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고등학교가 17일 열린 황금사자기 16강전에서 김해고등학교에게 승리의 문턱을 앞두고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짐을 싸야만 했다. 같은 날 열린 경기에서는 부경고등학교가 강원고등학교를 상대로 연장 끝 승리를 가져갔다.

율곡고등학교는 청원고를 상대로 콜드게임 완승을 거두며 창단 두 번째로 전국대회 8강 진출을 이뤘다. 광주진흥고등학교 역시 중앙고등학교를 상대로 4-7의 승리를 거두며 창단 이후 첫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을 노린다. 

17일 경기를 끝으로 8강 진출 학교가 확정되었다. 오랜 역사와 강한 전력을 가진 강릉고와 마산고, 대전고교와 광주진흥고는 물론, 지역에서 강한 부경고, 김해고와 비교적 신생 팀인 율곡고, 경기상업고까지 8강에 진출한 모든 학교가 황금사자기 우승 이력이 없다. '첫 우승에 얼마나 절실한가'가 8강 이후 키포인트인 셈이다.

"승리는 선수의 몫, 패배는 감독의 몫"
 
 17일 황금사자기 16강전 경기에서 승리한 율곡고등학교 선수들.

17일 황금사자기 16강전 경기에서 승리한 율곡고등학교 선수들. ⓒ 박장식

 
배명고등학교는 17일 오전 9시 30분 열린 김해고등학교와의 16강전 경기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배명고는 1회 말 주한울의 2루타와 김현준의 적시타로 한 점을 먼저 달아났다. 그러자 김해고 역시 2회와 3회 1점씩을 얻어내며 역전해 팽팽한 싸움을 이어갔다. 

다시 3회 말 배명고가 배한준과 박인우의 안타와 도루에 힘입어 두 점을 얻어내 2-3으로 역전했다. 그렇게 7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다시 균형을 깬 것은 김해고였다. 8회 초 선두타자 최재영이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를 시도했다. 그 상황 상대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그대로 무사 3루를 만들어냈다.

김해고는 황민서와 박진영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4-3의 재역전을 기록했다. 막판 배명고 역시 9회 말 기회를 잡았다. 배명고 목진혁이 1사 1, 3루 상황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지만, 상대 정종혁 포수가 앞으로 뛰어올라 공을 잡아 홈으로 송구했다. 결국 막판 득점 기회를 놓친 배명고는 그대로 탈락, 김해고가 창단 첫 8강에 진출했다.

율곡고는 청원고를 상대로 콜드 게임 승리를 거뒀다. 2회 상대의 실책과 사사구로 연속 6번의 출루를 기록하며 넉 점을 먼저 달아난 율곡고는 3회에도 청원고로부터 얻어낸 사사구로 2점, 4회 1득점을 얻어냈다. 청원고 역시 3회 한 점을 따라갔지만 역부족이었다.

7회초 율곡고의 김민서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때리며 두 점을 더 달아났다. 결국 7회말 청원고가 더 득점하지 못하면서 콜드게임 요건이 성립되었고, 율곡고는 창단 첫 황금사자기 8강 진출을 콜드게임으로 기록하는 기쁨을 안게 되었다.

율곡고 문용수 감독은 "우리처럼 '외곽'에 있는 팀이 선전하는 모습이 야구발전에 이바지 않나 싶다"며, "2017년도에 봉황대기에서 4강을 올랐는데, 그 꿈을 다시 이루자고 말한 것이 선수들에게 효과를 봤다. 선수들 모두가 '일을 한 번 내 보자'는 분위기더라"고 8강 진출 소감을 말했다.

"아이들에게 '승리는 선수의 몫이고, 패배는 감독의 몫이니 너희들이 열심히 하라'고 이야기한다"는 문 감독은 "기왕 8강까지 온 것, 더 잘해서 4강에 도전하고 결승까지 꼭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 에이스 도재현 선수가 오늘 한 템포 쉬어가서, 다음 게임에 등판할 것"이라고 다음 경기 운영에 대해 답했다. 

'후반 몰아치기' 부경고, '7회의 기적' 광주진흥고
 
 17일 열린 황금사자기 16강전 광주진흥고 vs 중앙고의 경기에서 광주진흥고 이준서 선수가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17일 열린 황금사자기 16강전 광주진흥고 vs 중앙고의 경기에서 광주진흥고 이준서 선수가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 박장식

 
부경고는 강원고를 상대로 승부치기 끝 승리를 거뒀다. 경기 자체는 초반 강원고가 지배했다. 강원고는 1회와 4회 두 점씩을 올리고, 5회에 추가점을 올리는 등 0-5의 스코어로 경기를 앞서 나갔다. 하지만 침묵하던 부경고의 타선이 8회 터졌다. 부경고는 최태영과 서정원의 적시타로 8회 4점을 뽑아내며 강원고를 바짝 쫓았다.

부경고는 9회 정재원의 희생번트로 5-5 동점을 만들며 연장 승부치기에까지 돌입했다. 승부치기에서는 부경고가 다섯 점을 먼저 얻었다. 강원고 역시 승부치기에서 넉 점을 따라갔지만, 상대 투수 이태경이 무사만루 위기서 등판해 두 번의 삼진을 돌려세우며 한 점만을 내주는 호투를 펼쳤다. 결국 부경고가 10-9 스코어로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했다. 

광주진흥고는 중앙고를 상대했다. 1회 말 0-1로 먼저 광주직흥고가 달아났다. 그러자 중앙고가 3회 권민혁의 우전안타, 5회 윤준선의 적시타로 한 점씩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중앙고는 7회에도 득점을 올려 3-1의 스코어를 만들었다. 이대로 경기가 마무리된다면 중앙고의 8강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상황.

그 상황 광주진흥고가 빅 이닝을 만들었다. 광주진흥고는 7회 말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석 점을 가져가며 역전을 이뤘다. 단숨에 석 점을 달아나며 3-4 스코어를 이룬 8회 말에는 김지성, 신명승의 안타에 힙입어 3-7로 달아나기까지 했다. 9회 초 중앙고가 1점을 따라갔지만, 이정재가 남은 아웃카운트를 막으며 진흥고가 승리했다.

오철희 감독은 경기 직후 "부임하고 첫 전국대회 8강에 올라 너무 기쁘다.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투수들 모두가 위기상황마다 잘 해주었다"고 선수들에 공을 돌렸다. 이어 "한 경기 할 때마다 오늘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는데, 생각한대로 잘 풀려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 감독은 "우승을 하고 싶어 고교 감독으로 왔다. 배번도 고교 때 쓰던 배번을 달았을 정도"라며 우승을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전국대회에 와서, 경기장 훈련을 못 하는 일도 처음"이라며, "전력상 어떤 변수가 있을 지 모른다. 남은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제 황금사자의 주인은 여덟 학교로 줄어들었다. 모든 학교가 황금사자기 우승 경험이 없다. 경기상고와 강릉고, 대전고와 마산고가 18일 경기에서 맞붙고, 19일에는 부경고와 김해고가 '영남 매치'를, 율곡고와 광주진흥고가 맞붙는다. 율곡고와 광주진흥고의 경기는 SPOTV에서도 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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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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