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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12시 40분경 풍경으로, 태안농협 하나로마트 앞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1인당 마스크 구매 매수가 한정돼 있다보니 휠체어를 타고 줄을 서 있는 어르신도 보인다.
▲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 줄서기 2일 오후 12시 40분경 풍경으로, 태안농협 하나로마트 앞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1인당 마스크 구매 매수가 한정돼 있다보니 휠체어를 타고 줄을 서 있는 어르신도 보인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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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정부의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 수급 조정 조치'에 따라 지난달 28일부터 읍면 단위 우체국과 농협 등에서 마스크 판매가 시작됐다.

마스크 판매 첫날에는 1인당 5매를 판매했지만 29일부터는 1인당 3매로 구매 매수가 줄였고, 또 1인당 제한된 매수만 판매하다보니 몸이 불편한 부모까지 휠체어를 대동한 채 줄을 서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위 사진은 충남 태안읍에 위치한 태안농협 하나로마트의 2일 모습으로, 이곳에선 1인당 3매들이 1세트 마스크를 장당 1730원에 판매했다.

이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 구입에 나섰다가 결국 마스크 구매에 실패했다는 한 주민은 "판매 시작도 전에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한참 줄을 서고도 사지 못하니까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 "차라리 마스크를 면사무소 등에 배부해서 마을이장을 중심으로 팔도록 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겠나 본다"고 말했다. 

"차라리 마을 이장을 중심으로 팔도록 했으면"
 
2일 서산축협하나로마트 모습. 서산축협은 2일 서산점에 200매, 태안점에 200매를 입고해 판매했는데, 1인당 3매씩 각각 66명에게 공급했고, 남은 2매는 67번째 선 주민에게 배부했다. 서산축협도 장당 1730원에 판매했다.
▲ 서산축협하나로마트에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 행렬 2일 서산축협하나로마트 모습. 서산축협은 2일 서산점에 200매, 태안점에 200매를 입고해 판매했는데, 1인당 3매씩 각각 66명에게 공급했고, 남은 2매는 67번째 선 주민에게 배부했다. 서산축협도 장당 1730원에 판매했다.
ⓒ 서산축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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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축협도 2일 서산점에 200매, 태안점에 200매를 입고해 판매했는데, 1인당 3매씩 각각 66명에게 공급했고, 남은 2매는 67번째 선 주민에게 배부했다. 서산축협도 장당 1730원에 판매했다.

서산축협 측은 "오전부터 추운 날 긴 줄을 서시고 너무 고생을 하셨으나 구매 못하고 가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면서 "당분간 선착순 판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판매 개시 시간은 언론보도와 같이 14시이고 상황이 변경될 경우 바로 안내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내일도 좀 더 많은 분들이 차례가 갈수록 중앙회에 저희 상황을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읍면 우체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마스크 판매를 시작했지만 이미 오전 7시부터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줄이 길게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충남 서산시 팔봉면에 위치한 팔봉우체국은 지난달 28일부터 마스크 판매를 시작했다. 첫날이었던 28일에는 5개들이 70세트를 장당 800원에 판매했고, 2일에는 5개들이 80세트를 장당 1천 원에 보급했다.

문제는 판매 예고된 시간보다 4시간 먼저 우체국 앞에서 줄 서는 상황이 펼쳐지다보니 11시 판매 시작에 맞춰 우체국을 찾는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체국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전 11시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팔봉우체국의 경우에는 오전 7시 30분부터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줄이 계속되고 있어 우체국 직원들을 당황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팔봉우체국에서는 어쩔 수 없이 줄을 선 주민들에게 번호표를 배부하고 판매예고시간인 오전 11시에 재방문하라고 조치하고 있다. 마스크가 서산우체국으로부터 판매예정시간에 맞춰 보급되기 때문이다.

정준호 팔봉우체국장은 "직원들이 9시 출근인데 7시 30분부터 이미 줄을 서기 시작했고, 9시가 되기도 전에 80명을 넘었다"면서 "그래서 번호표를 나눠주고 판매예정시간인 11시에 맞춰 다시 오라고 한다. 번호표를 나눠주지 않으면 11시까지 계속 기다려야 하는데 어르신들을 계속 세워 둘 수 없어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이어 "판매예정시간에 맞춰 우체국을 방문하는 분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차라리 면사무소에서 이장들한테 나눠줘서 5천원에 판매하는 편이 마스크 구매에 형평성이 있지, 지금처럼 판매했다가는 구매한 사람이 또다시 구매하는 경우가 발생해 맞지 않다고 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공급여건 취약한 읍면 우체국에서 판매 취지 무색 
 
보건용 마스크 판매 공지
 보건용 마스크 판매 공지
ⓒ 우정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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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마스크 공급여건이 취약한 읍‧면 지역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는 마스크가 지난달 28일 오후 2시부터 전국 우체국 등에서 일제히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몇 시간 동안 줄을 섰지만 구입하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지역의 기혼 여성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는 '맘카페'나 밴드 등 SNS에 마스크 구매와 관련한 정보가 공유되면서 공급취약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겠다는 당초 보급 취지가 무색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마스크 판매시 사는 지역 등을 확인하지 않고 구매자 이름도 남기지 않기에, 한정된 물량을 취약 계층 이외의 사람이 구매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우정사업본부는 또한 우체국 쇼핑몰에 다음날 마스크 판매정보를 공개하고 있고, 맘카페에 공유됨으로써 마스크 대란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태안 맘카페 등에서는 마스크 판매 정보를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일 태안 맘카페에는 5급 우체국인 "태안읍 우체국에는 마스크 판매 안하고, 면단위 우체국에서만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아래엔 읍면단위 판매 우체국 이름이 명시된 문서가 댓글로 달렸다. 또 다른 댓글에서는 "면단위 우체국 가도 마스크 사려면 하늘에 별따기보다 더 어렵다"든가 "저도 지난주 못사고 왔네요"라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또한 "면에 사시는 분들 지난주에 우체국 다녀오셔서 읍내나 타지 분들 많다고 신분증 검사라도 하고 팔아야 하는 거 아니냐며 하소연하더라"든가 "이번 판매취지가 약국이나 마트가 먼 지역에서 사시는 고령의 어르신들께 기회를 드리는건데 타지역 분들이 오셔서 불평 아닌 불평을 하고 가시더라, 보면서 씁쓸했다"는 글도 왔다. 

6급 이하 우체국인 서산시 팔봉우체국 관계자는 "오늘 마스크 구매자가 다시 내일이나 모레 우체국에 찾아와서 구매해도 확인이 불가하며, 마스크 공급 취약 지역 주민들이 아닌 마스크 구매가 읍면보다 수월한 시내권 주민들이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 당초 읍면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맘카페를 통해 마스크 구매 관련 정보가 공유돼 더욱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코로나19, #마스크 대란, #공적판매,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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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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