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를 모르는 두산이 선두 NC의 7연승 도전을 막아 세웠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0일 통합창원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11안타를 터트리며 9-1로 승리했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은 두산은 창원 원정 두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NC에 이어 두 번째로 시즌 20승 고지를 밟았다(20승11패).

두산은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7이닝6피안타(1피홈런)4탈삼진1실점 호투로 시즌 6승째를 따내며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고 9회에 등판한 이적생 홍건희도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았다. 타석에서는 오재일이 1회와 9회 멀티 홈런을 터트린 가운데 부상자가 즐비한 내야에서는 이 선수의 활약이 매우 컸다.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포함해 3안타2타점2득점을 기록한 두산 내야의 '조용한 리더' 김재호가 그 주인공이다.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 경기, 5회초 2사후 두산 김재호가 좌월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다.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 경기, 5회초 2사후 두산 김재호가 좌월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투타 겸비한 리그 최강의 내야진, 부상 변수로 흔들

작년 시즌 두산이 통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탄탄한 수비에 있었다. 두산은 작년 수비율(.985)과 최소실책(83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편안하게 공을 던질 수 있게 큰 도움을 줬다. 특히 오재일과 오재원(최주환), 허경민, 김재호로 이어지는 두산의 내야진은 공격에서는 다소 기복을 보였어도 수비에서는 물샐 틈 없는 활약으로 두산의 내야를 든든하게 지켰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공수를 겸비한 탄탄한 내야는 두산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다. 특히 두산은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이 올 시즌이 끝나면 생애 처음으로 FA자격을 얻게 되고 김재호 역시 올 시즌 종료 후 두산과 맺었던 4년 50억 계약이 종료된다. 작년 타율 .164 3홈런18타점으로 부진했던 오재원도 두산과 3년 총액 19억 원에 FA계약을 맺으면서 작년의 부진을 떨치고 명예회복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다.

두산 내야진의 간절함은 성적으로 연결됐다. 오재일이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 속에서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작년을 능가하는 최고의 활약을 예고했고 허경민도 하위타선에서 또 한 명의 1번타자 같은 역할을 했다. 1루수와 2루수, 3루수를 거치며 요소요소에 빈자리를 메워준 최주환과 시즌 개막 27경기 만에 4개의 홈런을 터트린 오재원의 장타력 향상도 두산 팬들을 기쁘게 하기 충분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두 번째 FA자격을 얻게 되는 김재호도 언제나 처럼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김재호는 백업멤버 류지혁(KIA타이거즈)이 유격수 수비에서 다소 흔들렸음에도 정확한 타격과 뛰어난 결정력으로 상·하위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16년 두산의 통합우승 당시 주장을 맡았던 김재호는 열정적인 스타일의 오재원과는 또 다른 성격의 조용한 리더십으로 후배들에게 신뢰가 매우 두터운 베테랑이다.

그렇게 철옹성 같았던 두산의 내야진은 지난 3일 kt 위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경기를 앞두고 연습을 하던 도중 허경민이 손가락을 다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고 5일 KIA전에서는 주장 오재원이 주루플레이를 하다가 햄스트링을 다치며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이다. 시즌 개막 후 30경기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두산은 순식간에 주전 내야수 2명을 잃게 됐다.

오재원-허경민-류지혁 없는 내야, 김재호가 폭발했다

다행히 허경민과 오재원은 부상 정도가 크지 않아 결장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두산에는 내야의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최주환과 류지혁이 있기 때문에 주전들의 공백은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거라 전망됐다. 실제로 두산은 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류지혁의 좋은 활약 속에 시즌 첫 스윕을 달성하며 '잇몸의 힘'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은 7일 KIA전이 끝난 후 내야수 류지혁과 우완 홍건희를 맞바꾸는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아무리 이용찬의 부상과 불펜의 부진으로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투수가 필요하다고 해도 주전 내야수들이 줄부상을 당한 시점에서 타율 4할대의 맹타를 치고 있던 류지혁을 트레이드한 것은 대단한 모험이었다. 트레이드 직후 두산 팬들의 비난이 이어진 것은 사실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9일 NC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8-12패)에서 강릉고 출신의 3년 차 내야수 권민석을 9번3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권민석은 3루와 유격수를 오가며 4회 희생플라이로 프로 데뷔 첫 타점을 기록했지만 허경민이나 류지혁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무게감이 떨어진 게 사실이었다. 두산은 10일 경기에서도 권민석을 주전 3루수로 출전시켰지만 결과(9-1 승)는 전혀 달랐다. 하위타선에서 김재호의 방망이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2회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난 김재호는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NC선발 드류 루친스키의 6구째를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넘기는 시즌 마수걸이 솔로 홈런을 날렸다.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중전안타로 출루해 호세 페르난데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은 김재호는 8회에는 최주환을 불러 들이는 적시타를 때려내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올 시즌 .363의 시즌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김재호는 득점권 타율이 무려 .435에 달한다.

김태형 감독은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 3연전을 앞두고 허경민과 오재원을 대전으로 불러 몸 상태를 체크할 예정이다. 물론 당장 실전 경기에 투입되기는 힘들지 몰라도 두 선수의 복귀가 가까워 졌다는 사실 만으로도 두산 팬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투타를 겸비한 두산의 강력한 내야진이 다시 완전체를 이룰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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