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페더급 랭킹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29·미국)가 래퍼 박재범(32·AOMG)을 폭행하며 빚어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 격투기 팬들은 오르테가에 대한 실망을 내비침과 동시에 UFC 측의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8일(한국시간) UFC 페더급 랭킹 4위 정찬성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248' 대회에 초청을 받아 자신의 소속사 AOMG 대표인 박재범과 함께 관람했다.
 
이날 오르테가도 UFC의 초청으로 관람석에서 'UFC 248' 대회를 지켜봤다. 오르테가는 정찬성이 화장실에 간 사이, 기다렸다는 듯 박재범에게 다가가 뺨을 때렸다. 미국 매체 ESPN의 아리엘 헬와니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찬성의 통역으로 활동하는 박재범이 오르테가로부터 뺨을 맞았다"라며 "오르테가는 박재범의 통역을 문제 삼았다"라고 밝혔다.
 
통역 논란의 전말은 이렇다. 정찬성과 오르테가는 지난해 12월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부산 대회'에서 메인이벤트를 장식할 예정이었으나 오르테가의 십자인대 부상으로 맞대결이 무산됐다.

이후 정찬성은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르테가는 이미 나한테서 한 번 도망쳤다. 굳이 잡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재범은 해당 인터뷰를 통역했고, 인터뷰를 접한 오르테가는 "정찬성은 물론, 이 발언을 통역한 박재범도 만나면 때려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오르테가가 정찬성을 때렸다면 격투기 팬들도 어느 정도는 이해했을 것이다. 오히려 오르테가와 정찬성의 무산된 맞대결이 이른 시일 내 성사될 수도 있다. UFC 측의 매치업 흥행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비쳐질 수도 있었다. UFC는 실전 격투기 대회지만 선수들간 갈등, 대립을 살려 흥행에 이용한다. 정찬성과 오르테가는 언젠가 다시 맞붙어야 하며 옥타곤 밖에서의 충돌은 더욱 풍부한 스토리를 낳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오르테가가 정찬성이 아닌, '일반인' 박재범을 때렸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오르테가의 돌출 행동에 UFC 측은 한 발 빼는 모양새다.
 
미국 격투기 전문 매체 'MMA정키(JUNKIE)'는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UFC248 종료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르테가의 박재범 폭행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며 "UFC 화이트 대표는 (박재범이) 어떤 법적 조치도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르테가의 징계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오르테가에게 맞은 박재범은 참고 넘어가는 분위기다. 그는 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 팬이 "오르테가를 고소할 것인가?"라고 묻자 "나는 나보다 가진 것이 적은 사람은 고소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당사자는 오르테가를 용서했지만, 국내 격투기 팬들은 UFC 측의 미온적인 태도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적지 않은 누리꾼들이 관련 뉴스 댓글에 "프로 격투기 선수가 일반인을 때리다니... 선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영구제명감이다. UFC 측의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 "박재범은 당장 오르테가를 고소해야 한다", "UFC는 또 어물쩍 넘어갈 생각인가"라고 입을 모았다.
 
프로 격투기 선수가 일반인을 폭행했음에도, 해당 선수에게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 격투기 선수의 주먹은 살상 무기나 다름없으며 일반인 폭행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UFC 등록 선수들의 일반인 폭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에 UFC측의 대응이 더욱 실망스럽다. 앞서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32·미국)는 지난해 4월 미국 앨버커키 스트립바에서 칵테일 웨이트리스를 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당시에도 UFC 화이트 대표는 존스의 잦은 기행을 비판하면서도 "옥타곤 밖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일반인을 폭행한 존스는 올해 초 복귀전을 치렀다. 그는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UFC 247'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에서 3차 방어에 성공했다. 다른 종목이었다면 존스가 계속 옥타곤에 설 수 있었을까. 금지약물 복용과 일반인 폭행 등 계속된 불미스러운 사건 속에서도 존스는 옥타곤 안에서 관중의 함성을 먹고 산다.
 
이외에도 'UFC 흥행 아이콘'이라 불리는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 또한 지난해 4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50대 남성에게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맥그리거 또한 올해 1월 복귀전을 치렀다. 그는 UFC 246에서 도널드 세로니에게 TKO승을 거뒀다.
 
UFC 명예의 전당 헌액자 BJ 펜도 지난해 8월 하와이에서 일반인을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인이 먼저 시비를 걸긴 했지만, 참지 못한 BJ 펜이 무차별적으로 주먹을 휘두른 것에 많은 팬들이 실망감을 드러냈다.
 
UFC는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종합격투기 단체다. 매주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수많은 팬들이 즐겨 본다. UFC 선수들은 수많은 격투기 지망생들의 우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프로 선수는 프로다워야 한다. 그리고 UFC는 등록 선수 관리에 힘써야 한다. 실력이 좋다고 해서 등록 선수의 기행을 방관만 한다면 머지않아 UFC의 명성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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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오르테가 정찬성 오르테가 박재범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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