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0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홈구장인 로저스센터에서 마스크를 쓴 채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0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홈구장인 로저스센터에서 마스크를 쓴 채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 토론토 AP, 캐나디안 프레스/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시즌 첫 출격에 나선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리는 2019 메이저리그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LA 다저스 시절이던 작년에도 개막전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던 류현진은 토론토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올 시즌에도 개막전 선발로 낙점돼 2년 연속 개막전 승리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코로나19의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던 2020 시즌을 팀 당 60경기의 단축시즌으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이에 데이비드 프라이스, 버스터 포지 등 일부 선수들은 시즌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한 캐나다 연고팀 토론토는 더욱 불리한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 과연 류현진은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들을 극복하고 토론토의 에이스로서 2020 시즌의 첫 단추를 잘 채울 수 있을까.

토론토의 세 에이스로 낙점 받은 작년 ML 평균자책점 1위

29경기 182.2이닝 14승5패 평균자책점2.32 내셔널리그 올스타전 선발 투수와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 그리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까지.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어깨 수술 후유증으로 빅리그 생활 지속여부조차 불투명했던 투수가 만들어 낸 기적과도 같은 반전 드라마였다. 그렇게 류현진은 단숨에 작년 겨울 FA 시장의 최대어로 떠올랐다.

아무리 류현진이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고 두 시즌을 통째로 날린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던 전력이 있다지만 FA를 앞두고 '사이영급' 활약을 펼친 투수의 가치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류현진은 원소속구단 다저스를 비롯해 LA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미네소타 트윈스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았지만 류현진과의 계약을 따낸 팀은 따로 있었다. 4년 8000만 달러를 제시한 토론토였다.

작년 시즌 팀 내 10승 투수가 한 명도 없었던 토론토는 150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상대 타자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에이스가 필요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빛나는 류현진은 이 조건에 완벽히 부합하는 투수였다. 결국 토론토 구단은 작년 시즌 종료 직후부터 류현진에게 끊임 없는 구애를 보냈고 지속적인 접촉 끝에 류현진의 마음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토론토는 차세대 슈퍼스타로 꼽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비롯해 전설적인 2루수 크렉 비지오의 아들 캐번 비지오, 단테 비셰트의 아들 보 비셰트 등 2세 선수들이 유난히 많은 젊은 팀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맞을 캐나다에서의 첫 시즌은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무기한 연기됐다. 뒤늦게 60경기의 단축시즌이 진행되는 만큼 류현진은 매 경기 전력투구를 통해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AL 사이영상 3위 투수와 맞대결 펼치는 NL 사이영상 2위

류현진이 토론토와 계약했을 때 많은 야구팬들은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등 명문팀들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로 가는 것을 많이 우려했다. 하지만 정작 작년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후유증에 시달린 보스턴을 무려 12경기 차이로 제치고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팀은 바로 템파베이였다. 2006년 조 매든 감독(LA에인절스)이 부임 이후 팀을 잘 정비한 템파베이는 현 케빈 캐시 감독 체제에서도 끈끈한 팀 색깔을 잘 유지하고 있다.

템파베이에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나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 같은 슈퍼스타는 없지만 타선 전체의 짜임새가 잘 갖춰져 있어 누구 하나 쉽게 상대할 수 없다. 다저스 시절 통산 15번의 인터리그 경기를 소화했던 류현진도 템파베이를 상대로 등판한  경험은 없어 더욱 신중한 투구가 필요하다. 다만 작년 타율 .261 19홈런63타점을 기록했던 템파베이의 한국인 타자 최지만은 좌타자인 만큼 좌완 류현진을 상대로 선발 출전할지는 불투명하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템파베이의 선발 투수는 빅리그 13년 차의 베테랑 우완 찰리 모튼.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할 땐 평범한 투수에 불과했던 모튼은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 후 2년 동안 29승을 올렸고 작년 템파베이에서도 16승6패3.05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에 올랐다. 다만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 경기인 만큼 류현진이 모튼과의 맞대결을 애써 의식할 필요는 없다.

한편 선발을 노리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보직은 마무리 투수로 결정됐다. 김광현은 SK 와이번스 시절 298경기에 등판해 단 하나의 세이브도 없었을 정도로 마무리 경험이 전무하다. 하지만 23일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삼진 3개를 잡아내며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시범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KBO리그가 낳은 또 하나의 '괴물 좌완' 김광현이 올 시즌 마무리 보직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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