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올스타전, 1990 이탈리아 월드컵 등의 무대에서 공연을 했던 한 한국인 축구 프리스타일러가 있다. 호나우지뉴가 과거 그에게 사인을 받아 가면서 한국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던 우희용 세계프리스타일 축구연맹 총재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전 세계의 많은 축구 프리스타일러들에게 선망받는 프리스타일 풋볼러였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프리스타일 풋볼에 대한 평가가 박한 편이다. 우희용 총재는 '한국인이 모르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고 알려졌을 정도다. 펠레가 "He is King of the soccer ball"이라고 불렀던 그는 한국에서 크게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우희용 총재는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유럽을 다니며 프리스타일 풋볼의 기초를 확립했고 연맹을 설립했다. 전 세계에서 그가 처음으로 연맹을 설립했으니 대한민국을 종주국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대회를 열기 시작했다. 자신의 뒤를 이을 프리스타일러 육성에 힘을 쏟기 시작한 것이다. 그를 뒤이어 한국에서도 여러 프리스타일러들이 자신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3년 우희용이 네덜란드에서 최초의 프리스타일 대회에서 우승한 뒤 아직 한국인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다. 인프라도 부족하고 수준도 뒤처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계 프리스타일 대회에서 챔피언을 꿈꾸는 한 사람이 있다. 지난 10일 서면으로 통해 축구 프리스타일러 조민재씨와 인터뷰했다. 그는 2019 세계 프리스타일 축구 대회에서 크루 배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인천에 거주 중인 한국 축구 프리스타일러 조민재입니다."

- 아무래도 축구 프리스타일이라고 하면 여전히 생소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프리스타일 축구, 혹은 축구 프리스타일이라고도 불립니다. 팔을 뺀 신체 모든 부위를 이용해서 축구공을 다루며 자신의 기술을 선보이는 일종의 예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축구 프리스타일러의 길을 생각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영상으로 프리스타일 축구를 접했습니다. 그렇게 영상을 보기만 하다가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혼자 연습을 했고 프리스타일 축구의 재미를 느껴 자연스럽게 이 길로 들어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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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프리스타일러 조민재

축구 프리스타일러 조민재 ⓒ 조민재

 

- 축구 프리스타일러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일단 멋있다는 게 가장 컸습니다. 그리고 기술을 성공했을 때 느껴지는 짜릿함이 정말 좋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았던 독특한 기술을 만들어내고 해낼 때 매력을 느끼기도 합니다"

- 아무래도 직업을 선택하는데 금전적인 부분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프리스타일러로 살아가려면 어떤 식으로 돈을 벌 수 있나요? 또 보수나 상금 수준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축구 프리스타일러들은 보통 공연을 해 수익을 벌거나 기업의 협찬을 받습니다. 상금은 대회마다 차이가 있는데요. 작년에 한국에서 열렸던 대회 상금은 100만 원 정도, 그리고 아시아 대회 같은 경우는 약 500만 원 정도입니다."

- 축구 프리스타일 대회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원형의 무대에서 대회가 펼쳐집니다. (개인전의 경우) 여기에 두 명의 선수가 참가하게 됩니다. 누가 먼저 시작할지를 결정한 후 경기를 시작합니다. 한 사람당 30초간 자신의 기술을 보여주면 됩니다. 이렇게 세 번을 번갈아가면서 3분간 경기가 치러집니다. 그 후 심사위원들이 경기의 승패를 결정하고 표를 더 많이 받은 선수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보통 심사위원은 3~5명입니다"

​- 블로그와 유튜브를 하는 프리스타일러이기도 합니다. 이것들을 시작한 이유가 있나요?
"먼저 한국에 프리스타일 축구라는 종목을 알려 이 종목을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습니다. 또 일부 사람들이 '프리스타일 축구를 잘한다고 해서 축구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의미 없다'고 하는데 이런 편견을 고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와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 프리스타일 축구는 해외에서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우희용씨의 호나우지뉴 사인 일화는 프리스타일 축구의 위용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생각보다 인지도가 적은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앞서 말했던 편견, 그리고 축구 프리스타일러로서의 명확한 길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프리스타일 축구를 더 알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먼저 한국 안에 있는 프리스타일러들끼리 모여서 길거리 공연도 하고 대회도 열어 대중에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개인이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같은 SNS 홍보 등의 활동도 적극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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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프리스타일러 조민재

축구 프리스타일러 조민재 ⓒ 조민재

 
- 우리나라 프리스타일 축구의 현재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요?
"한국에는 제대로 축구 프리스타일러의 길을 가는 사람이 10명도 채 안 됩니다. 그것마저도 줄어드는 실정에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 다양한 프리스타일 기술을 블로그와 매체를 통해 보여주고 계십니다. 프리스타일 축구에는 몇 가지 기술이 있나요? 그중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기술과 자주 쓰는 기술이 있다면.
"프리스타일 축구의 기술은 크게 4가지 정도로 나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다리를 공 주위로 돌리는 에어무브(Airmove),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저글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머리와 상체를 사용하는 어퍼(Upper), 앉아서 하는 싯다운(Sitdown) 기술, 마지막으로 공을 몸에 붙여서 하는 블락킹(Blocking)이 있습니다. 단순히 개수를 세자면 세기 힘들 정도로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술마다 조금 변형되기도 하고 에어무브 기술에만 100가지가 훨씬 넘기 때문에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기도 하네요.

제가 자주 쓰는 기술은 에어무브 중 팔레(Palle)라고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한 번에 공중에서 다리를 세 바퀴 돌리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헤드롤링이라고 머리로 공을 돌리는 기술을 사용합니다. 또 백플립 캐치도 좋아하는 기술인데, 공을 띄운 뒤 뒤로 덤블링을 하면서 공을 무릎으로 잡는 것 입니다."

- 프리스타일 축구와 실제 축구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습니다. 비교하자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프리스타일 축구는 축구로부터 파생됐지만 전혀 다른 종목입니다. 축구 프리스타일러들 중에도 축구를 잘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피켜스케이팅과 스피드 스케이팅'을 비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추가로 프리스타일 축구 기술은 당연히 실제 축구 경기에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프리스타일 축구를 연마한다고 축구 실력이 늘지는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프리스타일 축구를 하면 축구 감각이 향상된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리프팅이나 슈팅을 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축구 프리스타일러로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려운 점을 굳이 뽑자면 이 종목이 다른 축구나 야구 같은 종목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져 금전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제 목표는 세계 프리스타일 축구 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하는 것입니다. 길거리 공연과 다양한 활동으로 프리스타일 축구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꿈입니다. 잘못된 인식을 고치고 종목을 더 크게 발전시켜 한국을 프리스타일 축구 강국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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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타일 풋볼 조민재 우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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