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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고 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가 4월 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되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 북한, 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개최 북한의 최고 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가 4월 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되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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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도, 시정연설도 없었다. 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14기 3차 회의 풍경이다. 이날 수백 명의 대의원이 현장을 찾았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아닌 김 위원장은 11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만 주재했다. 최고지도자가 대의원 자격을 포기한 최고인민회의의 영향력은 줄어든 게 당연한 걸까.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위원장이 대의원 자격을 포기한 지난해부터 최고인민회의의 격은 하락했다"라고 짚었다.

북한이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듯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대의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 <로동신문>은 13일 최고인민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일부 국가예산 전문을 실었다.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는 우리의 국회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4월에 개최된 회의는 예산·인사를 주로 다룬다.

코로나19에 타격입은 북한
 
북한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 북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북한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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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수백 명의 대의원을 평양에 집결시키며 코로나19 청정국인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최고인민회의의 결과를 보면, 북한 역시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상근 전략연 연구위원은 1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코로나19에 따른 비상시국에 대응하고 있다"라면서 북한이 2019년 당 전원회의에서 확정한 계획을 재조정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3대 역점 건설사업인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삼지연시 관광단지와 관련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10일)까지 완공하려했던 삼지연시 3단계 공사를 비롯해 완공 예정일(4월 15일)까지 이틀 남은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진척여부를 설명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북한이 외화벌이 창구로 삼았던 관광지구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상근 연구위원은 "북한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설사업이 삼지연, 원산갈마 등에서 평양종합병원 건설로 옮겨갔다"라고 짚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며 북한이 관광이 아닌 보건·자원 절약에 초점을 맞췄다는 뜻이다.

최고인민회의는 2020년 보건 예산을 7.4% 증액해 책정했다. 국방비는전체 국가예산지출총액의 15.8%로 전년도보다 1%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보건 예산은 상당부분 증가한 셈이다.

대미·대남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미국에는 '상응조치 없이 북미 대화 없다'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새롭게 미국에 할 말이 없다는 뜻이다, 북한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대남 메시지가 없는 건 남북이 엇박자를 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남측이 제안한 금강산개별관광, 남북협력 방안에 북한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거라는 해석이다.

"김정은 시대, 숙청방식 달라져"
 
북한이 11일 개최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1월 초 외무상에 오른 리선권도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꿰찼고, 지난해 말 포병출신으로 군 총참모장에 전격 오른 박정천은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 홈페이지에 게시된 보선 인사 사진과 명단.
▲ 김여정, 당 정치국 후보위원 복귀 북한이 11일 개최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1월 초 외무상에 오른 리선권도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꿰찼고, 지난해 말 포병출신으로 군 총참모장에 전격 오른 박정천은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 홈페이지에 게시된 보선 인사 사진과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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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인사도 눈에 띄었다. 전날(12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 겸 당중앙위원에 올랐던 리선권 외무상은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에 새로 진입했다. 이상근 전략연 연구위원은 "외무상이 국무위원을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라며 "보통 외교·안보라인이 국무위원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리만건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이 정치국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건 주목할만하다. 그는 지난 2월 말 북한 매체를 통해 '현직에서 해임했다'고 호명됐기 때문이다. 조직지도부장은 당내 2인자로 볼 수 있는 자리다.

이 때문에 리만건 전 조직지도부장이 해임된 사실이 알려졌을 때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내부 기강 다지기로 해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구갑우 교수는 "리만건과 관련한 언론의 분석이 틀렸다는 게 드러났다, 김정은 시대 숙청은 해임되면 끝이 아닌 셈"이라고 풀이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했다. 전략연은 "앞으로 대남·대미 부분에서 김여정의 역할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임명된 박정천 총참모장은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박 총참모장은 인민군 포병국장에서 북한군 서열 2위인 총참모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그가 정치국위원까지 승진한 것을 두고 구갑우 교수는 "포병은 방사포로 활용할 수 있는 무기, 김정은이 꾸준히 재래식무기로 방사포를 개량해 실험했다"라면서 "북한이 재래식무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풀이했다.

태그:#북한, #최고인민회의, #김정은, #김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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