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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 없는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며 일터에서도 근로시간단축, 재택근무, 회사 폐쇄, 무급휴직 등의 위험이 감지된다. 그 중 '돌봄'에 특별히 더 호출받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은 안녕한지 안부를 묻고 싶다. 서울여성노동자회는 1995년 평등의전화 상담실을 개소하여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상담사례집을 발간하는 등 여성 노동자 현실을 알리고 있다. 2019년 상담실에서 진행된 상담을 통하여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살펴보고자 하며 세 차례에 걸쳐 오마이뉴스에 기고한다. [편집자말]
2019년 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고용평등상담실에서 진행한 상담 중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은 63.5%로, 상담 유형 중 가장 많다.

그림 1. 상담유형
 
2019년 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상담사례집 발췌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은 전체의 63.5%로, 상담유형 중 가장 많다.
▲ 2019년 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상담사례집 발췌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은 전체의 63.5%로, 상담유형 중 가장 많다.
ⓒ 서울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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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신고해도...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회사 내 인식이 부족하거나 처리가 미비하여 불이익이 발생하는 사례가 다수이다. 회사에 성희롱 신고를 하였으나 '사과 받고 넘어가자'고 하거나, 신고 후 빠르게 처리가 되지 않고 가해자와 분리도 되지 않아 가해자로부터 업무 보복을 당하기도 한다. 성희롱 신고 후 진행 상황에 대해 안내를 받지 못하기도 한다.

직장 내 성희롱 신고를 받거나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이 되면 지체 없이 조사를 해야 한다.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되면 지체 없이 성희롱 행위자(가해자)에 대하여 징계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징계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입은 노동자의 의견을 듣도록 되어 있다.

또한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조사기간 동안 피해노동자(피해를 입은 노동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노동자)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피해노동자 등에 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등의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러나 회사에 내 이와 같은 지침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 피해 노동자는 이중 삼중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회사에 고충 신고를 했는데 회사에서는 행위자와 그냥 화해하라고 했다. 성희롱 신고 후 진행 상황이나 결과를 전혀 듣지 못했다. 성희롱이 확인되었는지, 징계가 되었는지 등을 신고한 노동자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것 아닌지?"

"성희롱 사실이 확인되어 징계를 받았다는 가해자가 요직으로 발령받다 
가해자와 분리조치 하겠다더니 같은 사무실에서 책상 위치만 바뀌었다 
고용노동부에 진정하여 성희롱 사실이 확인되었고 징계하라는 시정지시가 내려왔지만 회사는 징계를 차일피일 미루고, 이에 행위자는 자신을 잘못한 게 없다며 기세가 등등한데..."
 
2차 피해 및 불이익

직장 내 성희롱 피해 후 불리한 처우 경험 여부를 묻자 불리한 처우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이 49.1%에 달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에 관한 법률」 중 '사업주가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불리한 처우를 금지'한 조항에 근거해 마련된 7가지 금지항목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경험을 살펴본 결과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았다. 답변은 해당 사항이 있는 경우 중복 답변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림 2. 불이익 세부 내용
 
2019 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사례집 발췌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마련된 불이익조치 금지항목 7가지에 대한 피해자의 경험을 물었다.
▲ 2019 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사례집 발췌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마련된 불이익조치 금지항목 7가지에 대한 피해자의 경험을 물었다.
ⓒ 서울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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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등 정신적, 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를 하거나 그 행위의 발생을 방치하는 행위'가 39.7%로 가장 많았고, '파면, 해임, 해고, 그밖에 신분 상실에 해당하는 불이익 조치'가 23.4%였다.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그밖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 조치'가 7.6%, '징계, 정직, 감봉, 승진 제한 등 부당한 인사 조치'가 1.1%였다. '그 밖에 신고를 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가 있었다는 답변도 28.3%였다.

직장 내 성희롱 행위자는 사업주이거나 상사인 경우가 많다. 사업주나 상사의 성희롱을 회사에 신고한 후 성희롱 확인 등의 처리기간 중에 행위자인 상사로부터 업무 배제를 당한다는 사례가 많았다. 또는 상사 등과 문제가 발생하니 동료들로부터도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특히 성희롱 신고 후 해고되었다가 복직하였는데 업무를 주지 않는 등의 괴롭힘이 발생하였다는 사례도 있었다.
 
"상사의 성희롱에 문제제기 한 이후 더 이상 성희롱 언행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동료 모임에서 빠져야 했고, 회의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 고충 신고 후 가해자인 상사는 나에게 사과했지만 뒤에서는 남성 동료들에게 소문을 내고 나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하고 다니는데…."

"상사들의 직장 내 성희롱을 회사에 신고한 후 해고되었다. 노동위원회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통해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했다. 그런데 복직 후 업무배치도 되지 않았고 괴롭힘이 심하다."

대응 하고 싶다, 피해자로 남지 않겠다

본회 상담실을 찾은 많은 내담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다. 당연하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모른다. 회사에 소문이 날까봐, 다른 사람이 알게 될까 봐 조용히 해결하고 싶다는 경우도 있다. 알려지면 회사에서 계속 일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 다른 사람이 알게 되거나 사건을 되새겨야할 때의 고통, 가해자가 행위를 인정하지 않거나 오히려 발뺌하지 않을까 하는 등의 걱정이 된다.

위의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듯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노동자는 직장 내 성희롱 행위자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받는 것뿐만 아니라 동료, 회사에서도 피해를 받는다. 때로는 고용노동부나 경찰서에서 피해를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더 나은 해결 방법을 찾아 대응하고자 상담을 하는 내담자들이 있었고, 점점 대응 의지를 가지고 상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해자에게 사과 받고 싶다거나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고 싶다는 사례가 늘었다. 회사에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충 신고를 하려고 하거나, 신고 후 대응 방법을 문의하는 사례도 늘었다. 형사처벌이나 피해 보상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성희롱이 맞나' 또는 '고통스러운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이 많은 편인데 요즈음은 '사과 받고 싶다', '어떻게 대응할 수 있나'를 묻는 빈도도 높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성희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성희롱 가해자가 잘못했다는 것 또한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참고 기사: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로만 남지 않기 위해 싸운다)

여전히 성희롱 피해자에게 침묵을 요구하고, 피해자 탓을 하기도 하나 평등의전화 활동가로 상담을 해온 바, 시대가 변한 것을 분명히 느끼고 있다.

피해자들의 오랜 싸움으로 우리 사회는 이제 '성인지 감수성'과 '피해자 관점'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노동자는 직장 내 성희롱이 '권력'에 의한 폭력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성희롱 피해가 '내 탓이 아니다'라는 것 또한 알았다. 그래서 그동안 겪어온 성희롱의 피해에 분노하고 폭발한다.

더 이상 직장 내 성희롱을 그저 '장난'이라거나 '친해지려고' 혹은 '좋아서'한 행동이라 성희롱 가해자를 두둔하지 말자. 성희롱이 발생하기 쉬운 회사 문화는 곧 성희롱의 발생으로, 성희롱의 폭로로, 좋은 노동자의 이탈로, 회사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진다.

직장 내 성희롱을 근절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회사에서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하는 경우 가해자에게 두 번의 기회는 없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명확한 확인 절차와 모두가 수긍하고 재발 방지가 가능한 징계를 하는 것이 두 번 세 번의 성희롱 발생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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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는 성평등한 직장 문화가 확산과 안착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성평등문화 확산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여기에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녹여내기 위해 설문을 하고 있다.

WANTED _ 일상의 '차별'로부터 나를 지켜준(줄) 한마디를 찾습니다!
→ 
https://bit.ly/2Xe0I1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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