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14일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로 팬들을 만났다

방탄소년단은 14일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로 팬들을 만났다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난 14일 오후 6시,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의 눈은 PC와 스마트폰에 집중되었다.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방방콘'은 전 세계의 아미들을 방탄소년단의 방으로 초대한다는 콘셉트의 온라인 콘서트다.

콘서트에서 여러 스테이지를 이동하는 것처럼,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100여분간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새롭게 편곡된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앙팡맨(Anpanman)', '블랙 스완(Black Swan)', '쩔어' 등을 부르며 땀을 흘렸다. 전 세계 107개국의 75만 명의 팬이 유료로 이 공연을 관람했다. 스타디움 공연장의 관객수가 5만 명 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수치다. '방방콘'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온라인 콘서트로 기록되었다. 유료로 진행된 이 공연으로 방탄소년단은 25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4월 중순,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맵 오브 더 서울 투어(MAP OF THE SOUL TOUR)' 공연을 계획 중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공연을 전면 취소해야만 했다. 방방콘에서 방탄소년단의 뷔는 "아직 아미들에게 ON(신보의 타이틀곡)의 무대를 선보이지 못했다"며 깊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길이 막히면, 샛길을 찾는다
 
 오는 7월 온라인상에서 개최될 예정인 EDM 페스티벌 '투모로우랜드 어라운드 더 월드'

오는 7월 온라인상에서 개최될 예정인 EDM 페스티벌 '투모로우랜드 어라운드 더 월드' ⓒ Tomorrowland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이 무산된 여러 가수들이 온라인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다. SM 엔터테인먼트 역시 증강 현실 기술 등을 활용한 온라인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를 통해 팬들을 만났다. 아스트로, (여자)아이들 등 타 아이돌 그룹들도 투어가 취소된 대신, 온라인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콘서트는 다른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일이다.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래퍼 트래비스 스캇은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9분 가량의 콘서트를 열고, 자신의 신곡 '더 스캇(THE SCOTTS)'를 공개했다. 포스트 말론은 Blink 182의 드러머 트래비스 바커와 함께 자신이 좋아하는 너바나의 노래를 부르고 연주했다. 그의 이 모습은 고스란히 유튜브 라이브로 스트리밍되었고, 80만 달러 가량의 수익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EDM 페스티벌 '투모로우랜드' 역시 7월 온라인 페스티벌 '어라운드 더 월드(Around The World)'의 개최 소식을 알렸다. 기존의 공연을 스트리밍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다. 앨런 워커, 데이비드 게타, 올리버 헬덴스, 마틴 개릭스 등 저명한 DJ들이 참여를 확정했다.

온라인 공연은 대중음악만의 일이 아니다. 국립국악원, 성남문화재단, 세종문화회관, 천안예술전당 등도 클래식, 국악 공연, 연극 등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고 있거나, 계획 중에 있다.
 
새롭게 콘서트를 열지 않는 대신, 과거의 콘서트를 오롯이 즐길 수 있도록 선물하는 경우도 있다. 세계 최고의 록밴드 중 하나로 손꼽히는 라디오헤드는 도서관에 있는 자료들을 모아, 'AT HOME #WITHME(나와 함께 집에 머물자)'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공식 유튜브 계정에 게시했다. 2000년 더블린에서 열린 '라이브 프롬 텐트(Live From A Tent)'를 시작으로 2009년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연, 2012년 코첼라 페스티벌, 2016년 도쿄 섬머소닉 페스티벌 공연 등 질높은 라이브 영상들이 팬들에게 공급되었다.
 
온라인 콘서트와 첨단 기술이 오프라인 콘서트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첨단 기술이 일시적인 대안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연장에서 아티스트와 팬이 주고받는 상호 작용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이것이 '공연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예측에는 회의적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인간이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전에 만나보지 못한 비대면과 비접촉의 시대에 살고 있다. 마스크는 2020년의 상징물이 되었으며, 당연하게 누리던 즐거움들이 최소화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을 찾자면,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인간은 즐거움을 찾고자 몰두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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