구했다.
 시인이자 친환경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김봉균 씨도 정부에 빠른 보 처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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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사곡면에서 친환경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김봉균씨는 "공주보 공도교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전) 예전에 있던 곰나루 백사장과 공산성 앞에 그 넓고 아름다운 모래톱도 다 사라져 버렸다. 그런 무모한 짓으로 그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자연을 되돌려야 하는데, 정치적 논리에 의해 순수한 것을 잃어버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를 막아서 얻는다고 했던 것들 또한 허구이고 허상이었다. 가뭄을 해결한다고 했는데, 공주보가 없어도 몇십 년 몇백 년 농사를 짓고 살아갈 정도로 금강에는 가뭄은 없다. 보 때문에 오히려 홍수가 가중될 뿐이고, 발전 또한 무의미하다. 쓸데없이 유지관리 한다고 예산 낭비하지 말고 공주보가 불안하다고 하니, 빨리 보 전체를 해체하고 튼튼하고 안전한 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답이다"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사회자의 성명서 낭독에 따라 구호를 외치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공주시장실과 시 의장실을 방문하여 시민단체의 의지를 담은 성명서를 전달했다. 아래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문재인 정부와 공주시는 금강의 재자연화에 즉각 나서라!

지난 2012년 완공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무려 22조원의 엄청난 예산낭비와 환경파괴를 야기한 대표적인 적폐사업으로 기록되고 있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의 뒤를 이은 같은 당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표된 감사원 보고에서도 설치된 16개 보의 안전성이 의심되고 수질악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하여 총체적인 부실공사였음을 밝히고 있다.

특히 공주보가 설치된 공주시에서 조상대대로 살아온 공주시민들은 4대강 사업의 폐해를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고 있다. 맑은 강물이 넘실대던 금강은 인체에 유해한 대규모 녹조가 발생하여 발도 담그기 어렵게 되었다. 비단 같던 금강의 모래사장은 사라지고 악취 나는 뻘로 뒤덮였다. 큰빗이끼벌레, 붉은 깔따구, 실지렁이 등이 출몰하여 최악의 환경파괴에서나 나타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렇게 발생하는 객관적인 현상 앞에서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4대강 사업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약속하였다. 이를 위하여 출범한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지난 2019년 2월 발표를 통해 4대강에 지은 보로 인한 수질 및 수생태계 악화가 명명백백하고 비용을 들여가며 보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또한 공주보는 현실적인 이유로 공도교는 유지한 채 해체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러나 2019년 2월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무슨 이유에선지 위원회에 권고에 따른 4대강 사업 처리방안을 아직 확정하지 않고 있다. 1년 이상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조명래 장관은 4.15총선을 전후로 발표하겠다는 대국민 약속마저 아직 지키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중앙정부와 더불어 공주시의 미온적인 태도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공주시는 공부 문제로 인한 금강의 파괴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공주보 문제에 대하여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이를 기회삼아 공주시는 공주보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무려 1,223억원에 달하는 10가지 민원사업을 중앙정부에 요구하였다. 이는 공주보 해체와 금강의 재자연화에 있어 공주시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에 공주시민과 시민단체는 더 이상 문재인 정부와 공주시의 이러한 행태를 묵과할 수 없어 이렇게 기자회견에 나서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금강을 사랑하고 공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공주시민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공주시민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4대강의 재자연화 조치를 즉각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

하나. 공주시민은 공주시가 시민들의 염원을 모아 금강의 재자연화와 공주보 해체에 적극 임할 것을 요구한다.

하나. 공주시민은 4대강 사업 재검토와 금강의 재자연화를 정치권에서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2020년 7월 27일

공주보진실대책위원회(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공주시마을공동체네트워크, 공주민주단체협의회, 공주농민회, 우금티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전교조 공주지회)

태그:#4대강 사업, #보 처리방안 , #공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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