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는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챔피언을 다시 한 번 노리고 있다. 4일 경기까지 두산은 시즌 26경기에서 16승 10패(승률 0.615)를 기록하고 있다.

선두 NC 다이노스(20승 6패 0.769)와는 4경기 차, 2위 LG 트윈스(17승 9패 0.654)와는 3경기 차이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공동 4위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15승 12패 0.556)가 1경기 반 차이로 두산을 바짝 쫓고 있어 숨막히는 상위권 경쟁이 진행 중이다.

공교롭게 5일부터 시작되는 주말 3연전에서 두산과 KIA가 만난다. 현충일 경기는 지상파 중계가 편성되어 있기 때문에 낮 경기로 치러진다. 비록 홈 경기장인 잠실에서 치르는 3연전이지만 경기 시간대가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도 중요한 상황이다.

최근 투수들의 부진, 날벼락 같은 이용찬의 부상 소식

그런데 두산은 최근 구원투수들이 난조에 빠지면서 좀처럼 최상위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타선들이 크게 터지는 날이 많아서 승률이 높지만, 두산은 올 시즌 26경기 중 6점 이상 실점한 경기가 15경기나 된다. 두 자릿수 실점 경기도 6경기나 되는데, 시즌 초반에는 두 자릿수 실점으로만 스윕패를 당한 적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 투수진에 악재가 터졌다.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던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 것이다. 며칠 쉬면서 주사 치료를 받고 돌아올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수술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왔다. 이용찬은 3일 kt와의 경기에서 5이닝 4실점 패전투수가 된 것이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이 되고 말았다.

올 시즌 5경기 선발 등판에서 1승 3패 평균 자책점 8.44를 기록한 이용찬은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고 검진을 받았다. 그리고 오른팔의 팔꿈치 인대 파열로 인해 재건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기로 결정하면서 올 시즌을 그대로 마감하게 됐다.

이용찬은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몸 상태가 불안했다. 예년에 비해 빠른 공의 구속이 크게 떨어지면서 시속 130km 대 후반에 머물렀던 것이다. 팔꿈치가 아팠으니 공에 모든 힘을 실어 던질 수 없었고, 5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 1경기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정확한 수술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용찬은 과거에도 오른팔의 팔꿈치 뼛조각이 고질적으로 그를 괴롭혔던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수술 준비에 있어 추가 정밀 검진이 필요한데, 이에 따라 수술 일정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찬은 2013년 봄에 열린 제 3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 엔트리에 선발되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팔꿈치 뼈가 웃자라는 바람에 뼈를 깎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 때문에 WBC에 참가하지 못했다. 다행히 2013년에는 9월에 재활 차원에서 조금 등판한 뒤 포스트 시즌에는 출전하지 않고 시즌을 마감했다.

이용찬은 2014년 시즌을 마친 뒤 상무 피닉스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2016년 9월에 복귀했다. 이후 한국 시리즈에도 출전했는데, 당시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은퇴)와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과 유희관 4명의 선발투수를 제외하면 이용찬과 이현승 2명의 투수만 등판했을 정도로 투수력이 강했다.

2016년 한국 시리즈에서 세이브를 포함하여 호투했던 이용찬은 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에 돌아다니는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로 인해 이용찬은 2017년 제 4회 WBC에 출전할 기회를 또 놓치고 말았다.

그래도 이용찬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참가했다. 아시안 게임에서는 2경기 4.2이닝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1.93으로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2019년에는 시즌을 마친 뒤 프리미어 12에 참가하여 3경기 4.1이닝 평균 자책점 6.23을 기록했다.

이용찬은 두 번의 국가대표 등록일수를 채우면서 FA 자격도 충족한 상태다. 비록 2019년 시즌이 종료된 직후 FA 자격선수 공시 시점에는 서비스 타임이 며칠 모자라서 FA 신청을 할 수 없었지만, 프리미어 12 참가를 통해 모자란 서비스 타임을 채웠기 때문에 2020년 시즌 등록일수와 관계 없이 FA 자격을 신청할 수 있다.

예비 FA 시즌이었던 만큼 이용찬은 올 시즌에 대한 각오가 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준비 루틴이 바뀌었고, 이러한 변동된 일정이 팔꿈치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하마터면 도쿄 올림픽 출전이 팔꿈치 때문에 또 무산될 뻔했으나, 올림픽이 일단 1년 미뤄진 상태라 부상 회복 후 내년에 다시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선발투수 이용찬의 이탈, 대체 선발은 아직 미정

이용찬의 선발 로테이션 이탈이 확정되면서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일단 이번 주말 KIA와의 3연전은 이영하(우), 크리스 플렉센(우), 유희관(좌)이 예정대로 등판한다. KIA는 이민우(우), 드류 가뇽(우) 그리고 사이드암 임기영(우)이 순서대로 등판한다.

문제는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창원 원정 3연전 일정이다. 원래 순서대로라면 이용찬(우), 알칸타라(우), 이영하(우) 순서이고 올 시즌 1위를 달리는 NC와의 3연전이다. 두산의 순위를 추격하는 KIA와 선두 NC를 연이어서 만나야 하는 시점에 이영하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일단 선발 로테이션에 대체로 들어갈 수 있는 선발투수 자원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9일 경기를 포함하여 이영하가 나설 예정이었던 최소 두 차례의 경기는 퓨처스리그에 있는 임시 선발투수 자원으로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스프링 캠프 과정에서 선발 경쟁을 했던 자원들 중에서 로테이션 투입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찬과 함께 3루수 허경민도 1군 엔트리에서 함께 빠졌다. 허경민은 오른손 새끼손가락 미세 골절로 인해 전력을 이탈하게 되면서 4일 경기는 최주환이 3루수로 대신 출전했다. 이용찬의 빈 자리를 채워줄 수도 있는 자원인 투수 최원준도 손가락 통증으로 인해 선발 투입까지는 힘든 상황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새로운 고정 선발투수 자원을 결정할 때까지 나머지 4명의 선발이 최대한 버텨야 한다는 점이다. 이용찬의 공백이 있는 경기에서 당분간은 불펜 자원이 많이 소모될 수도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퓨처스 자원들 중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후보들을 찾아면 김민규, 전형근, 지윤 등이 대기하고 있다. 지윤은 2017 드래프트 2차 지명 3라운드 30순위 지명으로 올 시즌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 1승 2패 평균 자책점 3.13으로 좋은 편이다.

김민규는 2019 드래프트 2차 지명 3라운드 30순위 지명을 받았고, 퓨처스리그 3경기 1승 평균 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김민규의 경우는 지난 해 1군 경기에서 부진한 적이 있지만 경험 차원의 등판이었고, 올해 시즌 전 연습경기에서 경험을 쌓기도 했다.

전형근은 2019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9라운드 89순위 지명을 받았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5경기 2패 평균 자책점 5.75를 기록하고 있다. 일단 현재 기량에서는 김민규나 지윤 등이 우선적으로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테랑 왼손투수 장원준은 이들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장원준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2019년에는 퓨처스리그 선발과 1군 불펜을 오가다가 결국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2020년에는 스프링 캠프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일단 올 시즌에도 등판 기록이 없어 사실상 관심 밖의 선수로 분류될 정도로 몸 상태를 장담할 수 없다.

어쩌면 이번 이용찬의 부상은 두산에게 있어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대체 선수 자원이 충분한지에 대한 여부를 알 수 있는 시기가 될 수 있다. 순위 경쟁에 있어 중요한 시점에 이용찬의 이탈을 맞이한 두산이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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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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