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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구에는 목선들이 자가 격리 된 듯 밧줄에 묶인 채 숨죽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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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우리의 마음을 달뜨게 한다. 어디든 좋다. 문득 누군가 그립고 새로운 세상을 보고 싶거든 길을 떠나라. 스치는 풍경도 가만히 서 있는 한 그루의 나무도 다 곱고 아름답다.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세상은 새롭게 마주한 산과 들녘은 한 장의 멋진 그림엽서를 보는 듯하다.

빨간 등대와 목선이 있는 풍경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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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빨간 등대와 목선이 있는 작금포구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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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가 아담한 포구에 머물다보니 어느새 내 마음에 고요가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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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기세에 가급적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을 찾았다. 길을 가다 여수 돌산도 해안의 고즈넉한 포구에 들렀다. 포구에는 목선들이 자가 격리 된 듯 밧줄에 묶인 채 숨죽이고 있다. 바닷가에는 빨간 등대가 홀로 서 있다. 목선과 등대가 있는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로 다가온다.

아름답다. 갯가 아담한 포구에 머물다보니 어느새 내 마음에 고요가 깃든다. 망망대해만이 펼쳐져 있을 뿐 인적 없는 곳이지만 마음이 편안하다. 이곳 섬마을에서 하룻밤을 머물다 빨간 등대 너머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의 기운이라도 받으면 좋으련만, 이만 발길을 돌렸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바다 건너편은 화태도다. 화태도는 2015년 12월 돌산도에서 다리(화태대교)가 놓였다. 다리 왼편은 돌문어잡이로 이름난 신기마을이다. 오른쪽 기다란 섬은 송도다. 송도 건너편은 돌산읍 소재지인 군내리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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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죽이다. 먹고 돌아서면 또 다시 생각나는 그런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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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마을에는 버섯 모양의 예쁜 전복죽 집이 있다. 해녀가 직접 잡은 자연산 해산물과 함께 차려낸 전복죽 맛은 가히 일품이다. 여수 바다에서 건져낸 싱싱한 해산물의 맛에 감탄하며 정신없이 먹다보면 이내 전복죽이 나온다. 먹고 돌아서면 또 다시 생각나는 그런 음식이다.

바다의 신선함에 봄 향기 가득한 포구의 밥상

돌산도를 빠져나와 백야도로 향하는 시원스런 도로를 달리다 사거리에서 좌측 굽이치는 도로로 들어섰다. 굴구지 가는 길이다. 초입에는 여수 화양면 나진리 소장마을이다. 고즈넉한 포구에는 30년 세월을 품은 자그마한 식당이 하나 있다. 자연산 해산물로 상을 차려주는 횟집이다.

횟집 앞에는 맑고 깨끗한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해산물의 보고 여수 가막만의 바다다. 망중한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시골 어촌마을인 이곳에 잠시 머물다 보면 어느새 근심은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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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이와 바지락으로 끓여낸 된장국에는 봄 향기가 그윽하게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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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선회 덮밥에는 채 썬 푸성귀와 해산물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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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라 회덮밥과 문어덮밥이다. 회덮밥에는 채 썬 푸성귀와 해산물을, 문어덮밥은 푸성귀와 문어숙회가 올려져 나온다. 초장소스를 뿌려 먹다 공기밥을 흔들어 넣어 쓱쓱 비벼낸다. 한술 떠서 먹으니 새콤함에 풋풋한 푸성귀 향기가 입안에 감돈다. 봄의 향기다.

냉이와 바지락으로 끓여낸 된장국과 잘 어울리는 덮밥이다. 군내나는 새금한 파김치와 배추김치 갓김치가 거든다. 깊고 그윽한 고향의 향기가 느껴지는 밥상이다. 비벼낸 덮밥은 쌈밥으로 먹어도 좋다. 봄동과 돌산갓 쌈을 하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