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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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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때가 되면, 그리고 제가 준비돼 있으면, 그때 (저를) 부를 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코로나19 정국을 거치면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2위로 올라섰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국민이 (저를) 중요한 국가적 자원으로 생각해 주신다는 게 송구스러울 정도로 감사하다"면서 "그 원인은 저로서도 평가하기 어렵지만, '맡긴 일을 잘하는구나'가 제일 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특히 "국민이 때가 되면, 그리고 제가 준비돼 있으면 그때 (저를) 부를 것"이라며 "지금은 열심히 제 일을 하고, (국민이) 부르면, 부르는 데 응하는 게 제일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지사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된 건 광주 5.18민주화운동이고, 구체적 진로 결정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향과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기득권의 횡포를 교정해 나가는 것이 소위 '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이라며 "정치는 억강부약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걸 통해서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세상이 대동세상이고, 노 전 대통령은 그걸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억강부약(抑强扶弱,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줌)은 이 지사의 핵심적인 도정 운영 철학이다.

이재명 지사와 인터뷰는 지난달 28일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약 1시간 20분 동안 오마이TV 생중계로 진행됐다. 다음은 이 지사와 인터뷰 중 정치 철학과 관련한 부분 일문일답 요지다.

"큰 도둑은 나쁘고, 작은 도둑은 덜 나쁜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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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에서 학생운동은 안 했다. 사법고시 합격 후 노동인권 변호사로 나선 배경은 무엇인가?
"제일 크게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된 건 광주 5.18민주화운동이다. (가정형편 때문에 중·고등학교 대신) 공장 다닐 때까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다. TV에 (광주에서) 폭도들이 난동을 일으켰다는 거다. 제 입으로도 비난하고 그랬다. 대학에 가서 내가 겪은 개인적 고통, 우리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 세상 사람들이 대다수 겪고 있는 어려움이라는 것이 본인의 무능함이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결국은 소수 강자의 기득권 횡포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가장 처참한 형태가 광주 민주화운동 대학살이었다.

구체적 진로 결정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향과 도움을 받았다. 사법연수원 시절 '군사정권의 감투를 받아서 복무할 수 있느냐, 발령받지 말자'는 결의를 했다. 그런데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27살에 개업해서 무슨 수로 먹고 사느냐, 1년이라도 판사 하다가 나갈까' 고민했다. 사실 한번 (판사로) 들어가면 못 나온다. 기득권이 '탁!' (주어졌는데), (뿌리치고) 나올 수 있겠나? 따뜻한 방에서 엄동설한에 맨몸으로 나오고 싶겠나? 정말 고민 많았는데, 그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셨다. 제일 중요한 게 변호사는 굶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 변호사는 굶지 않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도 변호사 하면서 처음에 힘들었지 않나. 그런데 해보니까 뭐든지 변호사는 길이 있더라는 것이다. '오, 그렇구나, 그래 뭐 길이 있대, 그것도 의미 있는 길이래'라고 생각하게 됐다. 의미도 있고 먹고 사는 것도 해결되는 길이라는 걸 그분 보고 안 거다. 그래서 27살에 과감하게 개업해서 노동인권 변호사로 나서게 됐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는 기득권과의 싸움이었다. 이 지사도 지금 하는 일들이 기득권과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인간은 원래 힘세면 남 누르고 싶고, 일 안 하고 남의 것 뺏고 싶고…. 윤리·도덕적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거다. 그것을 적절히 통제하고 함께 살자는 게 소위 인간 공동체다. 거기서 문화와 도덕이라는 것, 상식과 원칙이라는 것도 생기고, '이것은 반드시 강제로 해야 해' 이런 게 법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잘 안 지킨다. 법, 상식, 도덕, 원칙, 이런 거 안 지키면 이익이 생기는 측면이 있다. 힘이 셀수록 그걸 할 수 있고, 막기도 어려워진다. 그걸 기득권의 횡포라고 하지 않나. 그건 정치, 경제, 사법, 행정, 모든 영역에 있다. 그걸 교정해 나가는 것이 소위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한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이다.

