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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오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상이 마련된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근무를 교대하기 위해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2월 28일 오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상이 마련된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근무를 교대하기 위해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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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유력한 치료제 후보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작용 기전이 확인됐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의 마티아스 괴테 교수팀은 생물화학 저널 최근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바이러스들의 증식을 억제하는 원리를 알아냈다'고 2일 밝혔다.

괴테 교수는 "실험 결과 렘데시비르가 유전물질 RNA(RiboNucleic Acid, 리보핵산)를 이루는 4가지 핵산 가운데 하나와 효과적으로 경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른바 RNA 계통의 바이러스로서 RNA 복제를 통해 증식하는데, 렘데시비르가 복제를 교란함으로써 증식을 종식시킨다는 것이다.

렘데시비르는 당초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써 미국의 길리어드 사이언스라는 회사에 의해 개발됐다. 그러나 2018~2019년 사실상 임상에서 치료제로써 큰 효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장되다시피 했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로 확진된 환자에게 실험적으로 투여된 뒤 바이러스 증식이 멈추는 결과가 관찰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중국 미국 등에서 임상실험 계획이 발표됐다. 학계는 렘데시비르 투여 하루 만에 '완쾌'되다시피 한 미국 환자의 결과가 렘데시비르 때문인지, 아니면 우연에 의한 것인지 등은 확인하지 못한 상태이다.
  
렘데시비르의 화학구조식(위쪽)과 RNA염기 서열의 원료 가운데 하나인 ATP라는 물질의 화학구조식(아래). 빨간 줄로 표시된 부분이 서로 흡사한 탓에, ATP대신 렘베시비르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 과정에 끼어들 수 있다.
 렘데시비르의 화학구조식(위쪽)과 RNA염기 서열의 원료 가운데 하나인 ATP라는 물질의 화학구조식(아래). 빨간 줄로 표시된 부분이 서로 흡사한 탓에, ATP대신 렘베시비르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 과정에 끼어들 수 있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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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 대학의 괴테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RNA 바이러스인 메르스에서 렘데시비르가 복제 중인 RNA 서열 가운데에 끼어들면, 끼어든 지점으로부터 3번째 염기에서부터 복제가 중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를 좀 알기 쉽게 설명하면, 옷에 달리는 지퍼의 '이빨' 가운데 비정상적인 이빨이 끼어들면 더 이상 지퍼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식이다.
  
학계에서는 그간 렘데시비르가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원리로 (1) 염기 복제 종식, (2) 돌연변이 등 두 가지 기전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한 돌연변이보다는 염기 복제 종식이라는 걸 이번 앨버타 대학 연구팀이 확인했다는 것이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에 실전적으로 적용할만한지 여부는 중국, 미국 등지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는 4월에야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당한 효과가 확인된다 해도 안전성 문제가 남아 있어 환자들에게 즉각 투입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다만 에볼라 임상시험 때는 약효는 거의 없었을망정, 인체 안전성은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효과만 있다면 일반적인 신약과는 달리 시판 시점은 빠를 수도 있다.

한편 렘데시비르의 특허는 2017년에 나왔고, 출원자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이다. 흥미롭게도 당시 특허 관련 문서에 따르면 대표적인 개발자 가운데 하나로 'Byoung Kwon Chun'이라는 이름의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과학자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태그:#코로나, #치료, #렘데시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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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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