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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부산청년유니온 위원장이 2일 부산시 동구 부산경총 앞에서 하루 전 경영계의 최저임금 삭감안에 반발하는 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김성훈 부산청년유니온 위원장이 2일 부산시 동구 부산경총 앞에서 하루 전 경영계의 최저임금 삭감안에 반발하는 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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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등을 이유로 경영계가 최저임금 삭감안을 내놓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0000원(+16.4%) vs. 8410원(-2.1%)' 

내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격돌이 시작된 것은 지난 1일 최저임금위원회 4차 회의. 노동자측 위원은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 원을 제기했지만, 사용자측 위원은 8410원으로 맞섰다.

노동자 위원은 최근 생계비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올해 최저임금 8590원 대비 16.4%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용자 위원은 2년 연속으로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 악화 등을 언급한 경영계는 오히려 2.1%(8410원)를 내려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저임금위에서 경영계가 또 삭감안을 내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음 날인 2일 전국 곳곳에서 규탄 행동이 이어졌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서울과 부산, 경남 등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계가 코로나19를 핑계로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존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자 고용이 불안해진다고 겁박할 것이 아니라 재벌총수, 대기업 경영진이 받는 천문학적 연봉과 배당금 등 혜택부터 우선 포기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부담시키려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들은 허탈하다는 반응과 분노를 동시에 표현했다. 이날 부산시 동구 부산경영자총협회 앞 민주노총 부산본부 주최 항의행동에 참여한 이미경 전국마트노조 부산본부 수석부본부장은 "홈플러스 정규직 선임들의 월급은 세금을 떼고 나면 157~158만 원"이라며 "여기서 또 깎는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 부본부장은 이어 "2018년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넓혀 대기업과 재벌의 배만 불리더니 이제는 하다 하다 최저임금마저 깎는다니 노동자가 무슨 봉이냐"고 발끈했다. 청년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성훈 부산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지금도 일하는 가게의 영업시간이 단축돼 줄어든 월급을 받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받는 우리의 삶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내비쳤다.

그는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최소한 생활을 위한 것인데 800조에 달하는 재벌 사내 유보금, 대기업의 갑질과 프랜차이즈 수수료 등의 문제는 다 외면한 채 삭감을 하자는 경영계의 주장은 너무 이기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란 속에 최저임금위는 오는 7일 5차 회의를 열고 협상을 이어간다. 최저임금 심의는 이미 법정시한(6월 29일)을 넘긴 상황이라 양측 모두 수정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고용노동부 장관의 고시 시한이 다음 달 5일이기 때문에 심의는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마무리돼야 한다.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왼쪽 네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 함께 삽시다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왼쪽 네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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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경영계, #사용자 위원, #최저임금위원회, #삭감안,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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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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