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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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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거주 시설인 나눔의 집이 파행운영 됐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감사의 주체인 경기도 광주시가 공익제보자인 법인소속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나눔의 집 운영진·법인 관계자(아래 운영진)의 요청에 보조를 맞췄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익제보자들은 나눔의 집의 방만한 운영을 허술하게 감독했던 광주시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운영진의 편을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익 제보자들이 광주시에 문제를 제기한 건 ▲공익제보자들의 출입을 막는 공문을 보내고 ▲공익제보자들과 운영진의 합의를 강조한 부분이다.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아래 진상조사위)는 25일 <오마이뉴스>에 "관리·감독 기관인 광주시가 객관적 처신을 하고 있는지 우려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진상조사위는 나눔의 집 운영진이 공익제보자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논란이 일자 24일 시설을 방문해 면담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내부고발 직원을 대표해 면담에 참석한 김대월 학예실장은 "운영진이 생활관에서 법인소속 직원은 (시설에서) 다 나가라고 했다"라며 업무 배제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운영진은 이번에도 '광주시의 지침'을 따랐다고 강조했다. 신임 우용호 시설장은 "업무 인수인계와 직원 현황 파악을 위해 출근 첫날(22일) 생활관을 찾았는데, 법인과 시설의 업무가 명확히 구분돼 있지 않았다"라며 "법인과 시설의 공간 분리가 안 되고 통합운영되는 문제점은 광주시에서도 지적한 사항"이라고 맞받았다.

진상조사위는 "운영진이 심각한 직장 내 괴롭힘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관련 업무지침을 내린 광주시의 입장도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상조사위는 면담 내용을 토대로 국민권익위원회와 노동부 진정도 검토하고 있다. 

운영진 요청에 광주시 공문 보냈나?
 
나눔의 집과 광주시 공문 25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나눔의 집이 공문을 보낸 23일이 지난 24일 광주시가 양로시설 관계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공문을 보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나눔의 집과 광주시 공문. 나눔의 집은 23일, 광주시는 24일 양로시설 관계자 외 출입을 통제하는 공문을 보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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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조사위가 다녀간 다음 날인 25일 오전 9시 30분께, 나눔의 집에 경찰이 도착했다. 경찰 신고를 한 건 나눔의 집 운영진이었다. 이들은 광주시의 지침을 공익제보자인 법인소속 직원들이 어겼다고 주장했다. 

운영진이 근거로 삼은 건 광주시가 '양로시설 관계자 외 출입을 통제'하라고 명시한 공문이다. 이들은 법인직원인 공익제보자들은 양로시설 관계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익제보자들은 '양로시설 관계자'에 사실상 법인직원들도 포함된다고 맞섰다. 할머니들을 병원에 모시고 가고, 할머니들의 기록물을 관리하는 등 할머니와 직접 대면하는 일을 해왔다는 주장이다. 결국, 경찰은 '양로시설 관계자'의 해석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돌아갔다.

공익제보자들은 운영진이 접촉을 막는 이유가 된 '광주시의 공문'을 문제 삼았다. 운영진이 일방적으로 제보자들과 할머니의 접촉을 막기 위해 광주시에 공문을 요청했는데, 광주시가 운영진의 뜻에 따랐다는 주장이다. 근거는 '공문의 시점'이다. 운영진이 공익제보자들과 할머니들의 접근을 막는 자체 공문을 보낸 후에야 광주시가 뒤늦게 공문을 보냈다는 것.

실제로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광주시와 운영진의 내부공문을 보면, 운영진이 '나눔의 집 시설 종사자들을 제외한 종사자들은 이용자(할머니)에게 접근하거나 생활하는 공간에 출입하는 것을 금한다'라는 내부 공문을 발송한 건 23일이다. 이들은 '본 기관은 광주시청 노인장애인과 지시사항에 의거한다'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광주시가 공문을 발송한 건 24일이다. 이날 광주시는 나눔의 집(양로시설)에 '양로시설 관계자 외 출입을 통제'한다는 문구가 쓰인 공문을 나눔의 집 측에 보냈다. 공익제보자들은 운영진의 요청에 광주시가 응했다고 지적했다.

