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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막스 베버가 서거한 지 벌써 100주년이 되는 해다. 사회과학자이자 철학자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의 이해를 위해 꼭 읽어야 하는 책,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집필하기도 하였다. 자본주의의 전통을 종교에서 찾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비전공자는 물론 전공자도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책 중 하나이다.

특히나 한국 독자들에게는 막스 베버가 이 책을 지은 당대 유럽 사회와 더불어 유럽의 전통과 지배체제가 한반도 역사와 매우 상이하기 때문에 유럽에 대한 전반적 이해 없이 읽는 것이 힘든 이유다. 높은 진입 장벽 탓에 막스 베버의 대표 저서를 읽지 못한다면, 그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막스 베버의 아내, 마리안네 베버가 지은 <막스 베버>라는 책을 통해 막스 베버의 인생을 엿볼 수 있다. 
 
막스 베버 - 세기의 전환기를 이끈 위대한 사상가, 마리안네 베버 (지은이),조기준 (옮긴이)
 막스 베버 - 세기의 전환기를 이끈 위대한 사상가, 마리안네 베버 (지은이),조기준 (옮긴이)
ⓒ 소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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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베버>는 막스 베버의 가문과 유년 시대를 시작으로 그의 서거까지 그의 일대기를 다룬다. 이는 논문이나 학술지를 통해 막스 베버를 이해하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을 준다.

앞서 서술한 매체는 막스 베버의 사상을 위주로 전달한다면, <막스 베버>는 그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 설명을 한다. <막스 베버>가 그의 어려운 이론에 바로 다가가기 보다 주변 이야기를 통해 알아가기 때문에 사회과학의 전문가가 아니어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다. 

막스 베버의 철학 뿐만 아니라 그의 성격, 열정 등 개인적 면모 또한 <막스 베버>를 통해 드러나있다. 그 단편적인 예로 1905년에 최초의 러시아 혁명이 일어났을 때, 막스 베버의 관심은 러시아로 향했다. 그리고 상황을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막스 베버는 러시아어를 급속히 마스터하여 러시아신문을 매일 읽는 열정을 보였다.

한편 막스 베버는 대학이라는 장소가 교회나 종파, 혹은 국가를 유지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신적 자유와 투쟁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표시하며 당시 정치적 자유의 부재와 소심증에 증오를 표시한다. 막스 베버가 왜 위대한 학자의 반열에 올랐는지 학문에 대한 그의 열정적인 태도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여성'인 마리안네 베버라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마리안네 베버는 <막스 베버> 이외에도 사회학자이자 여성운동가로서 <법 개발에서의 아내와 어머니>, <대학 여성의 형태 바꾸기>, <신여성> 등 여러 저서를 펴냈다. 또한 마리안네 베버는 남편 막스 베버와 동등한 학자의 위치로서 1909년에 열린 빈 사회정책학회와 같은 학술대회를 동반참가하기도 하였다.

현재의 관점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는 일이다. 하지만 유교적 사상으로 여성의 권리가 낮았던 조선 시대와 여성의 권리가 강조되는 현재 사회를 막스 베버-마리안네 베버 부부의 여성관을 동일 선상에 놓고 바라보면 이 책이 또다른 의미로 새롭게 다가온다.  

막스 베버는 1세기 전의 사람이지만 그가 현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하다. 냉전을 끝으로 많은 공산주의 국가들이 몰락했고, 서유럽, 미국, 대한민국을 비롯한 나라들이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 아래서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이 자본주의의 이해를 위한 필독서라면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에 앞서 읽는 입문서에 가깝다. 어려운 내용을 다루기 전, 막스 베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전 지식을 쌓는데 <막스 베버>가 제격이다.

태그:#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 #마리안네 베버,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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