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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 자택 나서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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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4일 오전 11시 20분]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15 총선에서 참패한 당의 위기상황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심재철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은 24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총선 이후 당의 진로와 관련해 최고위 등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김종인 전 위원장께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김 전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셨다"고 밝혔다.

심 권한대행과 김 전 위원장의 전날(23일) 회동이 무산됐던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상황 전개다. 심 권한대행은 전날 저녁 김 전 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원장직을 최종 권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같은 날 밤 종로구 구기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내가 (심 권한대행을) 안 만났다. 여러가지 상황이 있어서 못 만났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무기한 전권 비대위'에 대한 당 안팎의 반발 때문에 회동 자체가 불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심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에게 "(김 전 위원장과) 만났다"고 설명했다. 비대위원장직 수락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아무튼 그렇게 알려오셨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무엇보다 심 권한대행은 당내 반발을 샀던 김 전 위원장의 '무기한 전권 비대위' 요구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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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그는 "비대위 기한은 당헌 96조 6항에 따라 '비상상황이 종료된 후 소집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시까지 존속한다고 돼 있다"며 "전당대회 일자 관련 한시적 부칙조항을 전국위에서 수정해 원래 당헌에 명시된 (무기한) 비대위가 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의 위기상황을 수습하고 수권정당으로 개혁하기 위한 '김종인 비대위' 의결을 위해 전국위원회의를 오는 28일 개최할 것"이라며 "이것이 최고위의 마지막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참고로,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2년에 한 번씩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선출해왔다. 하지만 통합당 출범 직전이던 지난 2월 14일, 당은 원내기구의 임기를 제20대 국회의원 임기만료 시까지로 하고, 2020년 8월 31일 이내에 차기 전당대회를 열도록 하는 부칙 제2조 2항을 신설했다. 이날 결정대로, 김종인 비대위의 활동기한을 제한 없이 열어두려면 해당 부칙을 삭제해야 하는 셈이다.

조경태 "반민주적 절차로 결정, 전국위 아닌 당선자 총회부터 열어야"

물론 김종인 비대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무기한 전권 비대위' 요구에 대한 당 안팎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만큼 전국위의 결론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당장, 조경태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 도중 "반민주적 절차"라고 항변하면서 퇴장했다. 앞서 그는 비대위 구성이 아닌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위기상황을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조 최고위원은 기자들을 만나, "비대위원장이 누구라도 비대위 기한은 정해져야 하고, 기한 내에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어떻게 당헌당규를 뛰어넘는 권한을 가질 수 있냐"고 주장했다. 또 "(현직 의원·당선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김종인 비대위를 택한 응답이 과반을 넘지 않기 때문에 재논의하고 검토해야 한다"며 "당원들의 뜻을 묻지 않고 최고위원 몇몇이서 앉아서 (당의 진로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특히 전국위가 아닌 당선자 총회부터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재선 당선자 의원들이 28일 당선자 총회를 열자고 했는데 그 논의도 무시된 것 같다"며 "21대 국회에서 활동할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왜 안 밟는지 이해가 안 된다. (28일에) 전국위를 여는 게 아니라 당선자 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대 여론은 조 최고위원만이 아니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의 조해진 당선인도 전날(23일) 따로 입장문을 내고 "비상체제는 필요불가결한 경우에 한해서 예외적으로, 최소한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김종인 비대위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아울러, "무제한의 임기와 당헌당규를 초월하는 전권을 요구하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오만한 권위주의"라며 김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유승민 의원도 23일 밤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우리가 왜 졌는지는 우리가 스스로 알아내야 우리끼리 합의가 가능하다"며 김종인 비대위가 아닌 '자강론'을 주장한 바 있다.

김종인 비대위를 찬성했던 이들도 '무기한 전권 비대위'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날 간담회를 통해 "(김종인 비대위) 결정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던 재선 당선자 의원들도 "(비대위를) 무기한으로 한다, 전권을 달라는 것은 지금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2021년 4월 7일 보궐선거 전까지 활동?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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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권한대행 등은 당헌당규를 개정하더라도 '무기한' 비대위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환·이준석 최고위원은 회의 후 비대위 활동을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 전까지로 봤다. 그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퇴로 내년 4.7 보궐선거가 가시화됐고 확정됐다"며 "우리가 환골탈태했다면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를 통해 평가 받을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는 그때까지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비대위 종료의 전제조건인 '비상상황'의 정의와 종료시점을 비대위원장이 결정하지 않겠나. 다른 당선자들과 입장이 다를 수도 있다"는 질문에 "당을 운영하면서 정상화 됐다고 판단할 때 당연히 비상상황이 종료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종인 비대위의 활동 기한은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 때까지"란 김영환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고만 평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들은 합리적인 선에서 판단하실 것이다. 여긴 정치집단이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데 일방적으로 끌고갈 수 있는 집단이 아니다"고 밝혔다.

대구 수성갑의 주호영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한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이) 어느 자리에서는 '내가 (비대위) 기한을 무기한으로 요구한 적이 없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 기한을) 전당대회를 하도록 규정된 8월 말까지, 혹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말까지 혹은 대권후보를 선출할 때까지 3단계 정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 서로 간에 합의에 이를 것"이라며 "많은 당선자들이나 관련자들의 의견은 '대선후보 뽑을 때까지 비대위는 좀 너무 과한 것이고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태그:#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심재철, #21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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