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원 정책위의장, 심 원내대표,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자유한국당은 집단 항의 표시로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 "의원직 총사퇴" 카드 쥔 심재철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원 정책위의장, 심 원내대표,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자유한국당은 집단 항의 표시로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저들의 만행에 끓어오르는 분노, 저들의 폭거를 막지 못했다는 자괴감,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송구함, 이 모든 감정들 때문에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의원직 총사퇴를 재차 천명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비통함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라고 입을 열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라탔던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이 가결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편과 공수처 설치를 '2대 악법'으로 규정했다. 이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의장석 점거까지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각 법안은 27일과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자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심재철 "수적 열세 극복 못해... 대통합의 길 열겠다"

심 원내대표는 "준연동형비례제라는 위헌 선거법안이 저들에 의해 불법으로 날치기 처리된 지 사흘 만에, 선거법 일란성 쌍둥이인 공수처법이 야합으로 처리됐다"라며 "의석 108석의 한국당은 원내교섭단체로 두 번째 큰 당이지만, 저들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이 2~4중대와 야합해서 악법을 처리하는 것을 사력을 다해 막으려고 했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고, 이 결의·결기를 가지고 계속 투쟁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동시에 우리는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라며 "부족했던 것을 짚어보고 쇄신하는 노력도 하겠다"라고 말했다. "머리수로 밀어붙이는 저들의 만행을 막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 승리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라며 "야만 세력에 분노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모든 분들과 함께 이 길을 만들어가겠다"라고 선언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원 정책위의장, 심 원내대표,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자유한국당은 집단 항의 표시로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 의원직 총사퇴 결의한 한국당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원 정책위의장, 심 원내대표,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자유한국당은 집단 항의 표시로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그는 "대통합의 길을 열겠다"라며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는 모든 분들, 그분들이 우파든 중도이든 우리와 함께 가는 길을 만들어 가겠다"라며 보수대통합을 주문했다.

한국당은 공수처법이 통과된 30일 늦은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바 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분노를 한데 모아 의원직 사퇴를 결의해야 한다는 데 이르렀다"라며 "사퇴서는 일임하기로 했다, 어떻게 처리할지는 원내지도부와 당 대표가 협의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의원직 총사퇴, 실현 가능성은 낮아

한국당의 '의원직 총사퇴'는 나경원 전임 원내대표 시절부터 수차례 언급된 바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의원직 총사퇴 방침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젠 의원직 총사퇴도 의미 없다, 야당의 존재 가치가 없다면 오늘 밤이라도 모두 한강으로 가거라"(30일), "의원직 총사퇴서 내지 말고 그럴 바에는 내년 총선에 모두 불출마 하거라"(31일) 등 강도 높게 비난했다.

실제로 한국당의 의원직 총사퇴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사직하려는 경우, 본인이 서명·날인한 사직서를 의장에게 제출한 뒤 표결을 거쳐야 한다. 만약 폐회 중이라면 국회의장이 허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당별 의석수를 따져봤을 때, 한국당 의원이 '셀프 사퇴'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한, 표결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문희상 의장이 이를 허가할 가능성 역시 높지 않다.(관련 기사: 나경원의 '의원 총사퇴', 현실성 따져보니...)

일단 한국당 의원들은 의원직 사퇴서를 심재철 원내대표에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직 사퇴서를 얼마나 받았는지 질문이 나오자 심 원내대표는 "숫자를 세어봐야 한다"라며 "(아직) 다 안 들어왔다"라고 답했다. 사퇴서를 문희상 의장에게 제출하는 시기에 대해서도 "검토해봐야 한다"라고 짧게 답했다. 홍준표 전 대표 등의 비판에 대해서는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라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한국당은 오는 3일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 계획이다.

태그:#심재철, #자유한국당, #홍준표, #의원직총사퇴
댓글4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