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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에 참전기장을 수여한 뒤 묵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에 참전기장을 수여한 뒤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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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8시 24분께 서울공항,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서 발굴된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 147구를 직접 맞이했다. 이날 봉환된 유해 147구는 지난 25년여 동안 북한지역에서 발굴한 것으로 한미공동감식 등을 통해 국군전사자로 밝혀진 것이다. 공군의 공증급유기 시그너스(KC-330)가 미국 하와이에서 이들을 모셔왔다.  

6.25전쟁 70주년에 북한지역에서 발굴된 국군전사자 유해 147구 봉환 행사가 열리면서 25년여에 걸친 유해 봉환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단독발굴한 '208개 상자'가 KWIP의 시작

국군전사자 147구 유해 봉환은 'KWIP'((Korean War Identification Project) 즉 '6.25 전사자 확인 프로젝트' 진행 속에서 이루어졌다. KWIP는 JRO, K208, K55로 이루어져 있다. JRO((Joint Recovery Operation)는 북한과 미국이 공동으로, K208((Korea 208)와 K55(Korea 55)는 북한이 단독으로 진행한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가리킨다.  

북한은 지난 1990년부터 1994년까지 단독으로 북한 개천시 장진호 지역 등 4곳에서 6.25 전사자 발굴작업을 벌여 '208개의 상자'를 미국에 송환했다. 'K208'의 '208'은 북한이 미국에 넘겨준 유해 상자 숫자를 의미한다. 북한으로부터 유해 상자를 넘겨받은 곳은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6일 "이때까지만 해도 북한의 단독발굴을 통해서 국군전사자 유해로 판정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있었다"라며 "북한이 단독으로 발굴한 것을 미국에 송환하니 미국이 1996년도에 JRO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입장에서도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미국 전사자를 찾도록 노력해야겠다는 판단 하에 미국과 북한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공동발굴사업을 하게 된다"라며 "그렇게 해서 2010년도에 미 국방부 DPAA에서 전담팀을 구성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6.25전쟁 전사자 발굴 프로젝트(KWIP, Korean War Identification Project) 진행과정을 보여주는 도표
 6.25전쟁 전사자 발굴 프로젝트(KWIP, Korean War Identification Project) 진행과정을 보여주는 도표
ⓒ 청와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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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공동발굴-한미공동감식 통해 국군전사자 유해 확인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처럼, 북한과 미국은 지난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동안 공동 유해발굴 사업을 진행했다. 2010년에 KWP(Korea War Project) 전담팀을 구성했다. 2011년과 2015년, 2018년에는 한미 공동감식을 벌여 각각 12구와 15구, 64구를 봉환 대상으로 선정했다. 2017년 제3차 한미 공동감식에서는 유해시료 226개를 인수해 검사했다.

이 관계자는 "2011년도 한미가 공동으로 22개 개체를 감식하게 된다"라며 "22개 개체를 공동 감식해서 국군전사자로 판명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으로 12구가 선정됐고, 2015년에는 21개 개체를 감식해서 봉환 대상자로 15구가 선정됐다"라고 설명했다.

북미의 공동발굴사업과 한미의 공동감식작업을 통해 '국군전사자'가 확인된 것이다. 지난 2012년 5월 25일 처음으로 국군전사자 12구가 봉환됐고, 이 가운데 4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첫 국군전사자 유해 12구 봉환행사가 성남비행장에서 열렸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참석했다.

이어 지난 2016년 4월 28일과 2018년 7월 13일 각각 국군전사자 15구와 65구가 봉환됐다. 65구 가운데 1구의 신원만 확인됐다. 당시 국군전사자 유해 15구 봉환행사는 한미연합사령관과 국방부 장관의 공동주최로 치러졌다(2016년). 성남비행장에서 열린 국군전자사 유해 64구 봉환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다(2018년).

JRO에서는 총 세 차례에 걸쳐 국군전사자 유해 총 92구가 봉환됐고, 그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5구였다.

