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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만 열심히 하면 잘 살 수 있었던 시대가 있었다. 은행 이자가 10%가 훌쩍 넘던 시절 말이다. 30~40년 전 이야기다. 이젠 은행에 돈을 예치하면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이율은 초저금리 시대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보관료를 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이유다. 부동산은 목돈이 필요하다.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다수의 서류도 준비해야 한다. 절차가 복잡하다. 그러나 주식은 목돈이 필요없다. 적은 금액으로 주식을 구입하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그런데 내가 사기만 하면 그 주식은 곤두박질 치기 일쑤다. 왜일까? 묻지마 투자이기 때문이다. 복불복 투자를 하는 것은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고 한다. 어렵다고 알려진 주식공부, 최대한 덜하고 현명하게 투자할 방법은 없을까?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 앞표지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 앞표지
ⓒ 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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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이라는 저서가 있다. 미국에서 고담캐피탈이라는 자산운용사를 경영하고 있는 조엘 그린블라트라는 주식투자자가 지은 책이다. 그는 1985년부터 2005년까지 20년간 연평균 40%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한다. 1985년 1억을 투자했다면, 복리로 계산했을 때 2005년 현재 그 1억은 얼마가 되어 있을까?

주식투자란?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다시 말하면 기업을 잘게 쪼개놓은 작은 조각들의 일부를 사는 것이다. 어쨌든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경영이나 관리에 개입할 수 없지만 기업의 일부를 인수해서 수익을 내기를 바라는 행위가 바로 주식 매수다.

다시 말해 소유권 지분(ownership share)이 곧 주식지분인데, 이것을 사고 파는 행위를 하는 곳이 주식시장이라는 말이다. 기업의 이윤획득 행위를 자세히 관찰하고 괜찮은 회사에 투자하는, 주식투자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가격과 가치 사이의 불균형을 간파(p.19)"해야 한다.
 

그린블란트가 주장하는 투자방식은 가치투자다. 변동폭이 극심한 가격에 현혹되지 말고 가치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말은 쉽다. 그러나 그는 말에 그치지 않고 그 자신이 20년 자산운용을 해본 경험을 통해 획기적인 공식을 발명했다. 이른바 마법공식(magic formula)이 그것이다.

저자의 주장은 이렇다. 개인의 능력범위(the circle of competence)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을 투자하면서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얼마나 투입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먼저 짚고 넘어가자는 거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꿰뚫고 있어야 하고 어디에 어떻게 얼마를 투자하는지 수시로 공시를 확인해야 하며,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외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면 주식투자라는 것이 일반인들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저자, 조엘 그린블라트가 개발한 마법공식이 필요한 이유다.

마법공식

저자는 마치 수학공식을 외듯 공식을 숙지해서 투자대상 주식들을 공식에 대입해 일정량의 주식을 매입해 장기간(최소 3년 이상) 지켜보는 투자를 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획기적이지 않은가?

저자는 책에서 미스터 마켓(Mr. Market)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주식시장을 일컫는 말이다. 주식시장이 감정의 동물인 사람처럼 기분파이기 때문에 사용한 용어다. 실제 기업이 내고 있는 실적을 주식시장이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않고 때로는 왜곡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스터 마켓은 기분파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법공식은 무엇인가? 살펴보자. 일단 마법공식의 지표는 가치가중방식(value weighted index)이다.
 
저자는 마법공식이 "평균이상의 기업을 평균이하의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방법(p.23)"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식시장에 공개된 기업들을 자본수익률(ROC, Return On Capital)과 주식 가격의 매력도(이익수익률, Earning Yield 또는 주가수익률, PER-Price Earning Ratio-), 이 두 가지 지표를 이용해 순위를 매기는 것이 공식의 전부다. 순위가 높을수록 우량기업이다.

일단 주식의 자본수익률을 기준으로 상장된 기업들의 순위를 정한다. 그리고 이익수익률(주식 한주가 내는 이익률-PER-)을 기준으로 기업의 순위를 매긴다. 그래서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의 순위를 단순히 더해서 다시 순위를 매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 A의 자본수익률 순위가 10등이고 이익수익률 순위가 15등이면 최종 순위는 두개의 순위를 단순히 더해서 25등으로 되는 것이다. 쉽지 않은가? 이렇게 순위를 매겼다면 상위 20개에서 30개 주식을 차례대로 몇 개월에 걸쳐서 매입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좋은 회사(높은 자본 수익률을 가진 회사)를 염가(높은 이익수익률을 주는 가격)에 사는 방법(p.128)"이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눈 딱 감고 3년만 참아라

저자 그린블라트는 자신이 개발한 마법공식으로 순위를 매긴 기업들의 주식을 20개에서 30개 정도를 1년에 걸쳐서 꾸준히 사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이렇게 공개된 전략이 효과를 거둘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단 말인가?

마법공식의 성과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검토해보니 마법공식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훌륭하지 않은가? 사실 평균적으로 1년에 5개월은 마법공식을 통한 포트폴리오가 전반적인 시장보다 못하다. 아니 몇 개월이 뭔가? 많은 경우 마법공식은 1년 또는 그 이상으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단기간에 승부를 보기 위해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마법공식이라 하더라도 마법공식의 탄생배경을 이해했다면, 그래서 투자를 결심했다면 3년 동안은 찾지 않아도 될 최소한의 여유자금을 투자해보라는 것이다. 최소한 3년 이상!

"이 책에서 제시하는 원칙들은 단순하고 보편적이다. 그 원칙들은 미국에서 효과가 있었던 만큼 한국에서도 효력을 발휘할 것이고, 이는 사실 자유경제 주식시장을 보유한 나라라면 어디에서든 마찬가지이다.(p.50)"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 말이다. 그의 마법공식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도 사용될만 하다는 것이다.

"조엘 그린블라트가 만일 1985년도에 1억원을 투자했다면 복리로 836배, 즉 836억원의 수익을 냈을 것이다.(p.6)" 이 글의 초반, 내가 한 질문의 답이다.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 - 2011 개정판

조엘 그린블라트 (지은이), 안진환 (옮긴이), 이상건 (감수), 알키(2011)


태그:#주식투자, #조엘그린블라트, #마법공식, #자본수익률, #이익(주가)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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