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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나라들은 유엔이 매년 실시하는 ‘행복지수 조사’에서 늘 최상위권을 차지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정부와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두텁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에 북유럽 나라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의 사례를 싣는다.[편집자말]
      
 지난 3월 26일 스웨덴 센트럴 스톡홀름의 광장에 있는 야외 카페에 사람들이 앉아있다.
 지난 3월 26일 스웨덴 센트럴 스톡홀름의 광장에 있는 야외 카페에 사람들이 앉아있다.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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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스웨덴에서 살고 있다. 여기서 사는 한국인으로서 나는 요즘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스웨덴의 코로나19 대책은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와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지역 봉쇄나 국경 봉쇄도 않고 감염자 및 감염 위험군에 대한 적극적인 진단도 없고, 감염자 동선 파악도 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스웨덴 시민들은 큰 불만 없이 스웨덴 정부의 방침에 협조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는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자가격리를 하면서 그 증상에 따라 병원 신세를 진다. 일부는 코로나19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자가격리 상태에 있다. 이른바 집단면역(Herd Immunity)에 의한 생명을 건 실험은 아닌지 걱정되는 상황이다.

스웨덴 사람인 내 아내도 그런 시민 중의 한 사람이다. 2주 이상 가끔 있는 미열과 몸 여기저기 미약한 통증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겪고 있는데도 의사에게 연락도 안하고 집에서 몸조리를 하고 있다.

한국 사람인 남편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한국 인구의 5분의1 밖에 안 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벌써 370명이 넘지 않았는가? 아내의 건강을 걱정하며 아내와 코로나 대응에 대해 티격태격 논쟁했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있는 오스트라 슈쿠셋 병원 구내에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야전 병원이 구축되고 있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있는 오스트라 슈쿠셋 병원 구내에 3월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야전 병원이 구축되고 있다.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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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편: "스웨덴 정부는 왜 한국처럼 하지 않고 많은 사람을 죽게 해?"
스웨덴인 아내: "한국이 어떻게 했는데?"
한국인 남편: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을 색출까지 해서 검사하고 격리하고 치료하잖아."
스웨덴인 아내: "무증상, 경미증상 환자가 많은데 그렇게까지 할 의료 역량이 되나? 그 정도 하려면 과잉의료 정착 상태 아냐? 나도 지금 2주째 경미한 증상으로 자가격리, 당신은 아마 무증상으로 자가격리 하잖아."

한국인 남편: "미국이나 유럽이 코로나19 사태를 너무 우습게 보고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 아냐? 위기대응 능력이 제대로 구비되지도 않은 것 같고."
스웨덴인 아내: "트럼프 얘기를 분석해보면 미국은 그렇게 한 것 같은데 스웨덴은 아냐. 준비를 열심히 했어. 일반 환자의 치료나 수술은 코로나 환자에 대비하여 후일로 미뤘고, 퇴직한 의사들을 다시 소환했어. 예비간호사를 응급 간호교육 시켜 중환자실에 배치해 대비하고, 공공장소에 산소호흡기 등을 구비한 중환자실, 집중치료실을 만들었어. 군대까지 동원해 각 도시마다 야전병원을 만들어 대비하고 있어. 이 모든 것을 당신도 보고 있잖아. 한국이 지난 메르스 사태를 교훈으로 대비 잘하는 것도 좋지만 스웨덴도 철저히 대비 중이야."

한국인 남편: "스웨덴은 검사도 하지 않아 얼마나 감염됐는지도 모르잖아?"
스웨덴인 아내: "맞아. 지금 공식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는 증세가 뚜렷해 병원에 들어온 환자들을 검사하여 나온 확진자 수야. 그런 점에서 아마 확진자는 더 많을 거야. 당신이나 나는 그 통계에 포함돼 있지도 않아."
한국인 남편: "우리 같은 경우에 검사를 하고 싶어도, 당신은 이렇게 경미한 증세로 병원에 부담을 주면 안 된다고 하며 코로나 감염인지 아닌지도 모른 상태에서 자가 격리하고 있잖아."
스웨덴인 아내: "그 불안한 것 나도 이해는 하는데 스웨덴 같은 보편복지국가에서 과잉의료 상태를 유지할 수 없잖아. 모두가 돕고, 자발적 결정을 내려 꼭 필요한 사람이 우선적으로 병원의 혜택을 받아야 하는 것 아냐?"

한국인 남편: "이해는 가는데 지금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잖아! 병원에서 치료를 잘 해야 되잖아!"
스웨덴인 아내: "지금 발생하고 있는 사망자는 대체로 아주 연세 많고 다른 지병이 있는 노인분들이야. 이분들은 아마도 2~3주 전에 자녀들을 통해 감염됐을 거야. 이건 자녀들이 잘못한 거야. 집이나 요양병원 등에 계시는 노인 부모들을 가까이서 접촉하지 않는 다른 방법으로 방문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 무증상 환자도 바이러스를 옮긴다고 하니 사실은 방문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무증상자인지 정상인인지를 모르잖아. 최근에 정부가 노인이 있는 집에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강력히 권고했어."
한국인 남편: "권고로 돼? 왜 금지 안 해?"
스웨덴인 아내: "아니, 왜 꼭 금지해야 안 가고 금지하지 않으면 가고 그래? 알아서 판단 못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국민건강청에서 나온 정보와 지침이 엄청 많아. 다들 이런 것 읽고 알아서 판단해야 되지 않나? 그리고 사실 현재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치료제가 없어. 산소호흡기로 호흡 돕고, 아마도 영양제, 진통제, 소염제 등을 사용할 거야.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려면 적어도 1년은 기다려야 된데. 면역과 관련하여 어디서 에이즈약 사용한다고 들었어."

한국인 남편: "그건 알겠는데 오늘 아침 신문에 스웨덴 수상이 코로나 사태로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날 것에 대해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가까운 가족이 사망할 것에 대해 대비해야 된다고 했는데 이게 어찌 수상이 할 말이야? 수상이 모든 걸 다 걸어놓고 국민 한 명이라도 살려야 되는 것 아냐?"
스웨덴인 아내: "아까도 얘기했지만 정부는 지금 그렇게 하고 있어. 총력을 기울이고 있잖아. 뿐만 아니라 하루 열몇 시간씩 일하며 사투를 벌이는 의료계 직원들 봉급을 두 배 이상으로 준다고도 했어. 그래도 가까운 가족이 돌아가실 수 있다는 걸 솔직하게 얘기해서 우리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키고 있는 거야."

한국인 남편: "참 냉철하네! 한국 대통령이 그렇게 했으면 물러나라고 벌써 난리가 났을 거야."
스웨덴인 아내: "국가(정부)가 다 잘 해야 된다, 다 잘 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나, 국가가 하는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 싸잡아 비판하는 것 모두 잘못된 것 아냐? 어느 국가든 한계가 있을 걸."
  
아내는 왜 이렇게 정부를 신뢰할까? 그동안의 쌓여온 정부에 대한 신뢰가 이런 위기에서 빛을 발하는 것일까? 어쨌든 그래서인지 스웨덴에 아직 패닉은 없다. 사재기도 없다. '평온한 긴장'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웨덴 방식이 너무 무모한 도박이 아니냐는 국내외적 주목과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한두 달 후쯤 스웨덴의 선택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

아내가 어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스웨덴에서 살고 있는 황선준 박사와 그의 아내 황레나
 스웨덴에서 살고 있는 황선준 박사와 그의 아내 황레나
ⓒ 황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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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이 글을 쓴 황선준은 스웨덴 스톡홀름대학 정치학 박사이며, 서울시와 경상남도에서 교육연구정보원 원장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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