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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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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향기는 세월이 가도 남습니다.
마을마다 있었던 서당이나 훈장님은 지금은
아니 보이지만 서당 논의 유래는 남아 있습니다.

서당 논이란 옛날 마을 아이들을 훈육시키시던
훈장님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일정 단위의 논을
내어놓고 경작을 한 다음 그 수확물을 드리며
일 년간의 감사함을 표하던 우리네 아름다운
풍습 중의 하나입니다.

지리산 광평들녘에는 아직도 서당 논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자라며 학교에 다녔던 마을 청년들과 학부모님들이 뜻을 모아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네 마지기(800평)의 논입니다.

1500명의 아이들이 뛰어놀던 화엄사로 청천초등학교는 현재 유치원 포함 70여 명의 아이들이 유서 깊은 학교의 명맥을 겨우겨우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골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 선생님들과 동문 선배님들이 앞장서 나섰고 교육청과 면사무소도 지역 효자비 탐방, 토론회, 합창단 활동, 승마 등 각종 체험 행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지역의 중심체인 학교를 되살리기 위해 마산 청년회(회장 조현덕)와 청천초 학부모회(회장 황인중)가 서당 논에 벼를 심고 있는 것입니다. 다섯 살 유치원 아이부터 청년과 어르신이 함께 모여 덕담을 나누며 학교와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은 '세상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있을까!'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귀한 자리이었습니다.

많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작은 마음을 하나로 합하는 것이 선입니다. 내 아이들처럼 보살피고 관심을 갖는 것이 더 의미가 있습니다. 가을이면 이 서당 논에서 수확된 수익으로 학교에 전달될 장학금은 아이들의 영혼을 지켜주는 따뜻한 불이 될 것입니다.

사람의 향기는 이렇게 대물림을 하며 언연한 지리산 줄기처럼 흘러갑니다. 작지만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교정, 청천초등학교의 고사리 아이들과 학부모, 그들을 위해 애쓰는 모든 가슴 따뜻한 분들을 응원합니다.


태그:#모이, #서당, #훈장, #청천초등학교, #서당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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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아래, 섬진강가 용정마을로 귀농(2014)하여 몇 통의 꿀통, 몇 고랑의 밭을 일구며 산골사람들 애기를 전하고 있는 농부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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