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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청암사 육화료에 모셔져 있는 조왕신
 김천 청암사 육화료에 모셔져 있는 조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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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부엌에는 '조왕단지'라 불리는 흰 항아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새벽마다 처음 부엌일을 시작할 때 물을 떠놓고 빌었으며, 인간의 식생활을 책임지는 부엌의 신으로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다.

불교계에서도 이런 민간신앙인 '조왕신'에 대해서 각별하게 생각했다. 사찰의 부엌 역할을 하는 공양간에는 따로 재단을 마련해 조왕탱화를 걸어두는 곳이 많았다. 원래는 공양간에 인도불교의 신인 '하리티' 신을 봉안하게 되어 있었으나, 동아시아권에서는 부뚜막의 신이자 불의 신인 '아그니'의 역할과 비슷한 '조왕신'을 모시게 됐다.

현재 조왕신을 그려낸 조왕도는 크게 삼존상과 단독상으로 나뉘고 있다. 사찰에 온전히 남아있는 조왕도의 수는 드문 편이고 대부분이 조왕신이 홀로 있는 단독상이 대부분이다. 삼존상은 조왕신을 비롯해 땔감을 관장하는 '담자역사'와 공양간을 관리하는 '조식취모'가 함께 그려져 있다.

조왕도 중에서도 얼마 남지 않은 조왕삼존도를 보호하고 있는 서산 옥천암을 방문했다.
 
서산 옥천암 조왕삼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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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 옥천암 조왕삼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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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옥천암 공양간에 있는 '조왕삼존도'는 나무틀 안에 보관되어 있으며,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유리가 설치된 문이 있다. 현재는 연결기에 녹이 슬어서 열고 닫는 것이 불가능해 상시적으로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크기는 가로 50cm, 세로 70cm로 쉽게 옮길수 있는 크기다. 우측 하단에는 화기가 있으나 서산 옥천암 주지 무구스님에 의하면 "2009년에 부임했을 당시에 바로 옆에 밥솥이 있었고, 그 연기로 인해 화기가 손상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서산 옥천암을 방문해 조왕삼존도를 조사한 주수완 문화재전문위원은 "양식으로 보아 조선 후기 것으로 추정된다. 가운데에는 조왕신이 있고, 좌측에는 담지역사가 우측에는 조식취모가 있는 삼존도다. 조선후기에 제작된 조왕삼존도가 온전한 것이 예천 향천사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조왕삼존도만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조왕신의 발이 보인다는 것이다. 현존하는 모든 조왕도는 옷자락에 조왕신의 발이 가려져 있는데, 옥천암의 경우에는 고무신으로 추정되는 신발이 잘 드러나 있다"고 덧붙였다.

조왕도는 불교신앙과 민간신앙이 잘 합쳐진 한국의 전통문화재로 우리가 지켜나가고 보호해야 한다. 현재 서산 옥천암 조왕삼존도는 문화재 지정을 위해 조사에 들어가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CPN문화재TV에도 실립니다.


태그:#조왕신, #조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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