정치는 억강부약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걸 통해서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세상은 대동세상이다. 모두가 함께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공동체다. 그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표현했다. 사욕에 찌든 특정한 소수들 빼고, 정치인이 가야 할 길은 모두가 같다. 정치하겠다는 사람은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부당하게 많은 사람한테 피해를 끼치는,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는 사람을 제어해야 한다. 그러니까 저는 당연히 정치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거다."

- 그런 정치인들은 늘 안티가 많은데.
"그걸 감수해야 한다. 아침에 첫길 가면 당연히 이슬에 젖고, 가시덩굴에 찢기고 하는 거다. 싫으면 하지 말아야지. 남들 간 다음에 뒤에 따라가면 그런 일 없지 않나."

- 처음에 계곡·하천 정비한다고 할 때 왜 도지사가 그 문제에 발 벗고 나설까, 궁금했다. 이 문제를 공정의 가치로 본 것 같은데.
"그래서 저는 보수주의자에 가깝다. 우리가 합의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 그게 공정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힘센 사람도 지켜야 하지만, 약자도 지켜야 한다. 큰 도둑은 나쁘고, 작은 도둑은 덜 나쁜가? 똑같다. 힘센 기득권자들의 횡포를 제압하려면 우리의 근거가 되는 힘없는 서민들조차도 스스로 잘 지켜야 한다.

제가 하는 정책들은 대체로 제 삶 속에서 나온다. 예를 들면 무상교복, 제가 교복을 못 입어봐서…. 무상급식, 제가 진짜 많이 굶어봐서…. 기본소득, 국가에서 뭘 좀 줬으면 하는 그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 경기도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도, 어려서 좋은 과일을 못 먹었기 때문이라고.
"(어린 시절) 썩은 과일만 먹으면서 신선한 과일 좀 먹었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었다. 그런 생각처럼, 전 계곡을 참 좋아하는데, 계곡 가면 (상인들이) 다 점거해서 어디 앉아서 잠시 생각에 잠길 공간조차 없는 거다. 많이 돌아다녀 봤는데, 돈도 아깝지만, 그 부당함을 못 견디겠더라. 결국, 벼르고 있었는데, 찬스(기회)가 왔다. 제가 (경기도지사) 취임한 해 여름부터 구상했다, 이거(계곡·하천)는 정리해야겠다고.

그해 가을부터 실태 조사하다가 각 시군에 지시해서 다 철거하기 시작했다. 지금 거의 다 됐다. 정치란 일상 속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는 것이고, 정책이란 국민의 삶에서 나오는 것이다. 일상적 국민의 삶 속에서 국민의 뜻과 의지가 뭐냐를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페이스북 댓글도 다 보고, 쪽지 오는 것도 다 읽어보고, 가끔 제 의견을 달기도 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지금은 앞다리 정도 잡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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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지사가 되면 해야겠다고 생각한 여러 가지 계획이 있는 것 같다. 좀 더 큰 정치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전에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머리를 잡기는 어렵지만, 꼬리를 잡는 건 쉽고, 꼬리를 잡고도 할 수 있는 게 많다. 머리를 잡으면 제일 좋지. 효율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짧은 인생이고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되어있으니까, 좀 더 큰 효율적인 쟁기로, 콤바인 같은 것으로 농사짓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쟁기 수준으로도 만족하고, 호미보다는 나으니까, 열심히 하고 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인구 1/4을 담당하는 경제력 등의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중심 중에서도 중심이다. 여기서도 할 일은 정말로 많고, 경기도정을 잘하는 데서 생기는 전국적 파급효과도 크다. 어쩌면 인류 경제 활동영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 기본소득, 지역화폐 (정책), 이런 일들이 의미 있고 만족스럽다. 지금은 꼬리가 아니고, 앞다리 정도는 잡았다. 그것만 해도 과분하다."

