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캡틴 조던 헨더슨(30)이 리버풀의 아이콘 스티븐 제라드(현재 레인저스FC 감독)를 이어 '캡틴'이라는 수식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헨더슨은 선더랜드 유스 출신으로 프로 데뷔 역시 선더랜드 소속으로 경험했다. 잉글랜드 2009-10시즌과 2010-11시즌 선더랜드 팀 내 올해의 유망주 상을 거머쥔 헨더슨은 2011-12시즌을 앞두고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큰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도 많이 흘러나왔지만 당시 리버풀의 케니 달글리시 감독과 다니엘 코몰리 단장이 강력하게 영입의사를 표명하며 헨더슨은 리버풀로 향하게 됐다.
 
리버풀 선수로서 첫 번째 시즌이었던 2011-12시즌, 4-4-2 전술을 즐겨 쓰는 케니 달글리시 감독의 특성 상 헨더슨은 오른쪽 윙어로 많은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에 헨더슨에 대한 리버풀의 1600만 파운드 투자는 거품이었다는 의견이 강했다.
 
그러나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리버풀의 감독으로 취임하며 헨더슨의 입지에 변화가 일어났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은 헨더슨의 뛰어난 활동량과 안정적인 전진 패스 능력을 높게 사며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리버풀이 아쉽게 우승을 놓쳤던 2013-14시즌에는 4-4-2 다이아몬드 전술의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며 제라드, 쿠티뉴 등과 함께 중원 장악력을 높였다.
 
스티븐 제라드를 닮은 뛰어난 오른발 킥력, 수려한 외모와 더불어 팀 동료들을 다독이는 모습,  경기장 내외에서 보인 성실한 프로의 자세, 잉글랜드 선수라는 점 등으로 헨더슨은 '넥스트 제라드'라는 평과 함께 당연하게 리버풀의 주장 완장을 넘겨받았다.
 
사실 제라드 만큼의 리더십과 영향력을 보여주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헨더슨은 성실하게 팀의 궂은 일을 도맡으며 팀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의 부임과 함께 헨더슨은 6번 롤, 즉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AS모나코로부터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인 파비뉴가 영입된 후 본래 뛰었던 중앙 미드필더로 복귀하여 한층 향상된 수비능력과 함께 뛰어난 전진 패스 능력, 위협적인 얼리 크로스, 엄청난 활동량 등을 선보였다.
 
'캡틴 헨더슨'과 함께한 리버풀은 길었던 암흑기를 지나 '빅4'에 복귀하고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며 새로운 리버풀 시대를 알렸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시상식에서 팀의 6번째 빅이어를 힘차게 들어 올린 헨더슨은 지난 2004-05 시즌 이스탄불의 기적을 쓰며 우승컵을 품은 제라드에 이어 빅이어를 안은 리버풀의 주장이었다.
 
이번 시즌 초반 약간의 부진에 허덕이기도 했지만 일정이 거듭될수록 핸더슨은 리버풀 캡틴의 품격을 보여줬다. 특히 파비뉴가 부상으로 이탈한 시즌 중반부터 팀을 위해 다시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책을 맡은 헨더슨은 공수 양면에서 리버풀의 핵심이었다. 타이밍을 정확히 파악해 상대 공격을 끊어낸 후 역습으로 전환시키는 플레이는 일품이었고 알렉산더-아놀드와의 유기적인 패싱 플레이를 통해 오른쪽 측면을 허물어트리는 플레이와 얼리크로스는 리버풀의 중요한 공격 루트였다.
 
헨더슨이 출장한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 25경기에서 리버풀은 24승 1무라는 엄청난 성적표를 받아냈으며 헨더슨 개인은 3골과 5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리버풀의 유일한 리그 패배인 왓포드와의 원정 경기는 헨더슨이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했던 경기였다. 
 
최근 리버풀의 에이스로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 버질 반 다이크 등이 언급됐지만 올 시즌은 헨더슨의 헌신이 빛을 발하며 그의 이름이 점점 많은 축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여러 축구관련 도박사들은 헨더슨이 같은 팀 사디오 마네, 맨시티의 케빈 데브라이너 등을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상에 오르리라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갑작스레 불어닥친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는 결국 리버풀의 자력 우승 확정에 단 2승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리그 자체가 중단되게끔 했다. FA(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 추이를 지켜보며 리그 재개 시점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언제 리그가 재개될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이와 상관없이 조던 핸더슨은 스티븐 제라드를 있는 최고의 캡틴으로 자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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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블로그에도 함께 게재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EPL 리버풀 헨더슨 반다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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