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가 외교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실종선원 어머니가 법원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대기하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가 외교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실종선원 어머니가 법원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대기하고 있다.
ⓒ 김종훈

관련사진보기


"법무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항소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오늘 (항소를) 하게 됐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과 관련해 '서류 공개거부가 위법'이라는 판결을 받은 외교부가 법원의 명령에 2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힌 말이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실종선원 가족들의 입장도 있지만 정부의 입장도 있다"면서 "지금까지 웬만한 건 다 밝힌 상황이다. (실종선원 가족들이) 의문을 품는 '유해수습을 왜 못 했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선 이면계약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실종선원 가족들이 수색업체와 정부 사이에 오간 이메일 등을 원하는데 그 부분은 프라이버시다. 업체 역시 공개를 원하지 않으니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0일 외교부의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 관련 서류 공개거부를 위법이라고 선고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지난해 2월 1차 심해수색이 선체 위치 확인에만 그치고 발견된 유해를 수습하지 않은 채 9일 만에 끝나자, 같은 해 5월 외교부에 심해수색 용역 계약서 및 관련 서류에 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가족들의 요구에 ▲용역 계약상 비공개 합의가 있었음에도 해당 정보를 공개하면 정부의 대외적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 ▲관련 정보 중 일부는 업체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는 점 ▲관련자들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 정보를 비공개했다.

가족대책위는 2019년 6월 28일 가족들은 서울행정법원에 외교부의 정보공개 거부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는 "심해수색 7일 만에 유해가 발견됐는데, 유해를 수습하지 않고 9일 만에 심해수색을 중단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인가?"라고 행정법원에 소장을 냈다.

유해 발견하고도 그냥 두고 온 심해수색 업체
 
 오션인피니티가 확인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의 신발
 오션인피니티가 확인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의 신발
ⓒ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관련사진보기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2017년 3월 31일 철광석 26만 톤을 싣고 브라질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다 우루과이 동쪽 3000km 해상에서 갑자기 침몰했다. 당시 선원 24명 가운데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됐고,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은 실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스텔라데이지호 수색과 사고 원인 규명을 '민원 1호'로 공약한 바 있다. 이후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0만 명이 넘는 국민에게 서명을 받아 정부에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을 요구했다.

정부는 가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8월 국무회의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을 결정했다. 이후 지난 12월 외교부는 48억 4000만 원을 주고 오션인피니티와 심해수색과 관련된 계약을 진행했다.

당시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색업체인) 오션인피니티가 1차에 열흘, 2차에 보름 동안 총 25일에 걸쳐 심해수색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션인피니티는 심해수색 9일 만에 임무를 중단했다.

오션인피니티는 선박의 블랙박스인 항해기록저장장치(VDR)를 회수하고 유해로 추정되는 사람 뼈와 오렌지색 작업복과 작업화 등도 발견했지만 '유해 수습이 과업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발견한 유해를 심해에 그대로 두고 왔다. 당시 심해수색 현장에는 우리 정부 관계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항소는 시간 끌며 실종자 가족 괴롭히는 것"

외교부가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대해 항소를 결정하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은 입장문을 내고 "(외교부 항소는) 시간을 끌며 실종자 가족을 괴롭히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즉시 항소를 취하하고 해당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스텔라데이지호 1차 심해수색의 실패로 참사 이후 3년이 넘도록 침몰원인 조차 모르고 있다. 발견한 유해를 수습하지 못해 실종자 가족들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지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짓밟는 행위를 이제 멈춰달라."
 
 스텔라데이지호 2등항해사 허재용씨의 모친 이영문씨는 침몰사고 후 3년 째 거리에서 '아들을 찾아달라'는 호소를 이어오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2등항해사 허재용씨의 모친 이영문씨는 침몰사고 후 3년 째 거리에서 "아들을 찾아달라"는 호소를 이어오고 있다.
ⓒ 김종훈

관련사진보기





실종선원 가족들은 1차 수색 과정에서 선원들의 유해를 발견하고 그대로 두고 온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실종선원 허재용씨의 어머니 이영문씨는 2017년 3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고 이후 고향 춘천에서 서울로 올라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원인 꼭 확인하겠다'라고 적힌 주황색 잠바를 입고 평일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청와대 앞과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허재용씨의 누나들 역시 '2차 수색을 위해선 재원이 필요하다'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듣고 이를 확보하기 위해 수시로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7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가 2차 수색 예산 100억 원을 정기예산에 편성한 '2020년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를 예결위에 제출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당시 예산심의 과정에서 기재부는 100억 원으로 편성됐던 예산이 0원으로 만들었다. 당시 기재부는 <오마이뉴스>에 "스텔라데이지호와 관련된 기본 입장은 민간 선사(폴라리스쉬핑)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문제는 민간 선사와 실종 선원 가족들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예산을 0원으로 만든 이유를 댔다.

외교부 관계자 역시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2차 수색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 "지난해 외교부도 열심히 했지만 국회에서 정무적으로 판단한 걸 다시 하기는 어렵다.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한 걸 개인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