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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트넘은 1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지난 일요일 애스턴 빌라와 경기 도중 오른쪽 팔이 부러져 이번 주에 수술을 받게 됐다"라며 "수술 이후에는 재활 때문에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된다"라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6월 카타르 원정에서 오른팔 골절상을 당한 뒤 깁스를 하고 귀국하는 손흥민.
 토트넘은 2월 1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지난 일요일 애스턴 빌라와 경기 도중 오른쪽 팔이 부러져 이번 주에 수술을 받게 됐다"라며 "수술 이후에는 재활 때문에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된다"라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6월 카타르 원정에서 오른팔 골절상을 당한 뒤 깁스를 하고 귀국하는 손흥민.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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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던 손흥민 선수가 얼마 전 수술을 받으러 귀국했습니다. 사람들은 '영국이라는 선진국에서 왜 한국으로 치료받으러 돌아왔을까'라며 의아해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영국의 의료 체계가 무상의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대기 시간이 길고 의료 수준도 떨어지기 때문에 손흥민 선수가 빠르고 질 좋은 치료를 받으려고 한국을 찾았을 거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영국은 아니지만 제가 사는 캐나다도 무상의료를 기반으로 하는 공공의료 체계입니다. 의료수준이 떨어지는지, 대기시간이 긴지, 무엇보다 무상의료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 드려 봅니다.

캐나다에는 돈 없어서 대학 못 가는 사람 없고, 돈 없어서 병원 못 가는 사람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별도의 의료 보험에 가입하거나 의료 보험비를 납입할 필요 없이 세금만 내면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무상으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입원했던 환자도 처방전 한 장 들고 나오는 걸로 모든 퇴원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팀 홀튼(캐나다의 국민 커피) 커피숍은 있어도 수납창구는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저도 외과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수천만 원에 이를 법한 수술비를 한 푼도 내지 않고 퇴원했습니다. 만약 그때 돈을 내야 했다면 우리 가족은 재정상 재기 불능 상태에 빠졌을지도 모릅니다. 미국처럼 보험이 없다고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해 멀쩡한 10대가 죽거나 바이러스 검사에 3400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청구되는 일은 캐나다에서는 없습니다. 세금 부담을 지지만 대다수 캐나다인은 이러한 의료 시스템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캐나다 의료 수준은?

<뉴스위크지>가 발표한 2020년도 전 세계 병원 순위를 보면 캐나다 병원으로는 4위에 토론토 종합 병원, 24위에 서니브룩 병원이 있습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성 토마스 병원은 33위입니다.
  
영리 병원인 미국 병원들이 상당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무상의료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의 병원들도 포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무상 의료 시스템이 의료 수준의 저하 원인이라고 단적으로 주장할 수 없는 근거입니다.

캐나다에서는 실력 있는 의사들이 돈에 팔려 미국으로 가기 때문에 의료 수준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의 수준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의사의 자질을 돈이나 실력으로만 평가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지난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의사들이 성명을 냈습니다. 의사들의 임금을 올려주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자기들은 충분히 대우를 받고 있으니 그 돈으로 더 필요한 곳에 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의사들에게 진찰을 받는 것과 환자를 돈으로 치부하는 의사를 만나는 것 중 어느 것이 나을까요?

캐나다도 오래 기다려야 하나

영리 병원 체계인 미국이나 무상의료 체계인 캐나다나 병원이라 하면 감기나 약간의 상처 정도로 들르는 곳이 아닙니다. 응급한 상황이나 생명이 매우 위중한 사람들이 가는 곳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민은 아프면 우선 병원이 아니라 마트를 찾아갑니다. 마트나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복용할 수 있는 웬만한 약품을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버티다 몸 상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우리의 1차 진료 기관에 해당하는 패밀리 닥터나 워크인 클리닉(Walk-in clinic: 감기, 알레르기, 두통 등 사소한 일상질환을 치료하는 의원)을 방문합니다. 여기서 의사가 처방전이 필요한 약간의 진통제나 항생제 등을 처방합니다. 이곳에서도 보통 1~2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합니다.

문제는 이곳에서 진료할 수 없고 전문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패밀리 닥터나 워크인 의사의 진단서가 있어야만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데 예약은 필수이며 보통 당일에 만날 기회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견디기 힘든 고통으로 괴로운 환자와 지켜보는 가족에게 몇 단계 절차와 최소 며칠씩 걸리는 전문의 진찰 예약은 끔찍한 기다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서 대기시간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백내장이 급히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서를 가지고 수술 날짜를 예약하는데 3개월 후에 일정이 잡히는 식입니다.

이렇듯 미국이나 캐나다나 대기 시간이 긴 것은 같습니다(다만 미국의 경우 돈을 많이 내면 대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영리 병원이냐 무상의료 병원이냐의 구분과는 상관없이 의료 서비스 공급 절차에 달린 문제입니다.

공공 의료와 영리 의료가 섞인 한국

반면 한국에서는 동네 상가마다 XX 정형외과, OO 내과, △△ 이비인후과 등의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전문의의 소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대형 병원에서 의사에게 진찰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워크인 클리닉을 제외하고 길에서 볼 수 있는 병원(클리닉)은 치과나 안과 정도에 불과합니다. 미국, 캐나다와는 다른 한국의 이런 의료 서비스 공급 시스템은 매우 빠르고 정확한 진료와 진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미국과 캐나다, 아니 전 세계에서 살고 있는 교민 중에 치료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분들은 미국 병원이 비싸서, 캐나다에 계신 분들은 기다리다 지쳐서 한국으로 간다고 말하곤 합니다. 한국 의료 서비스가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빠르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의료 서비스가 부족하나마 단단한 공공 의료 영역의 기반 위에 한국식 영리 체계가 조화로운 상생의 틀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공 의료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여기에는 한국 의료보험 체계가 큰 몫을 담당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대놓고 부러워했던 한국의 의료보험체계는 공공 정책의 일환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국은 전 국민이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습니다.

물론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많습니다. 한국은 공공 의료시설이 전체 병원의 1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OECD 평균은 70%이며 심지어 미국도 24.9%에 이르는데 말이지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공공 의료 서비스의 양적·질적 저하는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합니다. 결국 한 국가의 의료 수준은 특정 병원의 수준이나 병원의 영리·비영리 문제가 아니라 사회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전반적인 공공 의료 수준에 달려 있습니다. 

영리 의료 체계의 선봉장인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는 데 수백 만 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60만 명의 노숙자를 포함하여 2500만 명의 국민이 의료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였고, 비싼 병원비에 병원조차 가보지도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한편 공공 의료 체계인 캐나다 역시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지만 내가 원한다고 아무 때고 진찰을 받을 수 없습니다. 특히 한 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임계치를 초과한 이러한 비상 사태에서 넘쳐나는 환자들과 의료 인력 및 시설의 부족으로 의료 시스템 붕괴라는 참혹한 현실과 맞닥뜨린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 사태는 의료 서비스의 영리 혹은 비영리의 문제보다도 얼마만큼 정부와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그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의료 체계를 공고히 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세계는 공공 의료 정책을 새로 평가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의료 서비스는 교육이나 실업 등의 복지 부문과는 또 다른 영역입니다. 인간의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답의 실마리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영리 의료 서비스와 공공 영역의 조화로운 발전이 그 답입니다. 그것은 공공 자원으로서 의료 서비스 체계를 공고하게 하는 동시에 영리 부문에서 의료 서비스의 획기적인 양적 질적 향상을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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