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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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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했는데 책임이 있어?"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1대 총선에서의 통합당 패배에 본인은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당내 20대 현역 국회의원 및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기로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이를 수락했다(관련 기사: 통합당 비대위원장직 수락한 김종인... 임기는 내년 보궐선거까지?).

그러나 아직 전국위원회(4월 28일) 등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당내에는 '김종인 선거 패배책임론'을 들며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24일 오후 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기자들과 만나 "내가 뭘 했는데 책임이 있느냐"라며 "도와주는 거 말고 한 거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공천을 했느냐, 뭘 했느냐"라며 '패배 책임론'에 선을 그은 것. 

김종인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최종적으로 맡을 때까지 이와 같은 잡음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 총선 패배 책임론에 김종인 “내가 선거에 뭘 했는데 책임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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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나는 당대표 추구하는 사람 아니야... 비대위는 내·외부 섞어서"

조경태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한 당내 반발 기류는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다. 조 최고위원은 24일 국회 소통관 기자실에서 마이크를 잡고 "비대위는 비상 시에 꾸려지는 기구인데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를 8개월에서 1년 가까이 하겠다는 건 상시대책위원회(와 같다)"라고 맞섰다(관련 기사: 김종인 들이받은 조경태 "당대표 마음 있으면 전당대회로").

바른사회운동연합이 주최한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토론장에 들어가는 길에 기자들과 마주한 그는 "(임기는) 1년보다 더 짧을 수도 있다,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그만둘 것"이라며 조경태 최고위원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어 "무엇 때문에 (비대위) 임기가 필요한 거냐, 나는 솔직히 말해서 통합당을 도우는 입장이지 (개인적으로) 추구할 게 아무것도 없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관련 기사: 김종인 "비대위 임기? 1년보다 더 짧을 수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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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위원장은 토론회 1부가 끝날 때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자들이 조경태 최고위원의 "굳이 비대위 성격으로 참여할 게 아니라 전당대회에 직접 출마해 당원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는 의견을 전하자, 김 전 위원장은 "내가 언제 무슨 통합당의 대표가 되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인 줄 아느냐"라며 "내가 지금 뭐 정치에 실질적으로 흥미가 있어서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통합당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 질문이 나왔으나, 김 전 위원장은 "정식 비대위원장으로 확정이 안 돼서, 건방지게 이거 저거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라고 답을 피했다. 다만, 비대위가 추구할 가치에 대해서는 "통합당을 어떻게 새롭게 만드느냐를 전제로 해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내부와 외부 인원을 섞을 것이냐'는 물음이 이어지자 "그럴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현재 정부‧여당과 통합당이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두고 핑퐁게임을 벌이는 데 대해서 "정부‧여당이 약속했으니 (100%) 지급해야 한다"라며 "야당이라고 꼭 반대할 이유 없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특히 "100% 다 지급하면 좋은 것"이라며 "전제 달 필요 없다, 주면 다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권' 발동도 제안했다. "국회에 가면 여야가 골치 아프게 싸울 텐데, 지금은 긴급한 상황"이라며 "긴급명령이라는 제도가 이럴 때 이용하라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비록 국회가 열려 있는 상황이지만 "국회가 열려 있어도 빨리빨리 (지급이) 안 되는데, 대통령이 빨리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토론회 격려사에서는 '제도'보다 권력자 개인 '자질' 강조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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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토론회 격려사를 맡은 김 전 위원장은 권력구조 개편과 같은 제도적 개선 이상으로 권력자의 개인적 자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7년 헌법개정 과정 당시에 모든 국민의 관심사가 직선제 개헌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라며 "직선제 개헌만 하면 대한민국 모든 게 다 잘될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의 문민정부 30년 동안 과연 대한민국의 정치‧사회‧경제 질서에 얼마만큼의 변화가 일어났느냐, 이게(87년 헌법이)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소위 어떤 역할을 했던 것이냐, 냉철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 국가가 단절이 됐다, 발전한 게 아니라 과거가 계속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현재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라며 "흔히 '권력구조를 바꿔야겠다' '선거제도를 바꿔야겠다' 이야기하는데, 이것만 바꾸면 우리가 생각한 대로 정상적으로 뭐가 다 이뤄질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나는 굉장한 회의를 갖고 있다"라며 준연동형비례대표제도 도입을 그 예로 들기도 했다.

특히 그는 "70년 역사에서 대통령 여럿 있었지만, 행복한 전직 대통령이 하나도 없다"라며 "대통령 자리에 계신 분들의 자세에 가장 큰 문제가 있지 않느냐"라고 강조했다. "사전에 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확고한 믿음과 준비가 있어야 하고, 그만큼 자신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자신이 별로 없어 보인다"라며 "(자신이 없어서) 헌법상 주어진 권한을 너무나 많이 절대적으로 행사하려다 보니, 모든 것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우리나라 화합을 가져오지 못하는 것 같다"라는 견해였다. 

그는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에게는 되고 나서의 자세가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권력 잡은 사람이 좀 겸손하고 권력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면, 민주주의라고 하는 게 제대로 성취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세계 10위권에 속하는 경제대국이 됐지만, 정치는 전혀 발전을 못한 것이 집권자 개인 역량에서 오는 것 아닌가"라며 지도자의 자질론을 수 차례 반복했다.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코트를 벗고 있다.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코트를 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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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미래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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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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