공익제보자 A씨는 "운영진은 23일부터 할머니들과의 접촉을 막았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광주시 공문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공문을 보여달라고 하자 공문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라면서 "그러다 24일이 되자 광주시가 출입을 통제하는 공문을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영진의 요청에 따라 광주시가 공문을 보냈다고밖에 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공문이었을 뿐, 운영진의 요청에 보낸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6월 12일 나눔의 집 현장조사를 나갔을 때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라면서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어 조심하자는 의미에서 보낸 공문"이라고 설명했다. 

왜 현장조사 후 바로 공문을 보내지 않고, 12일이 지나서야 공문을 보냈냐는 질문에는 "구두로 지침을 내렸기 때문에 나눔의 집(운영진) 측에서 조처하기를 기다렸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운영진은 "광주시의 지침을 따른 것"이라고 광주시에 책임을 미뤘다. 법인 이사회의 법률 대리인 양태정 변호사는 2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의 위험이 있으니 광주시가 먼저 시설직원들 외의 출입은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설직원에 공익제보자들이 속하지 않는다, 무작정 공익제보자들의 출입을 막으면 이들에게 불이익 조치를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광주시에) 명확히 해달라고 했다"라면서 "이후 광주시가 (양로시설 관계자 외 출입을 통제한다는)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익제보자-운영진 합의 종용?
 
나눔의집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24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에서 열린 '나눔의집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우용호 신임 나눔의집 시설장(오른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면담을 하고 있다.
  24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에서 열린 "나눔의집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우용호 신임 나눔의집 시설장(오른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면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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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자들은 또 광주시 관계자가 '운영진과의 (법적) 합의 이야기를 꺼냈다'라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운영진이 변호사를 선임한 후 광주시 관계자와 통화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관계자가 직원들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 하고 운영진과 합의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라며 "공익제보자를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합의를 강조하는 게 말이 되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광주시 관계자는 "법인(운영진)이 변호사를 선임했다"라면서 운을 띄었다. 이어 A씨에게 "(운영진이) 협상을 하자고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을 이었다. 

A씨가 "운영진이 벌써 협상을 하자고 이야기했다"라고 하자 관계자는 "벌써 제안이 왔느냐"라고 물었다. 다만, 이 관계자는 A씨가 "(운영진이) 내부고발이 힘드니까 돈도 좀 챙겨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라고 하자 "지금 분위기가 어떤 줄 알고 (운영진은) 돈 이야기를 꺼내냐"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한 광주시 관계자는 "공익제보자를 걱정해서 한 말"이라고 선을 그었다. 운영진과 합의를 하라는 게 아니라 진행상황이 궁금해 (합의)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나눔의 집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고 (공익제보자들을) 응원했다, 지지하고 싶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제보자들이 원하는 게 무엇일까 궁금했을 뿐"이라면서 "지금 생각하니까 (공익제보자들이 듣기에는) 부적절한 발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진상조사위는 객관적 입장을 유지해야 하는 광주시 관계자가 운영진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운영진과의 합의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것. 

진상조사위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문제가 심각해서 문제제기를 한 공익제보자들에게 합의 이야기를 꺼낸 건 문제를 덮으라고 한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굉장히 잘못된 처신"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눔의 집을 둘러싼 의혹은 지난 5월 19일 공익제보자들의 내부고발을 통해 시작됐다. 공익제보자 6명은 나눔의 집의 후원금 유용, 할머니 인권침해 등을 폭로했다. 이들은 나눔의 집 전 사무국장과 소장을 배임 등 혐의로 지난 3월과 5월 각각 경찰에 고발했다. 

나눔의 집 후원금 운용 문제를 놓고 내부 폭로와 고발이 이어지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19일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직접 수사하겠다"라고 발표했다.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고발인과의 면담 일정을 잡았다, 6월 내로 면담 조사를 마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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