JRO와 K208, K55를 통해 총 239구의 국군전사자 유해 송환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공군기지에서 공군 장병들이 미국측으로부터 인수한 한국군 유해를 KC-330 공중급유기 좌석에 고정시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공군기지에서 공군 장병들이 미국측으로부터 인수한 한국군 유해를 KC-330 공중급유기 좌석에 고정시키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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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는 지난 2017년 JRO에 대한 한미 공동감식과 연계해서 K208 추진사항을 협의했다. 앞서 언급한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공동발굴사업(JRO)에서 국군전사자가 확인되니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미공동감식과 연계한 K208 추진상황을 미국과 협의하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제3차 한미 공동감식을 통해 유해 시료 226개를 인수해 검사했고, 2019년 5월 7일에는 유해 시료 209개를 인수해 같은 해 11월 15일 유전자 검사를 완료했다. 앞서 2018년 제4차 한미공동감식에서는 71개체를 감식했고, 65구를 봉환대상으로 선정했다. 65구 가운데 1구는 신원이 확인됐다. 2018년 10월 1일 성남비행장에서 열린 국군전사자 65구 봉환행사에는 문 대통령이 참석했다.

또한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1차)이 열린 이후에는 북한이 단독으로 발굴한 유해 '55개 상자'가 미국으로 송환됐다. 이것이 'K55'다. 한미는 2019년 11월 18일부터 26일까지 공동감식을 진행한 뒤 같은 해 12월 7일 유해시료 109개를 인수해 다음해(2020년) 3월 유전자 검사를 완료했다.

K208과 K55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초로 각각 70구와 77구 등 총 147구의 유해를 송환하기로 확정했다. 총 147구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7구로 이는 장진호 전투 전사자로 최종 확인됐다. 이들의 봉환 행사는 전날(25일) 성남비행장에서 열렸다.

결국 JRO와 K208, K55를 통해 총 239구의 국군전사자 유해가 송환됐다. 청와대는 "25년간 북미 간 유해발굴사업과 한미 공동 노력으로 북한지역 국군전사자 전원 송환했다"라고 평가했다.

"북한지역 사망 국군 유해 송환, 25년에 걸친 긴 역사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두 번에 걸쳐 6.25전쟁 전사자 유해를 보내왔고, 그렇게 보내온 것을 한미 공동의 노력으로 국군전사자 유해 송환을 완료한 것이다"라며 "지금까지 북한에서 단독 발굴한 유해 중 국군전사자로 판명될 수 있는 것은 어제부(25일)로 국내 송환이 완료됐다고 보면 된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지역에서 사망한 국군전사자의 유해를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다 확인했고, 봉환을 완료했다는 것이다"라며 "25년에 걸친 긴 역사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북한의) 단독발굴이 있거나 다시 전달되면 추가로 (국군전사자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는 6.25 전사자 유해를 발굴해 가족 품으로 돌려주는 일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유해발굴을 전담하는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관련예산을 지난 2018년 36억 원에서 2019년 106억 원, 올해 96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특히 4.27 판문점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9.19남북군사합의를 통해 최초로 비무장지대 유해발굴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6.25 전사자 유해발굴 건수가 지난 2018년 376구에서 2019년 630구로 크게 늘어났다. 

"유가족들이 DNA 시료채취에 더 많이 참여하길 희망"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봉환되고 있다.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봉환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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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청와대 관계자는 "발굴된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모시기 위해서는 신원확인에 필요한 유가족 DNA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정부는 유가족 DNA 확보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유가족에게 찾아가 시료를 채취하는 방문 채취를 시행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으로 유가족 DNA 시료 확보 건수가 지난 2019년 8936건(명)으로 2018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6월 현재까지는 5만6417건의 DNA 시료를 채취한 상태다. 이를 통해 2018년 4명, 2019년 8명, 올해 11명의 국군전사자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정부는 그동안 국군전사자 유해 1만543구를 발굴해 국립현충원 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보관하고 있다. 이렇게 보관중인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것은 149명에 그쳤다. 여기에는 어제 가족에서 송환된 장진호 전투 전사자 7명이  포함돼 있다.

이 관계자는 "전사자 신원 확인은 유가족 DNA 확보에 달렸다"라며 "정부는 6.25 70주년을 맞아 유가족들이 더많은 DNA 시료채취에 참여하길 강력하게 소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발굴해서 모셔왔는데 가족 품으로 보내드리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다"라며 "DNA 확보율이 낮으면 그만큼 확률 낮아진다, "아직도 신원 확인 못한 분들을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호응을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올해 36개 부대, 연인원 10만명을 투입해서 전국에 70개 지역에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한분의 유해 찾을 때까지 유해발굴 사업과 관련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태그:#KWIP, #JRO, #K208, #K55, #국군전사자 유해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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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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