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포스터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와 픽사가 <코코> 이후 또 다시 만났다. 상실의 아픔을 형제애로 승화시킨 따스한 성장이 감동적이다. 톰 홀랜드와 크리스 프랫의 목소리 연기로 형제의 우애와 가족 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이다.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되면서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안(톰 홀랜드)은 열여섯 생일날 돌아가신 아빠의 마법 지팡이를 선물 받고 아빠를 소환하기에 이른다. 이안은 태어나 얼굴도 보지 못한 아빠를 사진으로만 만나본 상태다. 아빠에 대한 그리움은 날로 커져 아빠의 목소리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매일 들으며 극복하고 있다.

드디어 아빠가 입었던 옷도 꺼내 입을 만큼 자란 이안은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자고 결정했다. 하지만 실수로 아빠를 반쪽만 소환하게 되고, 오늘이 가기 전에 완벽한 아빠를 되찾기 위해 발리(프리스 프랫)와 모험을 떠나게 된다.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스틸컷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속 마법 세계라고 하면 흔히 고대나 다른 세상을 그리지만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익숙한 현대사회에 마법을 접목시켜 신선함을 준다. 익숙한 현대 배경에 유니콘, 트롤, 켄타우로스, 엘프 등을 등장시켜 이색적인 비주얼을 시도했다. 주변에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다양성을 구현했다.

영화는 익히기 어려운 마법 대신 과학을 발전시켜 문명을 이루었고, 자연히 마법은 도태되었다는 설정을 내세운다. 언제부턴가 마법이나 모험은 구시대적 사고거나 조롱거리가 되었다. 그래서 마법을 신봉하는 발리를 주변 사람들은 한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안과 발리는 이 세상에 없는 아빠를 다시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마법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때문에 마법 지팡이를 이용해 형제는 절벽을 건너고, 까마귀 봉우리의 힌트를 따라 관문을 통과하지만 사사건건 부딪히며 여러 번 위기를 맞는다. 그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서로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발리가 자기 목숨처럼 아끼는 애마 귀네비어(자동차)를 희생시키는 모습은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아빠는 곁에 없지만 늘 한 발짝 전진할 수 있게 버팀목이 되어준 형이 있었다.

형제는 정반대의 성격으로 티격태격하지만 아빠를 만나고 싶은 마음 만은 같았다. 시종일관 두 캐릭터는 폭소를 자아내며 긍정의 주문인 피그말리온 효과를 실행한다.

피그말리온 효과란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심리법칙을 말한다. 조각가 피그말리온(Pygmalion)이 자신이 만든 조각상 갈라테이아(Galatea)을 사랑한 데서 유래했다. 진짜 여인보다 더 갈라테이아를 사랑한 피그말리온의 사랑에 감동받아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갈라테이아의 생명을 선물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간절히 원하는 바를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 작용하는 자기 충족적 예언 같은 말로 쓰인다.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스틸컷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아빠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예언)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제목 온워드(0nward)가 전진, 앞으로라는 뜻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판타지 세상에서 판타지(마법)는 사라졌지만 상실의 슬픔을 딛고 잠재력을 이끌어갈 성장을 보여준다. 영화에서뿐만이 아니라 살면서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무엇이 있다면 이루어지는 일을 상상해보면 좋다.

한편, 영화는 감독 댄 스캔론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우리 형제의 유대 관계에서 영감 받아쓰게 된 이야기"라고 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 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인 카세트테이프에는 '헬로'와 '굿바이' 딱 두 마디가 담겨있는 목소리였지만 삶의 지탱할 수 있는 마법이 되어 주었다고 회고했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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