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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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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MBC <스트레이트>는 하나고 편입학전형에서 평가자의 서류심사 평가표가 바꿔치기 됐다는 의혹을 내보냈다. 게다가 수년간 하나고 입학 관련 대외비가 담긴 하드디스크는 정아무개 교감이 퇴직하면서 무단으로 반출했다. 학교 측의 돌려달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게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가.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원자의 정보와 학생선발의 중요한 데이터가 담긴 학교의 입학 관련 하드디스크를 무단으로 반출한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 행위인데 해당 학교장은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조차 하지 않았다. 

이 사건 일체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성상헌, 담당검사 신도욱)에 배당되어 고발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MBC 스트레이트와 뉴스 보도를 통해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의 자녀가 하나고 편입학 입시 비리 의혹에 연루되었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관련하여 증거자료들도 계속해서 추가로 제시되면서 부정입학 의혹이 일파만파 증폭되는 상황이다.

하나고와 교육청을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하나고 편입학 시험에서 서류심사와 면접심사의 평가표에는 이아무개 교사와 조아무개 교사 등, 남교사 단 두 명이 직접 평가하고 서명까지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MBC 이재욱 기자가 입수한 서류심사 평가표에는 이아무개 교사와 조아무개 교사의 필적과는 확연하게 다른 두 명의 필체가 추가로 확인됐다. 다른 두 명의 여성으로 추정되는 제3자의 글씨와 숫자가 확인됐다. 필적 감정 전문가의 견해로도 이아무개 교사와 조아무개 교사의 필체와 명백하게 또 다른 2명이 추가로 개입된 것이라고 확인됐다.
 
이재욱 기자가 받은 필적 감정 검정표 중 일부
 이재욱 기자가 받은 필적 감정 검정표 중 일부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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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검찰은 증거가 인멸되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강제 수사나 압수수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앞서 2016년 12월에도 서울서부지검은 '입시부정과 교사채용 비리'등의 혐의로 고발된 하나고를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관련기사: '입시부정 무혐의' 하나고, 검찰의 자기모순).

하나고 입시비리 의혹을 대하는 검찰의 태도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입시비리와 채용비리만큼은 엄벌에 처하도록 하겠다는 말조차 무색하게 만들었다. 검찰은 조국 전 장관 자녀 관련 의혹에 대해선 엄청난 검찰 인력을 투입하며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까지, 속된 말로 "탈탈 털어가면서" 조사했다.

이에 비해 하나고 편입학 전형의 서류심사 평가표를 조작했을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상황에서 부정입학의혹 관련 수사는 형평성을 잃어도 한참 잃었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을 압수수색 할 정도로 검찰 수사에 성역은 없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거칠 것 없는 검찰이 무엇이 두려워서 강제 수사를 주저하고 있는가. 공평무사한 자세로 입시비리를 바로 잡아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갈구하는 청년 세대의 분노와 노여움에 응답할 차례다.

MBC 스트레이트의 주진우 기자가 오죽하면 "단군 이래 최대의 입시비리"라고 통탄을 했겠는가. 최순실 딸 정유라가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했다는 이유로 촛불시민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또 전직 대통령이 탄핵되는 시발점이 됐다. 조국 전 법무장관 후보자는 자녀의 대학입시특혜 의혹으로 결국엔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입시비리는 사회 정의와 균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 그리고 정의로운 결과를 훼손하는 처사로 용서받기 어려운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 이 시점에 검찰이 명심해야 할 것은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면 검찰은 이제 더는 이 땅에서 설 곳이 없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

태그:#입시부정, #동아일보, #하나고, #검찰수사, #필적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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