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0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홈구장인 로저스센터에서 마스크를 쓴 채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 ⓒ 토론토 AP, 캐나디안 프레스/연합뉴스

 
류현진이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해 개막전 승리가 무산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2이닝4피안타(1피홈런)4사사구4탈삼진3실점을 기록했다. 5회 2사까지 1실점으로 템파베이 타선을 잘 막아내던 류현진은 일본인 타자 쓰쓰고 요시모토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 왔다.

작년 12월 토론토와 4년8000만 달러의 대형 FA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첫 공식경기에 등판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신중한 투구를 하다가 3회부터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결국 5이닝을 채 던지지 못했다. 경기는 4회 랜달 그리칙의 결승타와 5회 캐반 비지오의 3점 홈런에 힘입어 토론토가 6-4로 승리하며 개막전 승리를 챙겼고 8회말 대타로 출전한 최지만은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류현진의 뛰어난 위기관리 속 3점을 선취한 토론토

사실 류현진은 작년 시즌에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 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작년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부상이라는 변수 속에 '대타 등판'의 의미가 강했다(커쇼는 올해도 부상으로 개막전 등판을 루키 더스틴 메이에게 넘겼다). 하지만 올 시즌엔 명실상부한 토론토의 1선발 자격으로 개막전 선발로 낙점 받았다. 실제로 류현진은 올 시즌 토론토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투수다.

토론토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비롯해 보 비셋, 비지오,트래비스 쇼, 그리칙 등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개막전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류현진과의 배터리 호흡은 작년 107경기에 출전하며 주전으로 도약했던 대니 젠슨이 맞췄다. 류현진을 상대하는 템파베이는 좌타자 최지만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7명의 우타자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일본인 타자 쓰쓰고는 3번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비셋,비지오,게레로로 이어진 토론토의 상위타선이 1회공격에서 삼자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류현진이 1회말 2020년 개막전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처음 상대한 얀디 디아즈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깔끔한 출발을 알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었던 헌터 렌프로는 공2개 만에 유격수 파울플라이로 잡았고 일본 프로야구 홈런왕 출신 쓰쓰고는 2루 땅볼로 처리하며 1회 세 타자를 가볍게 요리했다.

1회를 공10개로 막아낸 류현진은 2회에도 빠른 공을 위주로 승부하며 체인지업이 머리 속에 가득한 템파베이 타자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호세 마르티네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매뉴얼 마르고에게 처음으로 정타를 허용했지만 유격수 비셋의 정면으로 향하면서 직선타로 기록됐다. 류현진은 마이크 브로소마저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또 한 번 삼자범퇴 이닝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3회 투구에서 선두타자 윌리 아다메스에게 강습 2루타를 허용하며 1사 3루 위기를 맞았지만 마이크 주니노를 파울플라이, 렌프로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첫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토론토는 4회초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무사만루 기회에서 그리칙의 적시타와 로우디 텔레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3점을 선취했다.

아웃카운트 하나 남겨두고... 쓰쓰고에게 맞은 아쉬운 한 방

개막전에서 첫 득점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4회 선두타자 쓰쓰고를 몸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며 2이닝 연속 선두타자를 출루시켰다. 류현진은 마르티네스를 삼진, 마르고를 3루 땅볼로 잡았지만 2사 후 브로소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한 점을 내줬다. 토론토는 5회 공격에서도 무사1,2루 기회에서 비지오가 3점 홈런을 터트리며 작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던 템파베이 선발 찰리 모튼을 4이닝 만에 강판시켰다.

4회까지 76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기 위해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두타자 주니노를 3루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디아즈를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승리 요건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2사 후 렌프로에게 볼넷, 쓰쓰고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3점째를 내줬다. 류현진은 후속 타자 마르티네스에게도 2루타를 허용한 후 투구수가 97개에 달했고 마운드를 조단 로마노에게 넘겨주고 시즌 첫 투구를 마쳤다.

사실 국내팬들 입장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 놓은 류현진의 교체가 다소 이르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팀당 60경기의 단축시즌으로 열린다. 한 경기의 중요도가 예년보다 2배 이상 크다는 뜻이다. 토론토의 찰리 몬토요 감독 입장에서는 선발 투수의 승리요건을 챙겨주기 위해 상대의 상승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엔 류현진의 투구수(97개)는 지나치게 많았다.

다저스 시절 류현진의 최대 장점은 뛰어난 제구력을 앞세운 빠르고 적극적인 승부였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은 지나치게 신중한 투구로 인해 3회부터 투구수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3개의 볼넷을 포함해 4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개막전에서 나온 약점들은 차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첫 등판에서 승리를 아쉽게 놓친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30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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