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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0대 여성을 주 타깃으로 하는 화장품 브랜드 'Bbia(삐아)'의 주인이 바뀔 처지에 놓였다.
 10·20대 여성을 주 타깃으로 하는 화장품 브랜드 "Bbia(삐아)"의 주인이 바뀔 처지에 놓였다.
ⓒ 스카이007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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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 여성을 주 타깃으로 하는 화장품 브랜드 'Bbia(삐아)'의 주인이 바뀔 처지에 놓였다. 삐아를 운영하고 있는 스카이007의 최대 주주인 기술보증기금(아래 기보)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아래 중진공)이 지난 4월 가지고 있는 스카이007 지분 53.8%를 '원칙'에 따라 모두 매각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카이007을 일군 곽형근 대표는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기보가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한다는 본질을 잊고 어렵게 재기한 기업을 타사에 팔아넘기려 하고 있다"며 "매각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정부기관인 기보는 어떻게 스카이007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또 곽 대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카이007은 어떻게 정부기관에 의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된 것일까.

"부도 위기 기업 가까스로 살려놨더니 매각한다?"

기보는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이 공급되도록 이들 기업의 기술에 보증을 서는 역할을 하는 정부출연기관이다. 중소·벤처기업이 경영위기를 겪을 때는 채무를 조정해주기도 한다. 

스카이007 역시 기보의 도움으로 성장했다. 곽 대표는 창업 후 기보로부터 총 43억8천만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2010년 해외 진출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게 됐고, 2011년 1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큰 빚에 허덕이는 기업에 재기의 기회를 주는 10년 만기 제도)를 신청하기도 했다.

당시 법원은 스카이007의 기업회생절차를 승인하며 채권단에 대한 일부 현금 변제와 함께 '출자전환'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기보와 중진공 등 정부기관을 포함한 채권자들이 스카이007의 일부 빚을 탕감해주는 대신 회사 지분을 넘겨받도록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보와 중진공은 각각 43.9%, 9.9% 등 총 53.8%에 해당하는 스카이007 지분을 갖게 됐다.

곽 대표와 기보의 갈등은 역설적으로 스카이007이 기적처럼 재기에 성공하며 빚어졌다.

출자 전환 당시 법정 관리인으로 지정된 곽 대표의 절치부심 끝에 2011년 6억원이었던 스카이007의 매출은 2018년 208억원으로 늘었고, 7명이었던 직원 수도 61명으로 증가했다. 법원으로부터 채무 변제 능력을 인정받아 2015년 기업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하기도 했다.

하지만 곽 대표는 지난해 2월 기보로부터 '2019년 4월부터 스카이007의 공개 매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놀란 그는 지난해 6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스카이007 지분을 직접 매수하고 싶지만 현재는 여력이 없다. 매각 시한을 2022년까지 미뤄달라"며 민원을 넣었지만 기보로부터 "기보가 보유한 (스카이007의) 주식은 처분행위의 제한이 없는 출자전환증권이며 안정적인 기술보증 공급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자 (스카이007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시를 떠올리며 "멋모르는 소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심경이었다"며 "이렇게 회사가 팔릴 줄 알았다면 기업회생절차를 밟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부도 위기에 직면한 회사를 가까스로 살려놓았더니,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한다던 공공 기관이 회사를 다른 데 팔아 넘기려 하고 있었다"라며 "(스카이007 매각이) 기보의 본질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술보증기금이 보유중인 삐아의 지분을 매각하려 하자 삐아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기술보증기금 본사 건물.
 기술보증기금이 보유중인 삐아의 지분을 매각하려 하자 삐아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기술보증기금 본사 건물.
ⓒ 기술보증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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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수밖에 없다"는 기보... 왜?

하지만 기보는 스카이007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게 '원칙'이라는 게 기보쪽 주장이다. 출자전환된 기업의 주식을 매각하는 것 관련 기보의 내부 규정 '시장성 없는 출자전환증권 관리기준' 제6조에 따르면, 기보는 '시장성이 없는 출자전환주식을 기존 주주 또는 채무관계자 면담 등을 통해 조기에 매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민간기업의 최대 주주라 하더라도 경영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는 공공기관의 특성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시장 개입 비판을 피해가기 위해, 경영 개입보다는 빠른 매각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해당 규정은 시장성 '없는' 출자전환증권에 적용되는 내부 규정이라, 시장성이 '있는' 출자전환증권에 대해서는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기보는 스카이007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더 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을 도와줄 수 있는 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기보쪽 관계자는 19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스카이007을 매각해) 100억원 가량이 들어온다고 가정하면 수많은 영세 기업들에 보증을 해줄 수 있다"며 "1억만 보증해줘도 되살아날 수 있는 기업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기보는 이미 회사 지분을 스카이007에 되팔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 있다고 주장했다. 기보 관계자는 "기보는 그동안 몇 차례 곽 대표에게 스카이007의 지분을 되사가라고 제안했다"며 "2015년 이미 스카이007의 매출은 100억원을 넘긴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곽 대표가 충분히 지분을 되살 여력이 있었다는 것.

[공방] "충분히 성장한 기업" - "자금 여력 없었다"

하지만 곽 대표는 "기보가 지분을 되사가라고 이야기한 건 2017년 한 번이었고 그것도 공문 없이 '말'을 통해서만 이루졌다"며 "2015년 법적으로 기업회생절차는 졸업했으나 여전히 변제할 빚은 많이 남아 있었고, 연대보증법에 따라 같은 해 법원에 일반회생(무담보 5억원, 담보부 10억원을 초과하는 빚을 진 기업인이 신청하는 회생 제도)까지 신청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지어 법원에서 대표자가 일반회생을 허가받기 위해서는 기보를 포함한 채권단 51%의 동의를 받아야 했는데, 기보가 기업회생 과정에서 갚아야 할 돈을 타 채권단보다 기보에 먼저 갚는 조건으로 일반회생 절차에 동의해줬기 때문에 2016년까지 기업 이익을 기보에 갚는 데 사용했다"며 "더욱이 일반회생 중에는 그 어떤 은행에서도 대출 상담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보는 스카이007을 '충분히 성장한 기업'이라고 평가하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곽 대표는 '그동안 회사 지분을 사들일 자금 여력이 없었다'며 기보에 2022년까지 매각을 미뤄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곽 대표의 자문사인 한 경영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다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보로서는 정당한 주주권을 행사했으니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겠지만, 중소·벤처기업을 살려내는 게 기보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만큼 기존 대표자가 지분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조금의 시간적 여유를 더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홍 중견기업학회 회장(광운대 경영대 교수) 역시 지난 20일 "대주주의 권리를 법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도 "기보는 (기존 대표가)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게 일반적일 텐데, 그러지 않는 것을 보니 서로가 감정적으로 틀어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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