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FA를 앞둔 올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개막전 선발 투수와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나서는 등 시즌 내내 LA다저스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했다. 류현진이 시즌이 끝난 후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라는 좋은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비결도 올 시즌의 대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축구에서는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매우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다. 2018-2019 시즌 토트넘의 프리미어 리그 4위와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끈 손흥민은 리그 12골 6어시스트를 포함해 2018-2019 시즌에만 20득점 9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도 차범근 감독의 유럽무대 최다골 기록(121골)을 경신하고 80m 단독돌파 원더골을 성공시키는 등 10골 8도움으로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류현진이나 손흥민처럼 2019년을 최고의 한 해로 만든 선수들이 있는 반면에 부상과 팀 적응실패, 슬럼프 등으로 깊은 부진에 빠진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다가올 2020년에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앞으로의 선수 커리어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 출전은커녕 벤치에 앉는 것도 쉽지 않았던 '한국의 메시' 이승우(신트트라위던 VV)와 프로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1할대 타율에 허덕인 나지완(KIA 타이거즈)이 대표적이다.

많은 출전 위해 이적 선택했는데… 4개월 만에 교체 출전으로 데뷔전 
 
 파울루 벤투(왼쪽) 감독과 이승우

파울루 벤투(왼쪽) 감독과 이승우 ⓒ 연합뉴스

 
굳이 FC 바르셀로나 유스출신이라는 배경과 한일전 60m 단독 돌파골을 기록했던 2014년 AFC U-16 축구선수권대회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이승우는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2018 러시아 월드컵에 한국 대표팀의 막내로 출전했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조커로 활약하며 결승전 선제골을 포함해 4골을 터트렸다. 국내 축구 팬들에게 손흥민에 버금가는 인기를 모은 이승우는 한국 축구의 미래로 순조롭게 성장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승우는 세리에B 엘라스 베로나에서 활약한 2018-2019 시즌 24경기에 출전했지만 1720분을 뛰는 동안 단 한 골을 넣는 데 그쳤다. 단순히 이적 첫 시즌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은 것에 보람을 찾기엔 공격 지향적인 성향의 미드필더로서 공격 포인트가 너무 적었다. 아무리 움직임이 좋았고 보이지 않게 팀에 기여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도 축구는 결국 골로 증명해야 하는 종목이다.

엘라스 베로나가 플레이오프를 통해 세리에A 승격에 성공했지만 이승우는 지난 8월 벨기에 퍼스트디비전A(1부리그)의 신트트라위던으로 전격 이적했다. 세리에A라는 빅리그에서 뛰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 벨기에 리그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리그에서 활약하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던 '레전드' 박지성 역시 같은 길을 선택했었기 때문.

하지만 이승우의 원대한 계획은 이적 첫 시즌부터 크게 틀어지고 말았다. 이적 초반 비자문제로 연습경기에만 주로 출전하던 이승우는 비자 문제가 해결된 후에도 리그는커녕 컵 대회에서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당했다. K리그의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도 잠시 뛰었던 베트남의 응우옌 꽁프엉(호찌민 시티FC)이 출전 명단에 포함됐을 때마저 이승우가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사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승우는 지난 26일 이적 4개월 만에 바슬란드-베베렌전에서 후반 24분 교체 투입되며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늦은 감이 있는 리그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는 아직 주전 경쟁을 논하기에도 이른 시점이다. 2022년 이승우는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있는 벤투호에서도 6월 이란과의 친선전을 끝으로 6개월째 부름을 받지 못했다.

2009년 한국시리즈의 영웅... 10년 후 1할대 타자
 
 장타력 저하를 극복해야 하는 KIA 나지완

KIA 나지완 ⓒ KIA 타이거즈

 
2009년 10월 24일 KIA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7차전이 열린 잠실야구장. 양 팀이 5-5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KIA는 9회말 1사 후 프로 2년 차의 신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이 선수가 힘차게 곧어 올린 타구는 타이거즈의 10번째 우승을 결정 짓는 끝내기 홈런이 됐다. KIA의 차세대 거포 나지완이 KIA 팬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긴 순간이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은 10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 하얗게 빛이 바래고 말았다. 올 시즌 기록한 '역대급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사실 나지완은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 속에서도 작년까지 통산 1092안타 198홈런 746타점을 기록한 KIA의 간판타자 중 한 명이었다. 최형우, 이범호, 김주찬 등 KIA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대부분 이적생인데 반해 나지완은 2008년 KIA입단 후 오직 KIA에서만 활약한 선수다. 

특히 나지완은 2016년부터 3년 연속 25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는 뛰어난 장타력을 뽐냈다.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133(15타수 2안타)로 부진했지만 나지완은 2016 시즌이 끝난 후 맺은 4년 40억 원 계약이 썩 아깝지 않은 활약을 2년 동안 이어왔다.

하지만 나지완은 올해 엔트리 말소를 4번이나 당한 끝에 56경기에 출전해 타율 .186 6홈런 17타점에 그치면서 주전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나고 말았다. 1군 등록 일수(98일)와 말소 일수(92일)의 차이가 단 6일에 불과할 정도로 나지완은 2019 시즌 KIA의 주요 전력에서 사실상 배제돼 있었다. 수비에서 거의 기대할 게 없는 나지완이 타격에서도 1할대에 허덕인다면 활용가치는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지완은 올 시즌이 끝나면 2016 시즌이 끝나고 맺었던 4년 40억 원 계약이 마무리된다. 내년 시즌 부활에 성공한다면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대접 받으며 2번째 FA 계약도 기대할 수 있지만 내년에도 올해처럼 부진이 이어진다면 세대교체가 이어지고 있는 팀에서의 생존을 장담하기도 힘들다. KIA의 주전 지명타자 복귀를 노리는 나지완에게 2020년은 프로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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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 유럽축구 KBO리그 이승우 나지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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