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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splash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성 착취물 공유방의 시초인 텔레그램 'n번방'을 모방한 '제2 n번방'을 운영하면서 여중생 등을 협박해 성을 착취한 닉네임 로리대장태범이 31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이날 춘천지법 형사2부(진원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재판에서 모습을 드러낸 로리대장태범 배모(19) 군은 앳된 모습의 고교생이었다.

'로리대장태범'이라는 닉네임은 텔레그램 상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하고자 작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고인석에 앉은 배 군과 공범 류모(20) 씨에게 적용된 죄명은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다.

변호인 측은 배 군 등이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영상 중 일부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모두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배 군은 "네 맞습니다"고 짧게 답했다.

검찰은 배 군 등의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를 추가로 제출했고, 증거 조사를 위해 한 차례 재판을 더 열기로 했다.

배 군과 범행을 공모한 김모 씨와 백모 씨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돼 이날 재판을 받았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인 배 군 일당은 모두 5명으로, 4명은 구속기소 됐고 나머지 1명은 불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수사기관에 검거된 시기와 기소된 시점이 달라 별도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배 군 일당의 범행 모의 과정과 성 착취 범행 수법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배 군 등은 먼저 피해자 26명의 트위터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탈취해 타인의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피싱 사이트를 통해 유인한 여중생 등 피해자 3명을 협박, 성 착취 영상물 등 76개를 제작해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통해 유포했다.

배 군 등은 지난해 11월 닉네임 '갓갓'이 잠적한 이후 'n번방'과 유사한 '제2의 n번방'을 만들어 운영하기로 하는 등 '프로젝트 N'이라는 명칭으로 범행을 모의했다.

이 과정에서 배 군은 텔레그램에 '같이 노예 작업할 개발자·팀원 구한다', '해커·보안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 '수익은 성과에 따라 지급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해 공범을 모집했다.

배 군과 공범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에 따라 서로의 역할을 나눠 이 같은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일부 공범자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29차례에 걸쳐 피해 여성의 치마 속과 신체 등을 몰래 촬영해 이를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게시·유포했다.

이들은 갓갓의 'n번방'을 모방하면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과 유사한 수법의 범행을 했다고 수사 기관은 밝혔다.

배 군 등의 다음 재판은 오는 5월 1일 오전 11시 10분 춘천지법에서 열린다.

한편 이날 도내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디지털성폭력대응 강원미투행동연대' 회원들은 배군 등의 재판이 열린 춘천지법 앞에서 피켓을 들고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한 성 착취물 유포자 등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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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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