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왔다·고신대 응급실 폐쇄' 소문은 모두 거짓

코로나 19 확진자 증가에 ‘가짜뉴스’ 기승... “떠도는 정보 신중히 접근해야”

20.02.20 15:08l최종 업데이트 20.02.21 16:30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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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캡쳐. 중앙의료응급센터 종합상황판 사이트는 병원의 병상, 응급실 현황 등을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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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대구 거주, 61)가 최근에 부산 동구 방문. 상기 내용으로 부산 동구보건소 비상.. 중략... 점심 식사 시 외부식당 방문 주의"

"부산 고신대 응급실도 폐쇄... 어디까지 번질지 두렵다"

대구와 경북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가짜뉴스'까지 덩달아 기승을 부리고 있다. 31번 환자가 부산 동구에 있는 모 교회를 방문했고, 고신대 복음병원이 응급실을 폐쇄했다는 소문은 <오마이뉴스> 취재결과 모두 '거짓'으로 확인됐다.

19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부산도 뚫렸다', '안심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코로나19 관련 대구·경북의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면서 인접 지역인 부산·경남에서 불안감이 증폭했다.

이날 오전부터 부산 해운대와 개금 백병원, 아미동·양산 부산대병원 응급실 폐쇄 소식이 전해지자 여러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대구 31번 확진자가 부산 동구에 있는 교회를 찾았고, 이 때문에 부산 동구 보건소가 난리가 났다는 것이었다.

막연한 불안은 실제적 조처로도 이어졌다. 동구에 있는 한 회사는 이런 내용을 담아 직원들에게 주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1번 환자의 동구 방문설은 그야말로 오보였다.

김경신 부산 동구청 홍보계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SNS 등에서 떠돈 동구 비상은 루머"라며 "31번 환자는 대구의 동구 사람인 데다, 부산 동구에 관련 교회까지 있어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신 계장은 "보건소가 교회까지 직접 확인했고, 31번 환자는 온 적이 없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부산 동구에 안드레 연수원이 있는 신천지 교회는 "대구에 있는 성도가 올 일이 없다. 오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교회 측 관계자는 "왜곡정보가 너무 많다. 우리는 질병관리본부와 경찰 등에 사소한 내용까지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동구청 "루머", 고신대 병원 "와전됐다"

고신대 복음병원 응급실 폐쇄도 와전된 정보였다. 고신대 복음병원에서 의심환자가 나온 것은 사실이나 응급실을 폐쇄한 적은 없다. 고신대 병원 관계자는 "19일 오전 해외 여행력이 있는 의심환자가 선별진료소를 방문했고, 흉통을 호소해 바로 음압격리 병실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출구가 따로 있어 응급실과는 관계가 없다. 환자가 다 차서 추가 환자를 받지 않기로 했는데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이 환자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는 전국응급의료센터가 보낸 메시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고신대 병원 응급실 상황도 파악이 가능하다. 이날 오후 응급실 메시지로 "코로나 의심환자로 모든 신환(신규 환자) 수용불가"라는 글이 뜨자 일부 누리꾼이 확인 없이 사진부터 퍼 나른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팩트는 '의심환자가 발생한 것은 맞지만 선별진료소(폐쇄)를 통했고, 응급실은 추가 환자를 받지 않았다'다.

앞서 대구에서도 "코로나 피싱을 당했다. 신고 건수가 58건"이라는 가짜 메시지가 나돌았다. '47번 확진자가 나왔고, 모 백화점, 일식집을 방문했다'는 동선 글도 유포됐다. '퇴원을 요구하던 31번 환자가 간호사와 몸싸움 시도', '다수 신도가 업무방해 중' 등의 글도 마찬가지다.

경찰은 이들 메시지가 확인 결과 '거짓'이라며 <사례별 팩트체크>로 반박 중이다. 허위사실 유포는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나 명예훼손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역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막연한 공포를 조장하는 허위 정보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점에서 대구 지역에서 나도는 허위사실을 모아 사실 여부를 공개한 대구 경찰청의 빠른 대응은 관심을 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허위 정보가 SNS 등 여러 경로로 무차별적으로 퍼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양 처장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거르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대구 경찰이 대응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