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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우 석방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손정우 석방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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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가 앞선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도록 도운 법무법인(로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성범죄에 관대한 검찰·법원의 문제와 이에 따른 변호사 업계의 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손씨 관련 분노 여론의 밑바탕엔 그에게 내려진 '솜방망이 판결'이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 사이트의 운영자'인 손씨에게 합당한 처벌이 내려졌다면 그를 미국에 송환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처럼 높지 않았을 것이다.

손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2018년 9월),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2019년 5월), 이후 2심 결과가 그대로 확정됐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으로 수익을 낸, 약 2년 동안 4개국이 공조하고 32개국이 협조해 밝혀낸 범죄치곤 초라한 결과였다.

손씨가 이 같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던 건 대한민국 사법 구조와 그의 변호인이 활약(?)했기 때문이다. 우선 손씨에게 적용된 아청법(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11조 제2항(영리 목적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판매·배포·제공·공연전시)의 당시 법정형은 징역 10년 이하였다(최근 징역 5년 이상으로 개정). '10년'이란 숫자보다 '이하'라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얼마든지 형량이 낮아질 수 있는 법정형인 것이다.

실제로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고, 1심 재판부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나마 "1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고 한 2심 재판부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성범죄는 유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변호사 유튜브

집행유예를 받은 1심에서 손씨는 법무법인 A의 변호를 받았다. 법무법인 A는 범행을 자백하되 시간을 끌며 각종 자료를 제출하는 전략으로 재판에 임했다.

2018년 3월 22일 검찰이 손씨를 기소한 이후 법원에서 6차례 공판이 진행됐는데, 그 사이 손씨의 변호인은 3차례나 '기일변경신청'을 요청했다. 공판 기일이 변경될 때마다 변호인은 '참고자료'를 제출했고, 손씨도 3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선고는 2018년 9월 7일에야 이뤄졌다. 아래는 1심 재판부가 쓴 판결문 중 피고인에 '유리한 정상'을 담은 내용이다.

"피고인의 나이가 어리고 피고인에게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다. 피고인이 일정 기간 구금돼 있었고 이 사건 범행을 시인하면서 반성하고 있다. 회원들이 직접 업로드한 음란물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법무법인 A에는 '시그널○○'이라는 성범죄 전담팀이 있다. 홈페이지에는 "조작된 진술(로 인해) 성범죄자로 몰릴 수 있습니다. 억울한 피의자가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성범죄 전담팀 변호사가 도와 드립니다"라고 이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성공사례' 게시판엔 검찰에서 무혐의, 기소유예 판단을 받거나 법원에서 선고유예, 무죄 판결이 내려진 사례를 올려뒀다.
    
 법무법인 A이 홈페이지를 통해 '성공사례'로 소개한 성범죄 사건들.
 법무법인 A이 홈페이지를 통해 "성공사례"로 소개한 성범죄 사건들.
ⓒ 법무법인 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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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법조계엔 일종의 '성범죄 시장'이 형성돼 있다. 많은 법무법인이 검색어 광고 하나에 수십만~수백만 원을 쓰고 있는데, 실제로 포털사이트에 '성범죄'를 치면 법무법인 A와 같은 사이트가 여럿 뜬다. 성범죄 재판의 경우 가해자가 익명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형사재판이나 일반 민사재판에 비해 이러한 광고에 의존할 확률이 높다.

성범죄 피의자, 피고인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도 존재한다. 주로 각자가 처한 사정을 공유하면 카페 회원 혹은 전담 변호사가 법률상담을 하는 구조다. 일부 법무법인은 이러한 카페와 제휴를 맺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변호사들이 만든 '성범죄 사건에서 무죄 받는 법' 등의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법률상담이나 변호를 받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법조계 구조가 성범죄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작성된 광고 문구나, 대법원 판례에도 적시된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주장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성범죄를 "충동적인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 "오해로 인해 연루되는 것"으로 표현한 일부 법무법인의 광고 문구, "성범죄는 다른 범죄와 달리 사실상 유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한 변호사의 유튜브 내용 등이 그 사례다.     
 
 "성범죄는 유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마라는 한 법무법인 유튜브 내용.
 "성범죄는 유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마라는 한 법무법인 유튜브 내용.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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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성범죄 피해자들을 지원해 온 변호사들은 사법 구조와 변호사 시장의 '악순환의 고리'를 지적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성범죄와 관련해 전문성을 갖고 활동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겠지만, 왜곡된 변론 활동이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들의 왜곡된 변론 활동의 근본에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왜곡된 상황들이 있다"라며 "검찰에서의 수사, 법원에서의 재판 과정에서 이상한 변론 활동들이 받아들여지니 변호사들이 그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선희 변호사는 "형사 절차의 경우 일반인이 혼자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능력 있는 변호사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정상적 범위 내에서 예측 가능한 수사와 재판이 이뤄진다면 지금처럼 (왜곡된) 고비용 광고 시장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상처를 입지 않게끔 적당히 온화하고 객관적인 내용으로 광고를 낸다면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다.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문구로 광고해야 살아남는 게 이 시장의 원리"라며 "사법 기관의 문제도 있겠지만 변호사 업계의 윤리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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