- 코로나19 정국을 넘어오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해 차기 대선후보 2위까지 올랐다.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 중에 십몇 퍼센트가 (저를) 중요한 국가적 자원으로 생각해 주신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 송구스러울 정도로 감사한데, 그 원인은 저로서도 평가하기 어렵지만, '맡긴 일을 잘하는구나'가 제일 크지 않을까 싶다. 저는 일할 수 없다면 정치하지 않는다. 국회의원이든 시의원이든, 감시, 견제 쪽은 좀 관심이 적다.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저는 집행 쪽을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

거기에 더해서 권한이라는 게 중요하지 않나? 설득해서 되면 좋은데 설득해서 안 되면 강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조폭 아니면 정치인밖에 못 한다. 법에 근거해서 할 수 있는 수단을 얻는 게 중요한 거다. 그 수단을 잘 쓰고 있다. 국민이 때가 되면, 그리고 제가 준비돼 있으면 그때 (저를) 부를 거다. 제가 준비되어있지 않고 필요하지 않으면 안 부를 거다.

전에는 부르기 전에 제가 '저요, 저요' 했다.(웃음) 처음에는 (국민의 평가가) 좀 괜찮았는데, 나중에는 '아, 저거 되지도 않는 일에 자꾸 나와서 방해하네', 이렇게 생각한 것 같다. 지금은 열심히 제 일을 하고, (국민이) 부르면, 부르는 데 응하는 게 제일 좋겠다고 생각한다."

"줄어든 악성 기득권의 횡포...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성과"

- 국민의 부름을 받으려면 준비를 해야 할 텐데.
"저는 국민을 진짜 믿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그 얘기 많이 했다. (국민은) 1억 개의 귀, 1억 개의 눈, 5천만 개의 입을 가진 집단 지성체다. 누군가는 이 집단 지성체를 지도한다며 자기가 무슨 정치 지도자라고 하는데, 저는 그 표현 정말 싫어한다. 열심히 (국민을) 팔로우 하기도 바쁘다. 얼마나 가까이 갈 수 있느냐가 역량이다. 그래서 지도하는 게 아니고 최대한 잘하면 동행, 아니면 열심히 추종이라도 잘해야 한다.

국민은 주인이고, 우리는 머슴이다. 머슴에게 역할을 준 거 아닌가. 넌 판사 해. 넌 농사 지어. 넌 고기 잡고, 넌 전체 관리해. 마름이라는 것도 있는 거다.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일은 안 하면서 '저 마름 시켜주세요'하고, 아양이나 떨고, 얼굴이나 팔고, '제가 주인하고 동창이고, 고향 후배인데요' 이런 거 있지 않나. 거기에 넘어갈 정도로 국민은 어리석지 않다.

제자리에서 일 잘하고, 다른 일 시켜도 잘할 것 같으면… 때가 되면 그 일을 시킨다. 그런데 일은 안 하고 자꾸 얼굴이나 내비치면서 자리나 노리는 머슴을 주인이 쓰겠나. 저는 그런 생각 때문에, 그냥 (국민이) 부를 때까지 시킨 일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한다."

-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하고 싶지만, 기득권을 넘기 힘들어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
"머슴이 엄청나게 많은데 주인의 눈을 가리고 '저놈은 맨날 부부싸움이나 하고, 마누라 때리고, 세수도 안 하고, 일도 쇼만 하고, 게으르고, 남들 하는 거 가로채기만 해요'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그 머슴은 인정받기) 어렵다. 그것(주인 눈 가리는 일)을 할 수 있는 존재들이 언론, 검찰이다. 우리 형님이 정신이 없는 증거를 숨겨가면서 '멀쩡한 사람을 이놈이 강제로 입원시켰다'고 (저를) 기소했다. 그리고 게으른 사람들이 (저를) 싫어한다. 일 열심히 하는 사람 옆에 있으면 일 안 한 게 표시가 나거든. '이놈이 없었으면 좋겠어'하는 머슴들이 있다. 그런 게 너무 강하다.

그런데 제가 경기도지사가 돼서 하는 일들이 언론에 잘 알려지지 않고, (기득권) 권력으로부터 엄청나게 당하지만, 그런데도 국민이 일부 (저를) 인정해 주는 것을 보면 방해꾼들이 힘을 많이 잃은 것 같다. 일 안 하면서 주인 눈만 가리고, 선물 주면서 호감만 사고, 가끔은 가짜 선물 주면서 허위 공약하고…. 이런 우리 사회의 악성 기득권의 횡포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어쩌면 우리 문재인 정부의 성과 중에 일부일 수 있다. 소위 적폐청산, 이런 것도 그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젠 희망을 좀 가져 봐도 될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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