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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자격 변경 불허 통지서 산재와 임금체불로 치료, 소송 중인데도 출국하라는 출입국
▲ 체류자격 변경 불허 통지서 산재와 임금체불로 치료, 소송 중인데도 출국하라는 출입국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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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고용허가제로 입국하여 화성시 전기용 탄소제품과 절연제품 생산업체에서 일하던 요한슨은 요즘 잠을 못 이룬다. 월급도 못 받고 산재 치료도 끝나지 않은 요한슨은 체류 기한이 끝나기 전에 체류자격 변경 신청을 했지만, 지난 7월 17일에 '불허통지서를 수령하라'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산재에 임금체불 당했는데 회사는 모르쇠

요한슨은 지난 3월 공장에서 일하던 중 넘어지는 기계를 붙잡으려다 왼쪽 팔뚝 뼈와 엉덩이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부러진 뼈에 금속판을 박고 두 달간 석고 고정으로 입원과 통원 치료를 하던 중 회사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기숙사 문을 닫아 버렸다. 할 수 없이 이주노동자쉼터에 묵게 된 요한슨을 난감하게 한 일은 산재 사고 이전에 받지 못한 급여가 710만 원이 넘는데도 회사에서 모른 척한다는 것이다. 

결국 요한슨은 치료 기간 중 노동청에 임금체불 건으로 진정했고, 사건 조사를 한 근로감독관은 사측에 시정 지시를 했다. 하지만 사측은 파산 신청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임금 지급을 계속 거부했다. 어쩔 수 없이 요한슨은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체불금품 확인원을 발급받아 소액체당금 신청을 통해 임금체불을 해결하고자 수원법률구조공단에 법률 구조를 의뢰했다. 

그리고 법률 구조를 신청하기에 앞서 1년 후 금속판 제거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진단에 따라 산재 치료를 목적으로 한 체류자격 변경을 출입국에 신청하려고 했다. 하지만 출입국 담당자가 1년 내내 치료받는 것이 아닌 이상 체류 자격 변경 신청은 불가하다고 해서 임금체불 소송 건으로 신청했다.

임금채권보장법은 체불노동자가 퇴직한 다음 달부터 2년 이내에 미지급임금에 관하여 법원에 소제기, 지급명령신청 등을 할 경우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요한슨은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통해 소를 제기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승소 판결이 나고 지급명령이나 이행권고결정 등을 받아 집행권원을 확보하면 임금체불을 해소할 수 있다.

일반체당금은 도산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업주의 재산조사도 함께 이루어지지만, 소액체당금제도는 체불금품 확인원만 있으면 체당금이 지급되는 까닭에 간소하다. 요한슨은 빠른 체불금품 해소가 목적인지라 금액을 약간 손해 보더라도 소액체당금을 신청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소액체당금은 한도가 700만 원이다. 

임금체불 소액체당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법률구조공단 담당 변호사는 소를 제기하고 판결이 나기까지 통상적으로 4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고 했다. 판결이 나면 법원으로부터 집행권원을 확보하고, 근로복지공단에 소액체당금 지급 청구를 하면 된다. 근로복지공단은 청구서를 제출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소액체당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고 청구인에게 소액체당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사건을 수임한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소송 중에 법원이 피해자에게 출석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국내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갑작스러운 출국 명령, "이주노동자 인권 무시한 처사"

체류 기한이 한참 지났음에도 체류자격 변경 건에 대해 답변이 없자, 요한슨은 출입국 담당자에게 진행 상황을 문의했다. 담당자는 법률구조공단 담당 변호사가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서류 접수하자마자 담당 변호사 연락처를 담당자에게 전달했던 요한슨으로서는 의아했지만, 큰 문제가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체류 자격 변경 신청은 '불허'되었다. 이러한 출입국 결정은 산재 피해 이주노동자는 완치할 때까지 치료받을 권리도 없고, 임금체불로 피해를 당해도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도 없다는 말과 다름없었다. 체류 자격 변경 신청이 거부된 요한슨은 출입국 결정에 따라 출국하면 금속판 제거를 위해 재입국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고, 체불 금품 역시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이에 대해 대구이주여성쉼터 고명숙 소장은 ''쉼터에서 비슷한 경우로 3개월마다 체류연장 신청하고 있다. 각 지역 출입국사무소마다 판단이 다르고 어느 담당자에 걸리는지에 따라 결정이 다르다''며 출입국 행정의 일관성이 결여돼 있음을 지적했다. 포항시외국인센터 하광락 대표는 ''관할 출입국소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해야 할 사안이다''며 출입국의 재량권 오남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처럼 이주인권단체들은 체류자격 변경허가권자인 수원출입국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처분했고, 이주노동자 인권이나 권리를 무시한 처사라며 불허 결정을 반드시 시정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담당 출입국 직원은 위임받은 변호사가 있을 경우 소송 민원인이 국내에 체류하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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