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진출을 노리는 U-23 대표팀(김학범호)의 기세가 매섭다. 대회 전 죽음의 조라 불리던 C조에서 비교적 강팀인 중국, 이란,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인 우즈베키스탄을 모두 꺾고 3전 전승을 기록한 김학범호는 오는 19일 D조 2위를 기록한 요르단과 AFC U-23 챔피언십 4강 진출을 놓고 8강전을 치른다.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8강 진출에 성공한 김학범호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8강 진출에 성공한 김학범호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페이스북

 
예전보다 그 기세가 더욱 강해진 U-23 대표팀의 선전에는 이들의 꾸준한 출전 기회를 보장한 K리그의 변화된 제도가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젊은 선수들의 출전 기회 보장을 위해 전 K리그 구단들에게 매 경기 출전 명단에 만 23세 이하 선수를 1명 이상 등록하게끔 했다.

이 규정은 2015년 상주 상무 축구단을 제외한 모든 K리그 클래식 팀들은 23세 이하 선수, K리그 챌린지 팀들은 22세 이하 선수 2명 이상을 명단에 포함시키고, 1명은 무조건 선발 출전해야 하게끔 강화되었다.

2019 시즌부터는 1·2부 모두 22세 이하 선수가 의무 출전해야 하는 규정으로 다시 한 번 변화했다. 2019 시즌까지 유일하게 이 규정에 해당되지 않았던 상주 상무도 규정의 변경으로 차기 시즌부터는 젊은 선수의 의무 출전 규정을 지켜야 한다. 이러한 연맹의 노력은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인 무대에 진입하고, 정착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K리그 U-22 의무출전 제도 관련 규정

K리그 U-22 의무출전 제도 관련 규정 ⓒ K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쳐

 
과거 대부분의 축구선수들은 고교 졸업 후 프로 무대에 바로 진출하기 보다는 대학에 진학하여 졸업 후에야 프로팀과 계약을 맺곤 했다. 어린 나이에 무턱대고 프로에 진출했다가 출전도 못 하고 기량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였기 때문이다. 늦은 프로 진출로 성인 무대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주효한 대회에서 한국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젊은 선수들이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되면서 상황은 호전되기 시작했다. U-22 의무출전 규정으로 인해 각 구단은 젊은 선수들을 의무적으로 기용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구단별 유스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각 구단 유스 출신 선수들이 중용되었다.

출전이 보장되자 선수들 역시 과거에 비해 비교적 어린 나이에 프로 무대로 진출하여 선배들과 경쟁하면서 성인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쌓아갔다. 한동안 해체되었다가 2016년 재창설된 R리그 역시 출전 연령을 23세 이하로 제한하면서 1군에서 자리 잡지 못하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 유지를 돕고 있다.

연맹의 이러한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이번 김학범호에 포함된 선수들 중 대학생 선수는 단 1명(안찬기)에 불과하며, 김학범호에 합류한 18명의 K리거들 중 무려 15명(송범근, 강윤성, 김진야, 김재우, 이유현, 정태욱, 윤종규, 김대원, 정승원, 김진규, 이동준, 맹성웅, 이동경, 오세훈, 조규성)이 2019 시즌 K리그에서 20경기 이상 출전했다. 그 정도로 김학범호 선수들의 현재 기량은 최상이다. 제도의 도움으로 어린 나이부터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기량을 발전시킨 선수들은 김학범호의 올림픽을 향한 여정에서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김학범호 U-23 챔피언십 K리그 U-22 의무출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