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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는 정세균 후보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많이 고심했다. 전직 국회의장 출신이라 (국무총리가) 적절할지 고심했는데, 제가 국민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그런 걸 따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판단으로 지명을 수락했다."
 
17일 신임 국무총리로 지명된 정세균(70) 전 국회의장의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총리 후보자로 그를 지명한 뒤 '삼권분립 침해'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6선 중진인 정 전 의장(서울 종로구)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과 대화하면서 (그건)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국민에게 힘이 되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에서 수락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총리 인선 발표에 직접 나서 "문재인 정부 제2대 국무총리로 정세균 의원을 모시고자 한다"라며 "입법부 수장을 지낸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지만, 갈등·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 야당을 존중하며 국민의 통합·화합을 이끌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대통령 말씀 그대로 받아들여달라"라고 덧붙였다.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에 주력... 무거운 책임감 느껴"
  
소감 밝히는 정세균 총리 후보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양복 차림에 노란색 넥타이를 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정 후보자는 무엇보다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총리로 지명된 데 대해 "국가가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에 제가 총리라는 중책에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작정이다, (특히)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주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현재 국회는 선거법·검찰개혁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에 대한 이견으로 충돌을 빚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과 어떻게 소통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 후보자는 "정책적 노력과 인적인 소통 등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 소통에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도 지명 이유를 말하며 화합·통합의 정신을 주목했다, 저도 앞서 국회의장을 하며 여야간 협치를 시도해왔으니 그 연장 선상에서 소통을 강화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혁신 성장의 대응 방안'을 묻는 기자에 "이 자리는 제가 지명된 뒤 국민들께 입장을 피력하는 자리"라며 "그건 향후 청문회 과정을 통해서 말씀드리겠다, 정책 등 자세한 건 청문회에서 국민께 소상히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질문받는 정세균 총리 후보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전북 출신인 정 후보자는 민주당에서 정책위원장과 원내대표 등을 지냈고,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활동했다. 외유내강형 정치인이자 국회에서 '덕장(德將)'으로 꼽힌다. 정치 입문 전 쌍용그룹에서 17년간 재직한 배경 때문에 '경제통' 인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전북 진안·무주·장수에서 당선해 여의도 국회에 입성했다.

전북에서 4선을 내리 한 정 후보자는 19대·20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 당선했다. 그는 "8년 전, 당시 대한민국 오지였던 무진장(무주·진안·장수)에서 종로에 와 도전했는데 종로 구민들이 저를 보듬어주고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셨다, 함께하는 과정이 큰 행복이었다"라며 "종로에서 더는 역할을 할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쉽고 죄송하다, 그러나 저보다 더 좋은 분이 나오셔서 종로를 대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대통령이 지명 철회해야" vs. 민주당 "통합·화합 적임자"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세균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정 후보자는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국회의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과거 입법부 수장 출신인 정 전 의장이 행정부 2인자인 총리직에 지명된 데 대해 보수야당이 지명 철회·후보자 사퇴 등을 주장하고 있어,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 "국회의장은 입법부의 수장으로 대통령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정 전 의장을 지명해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를 시녀화하겠다고 나섰다"라며 "인사청문회까지 오는 게 수치다, 문 대통령은 즉각 전 국회의장 정세균 의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라"라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탈당파 모임인 새로운보수당(가칭)의 권성주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삼권분립 원칙을 파괴하는 헌법 농단"이라며 "정 전 의장은 지금이라도 후보 사퇴를 통해 국회의 마지막 위상과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를 지켜달라"라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도 "삼권분립에 침을 뱉는 후보 지명이 개탄스럽다"라고 힐난했다. 

그밖에 다른 야당들은 우려를 표하면서도 후보 검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의장에서 총리로 진출하는 것은 선례가 없어 다소 우려스럽다"라면서도 "그간 쌓아온 경륜과 역량이 국정 운영에서 충분히 발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최경환 대안신당(가칭) 대변인은 "삼권분립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유념해서 이러한 점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며 "인사청문회에서 총리로서의 도덕성과 자질 등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민주평화당은 환영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정 후보자야말로 민생과 경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때,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을 적임자"라며 "문 대통령의 정 후보자 지명을 환영한다"라고 알렸다. 또한 박주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서열 논란은 선거제 개혁을 통해서 새로운 권력 구조를 만들어가려는 이때 구시대적인 논란일 뿐"이라며 "갈등이 (심하게) 표출되는 상황에서 국민 통합에 역할을 다해달라"라고 요청했다.
태그:#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국무총리, #정세균 전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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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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